내 남은 생의 목표
인생의 절반을 넘게 걸어왔고 앞으로 삶이 절반도 채 안 남은 지금, 내 남은 생의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건강한 노인이 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 늘어나는 검버섯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옷은 깔끔하고 깨끗하게 입고 남의 손 빌리지 않고 내 손으로 검약한 밥상을 차려 먹겠다.
눈은 어두워져 잘 안 보이겠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편협한 삶을 살지는 않겠다. 약해진 청력으로 잘 듣진 못하겠지만, 항상 귀를 열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따뜻한 사람이 되겠다.
성한 이가 없어 잘 씹지도 못하겠지만, 꼭 필요할 때만 입을 열며 상처주는 말은 하지 않는 사람으로 살겠다. 다리가 아파 잘 못 걸어도,
느린 걸음으로 많은 곳을 여행하며 여행지에서 만난 좋은 것들과 좋은 사람들에게 배운 것을 실천하는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겠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들어온 ‘무엇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이제 ‘건강한 노인’이라고 답을 한다.
-박광수 ‘참 잘했어요’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