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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 ||||||||
무기력한 감정도 깊게 들여 봐야 한다 설이랑둥이랑 | 2019.10.25 | 조회 371 | 추천 0 댓글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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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흥미가 많았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도 남들이 선택한 것을 피했고, 남들이 도전하지 않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평범함을 거부했기에 내가 하는 모든 것은 특별해야 했다.
시작은 바이올린이었다. 9살 때 손가락이 길다는 이유로 피아노 선생님에게 권유를 받고 시작한 바이올린은 학창 시절 내내 나와 함께 했다. 그 바탕은 선생님의 칭찬이었고, 덕분에 늘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하지만 난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지난날의 내가 창피했고, 후회스러웠고, 다시는 바이올린을 만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좌절감을 느끼며 흥미를 잃었다. 대학 진학 무렵에는 방송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내 진로는 방송 분야라고 생각하며 전공도 그에 맞춰 선택했고, 졸업과 동시에 방송 관련 일을 했다. 하지만 현실이 날 가로막았다. 처우가 좋지 않은 일을 택한 대가는 혹독했다. 그렇게 4년 가까이 꿈꾸던 직업을 버렸고, 내 인생 처음으로 꿈이 없는 순간을 맞이했다. 그 상실감은 지난날의 나를 자책하게 했다. 글배우의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거나’를 읽고 지난날 위기에 부딪혔던 시간이 떠올랐다. 무기력함으로 오랫동안 방황하게 한 그때를 떠올려보니 책 제목처럼 지쳤거나 좋아하는 게 없었다. 저자는 지친 이유로, 좋아하는 게 없는 이유로 단지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느꼈을 많은 생각과 감정 등을 나열하며 독자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져준다. 또 사랑, 인간관계 등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이 책에서 함께 공유하며 자신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누구나 필요하면서도 쉽지 않은, 좋기도 하지만 불안함을 동시에 가져오는 휴식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한다. 무기력해진 나에게 재충전할 수 있는 방법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며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알려주는 지침서 역할도 한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내가 느낀 흥미는 자발적 동기를 일으켰고, 무언가를 잘하고 싶은 욕심도 함께 동반된 것이었다. 때문에 잘하고자 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는 순간 그 의지는 꺾여 날 힘들게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한 템포 쉬어가는 길을 택했다. 물론 그 과정도 쉬운 시간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의지를 불러일으켰으며, 또 다른 꿈을 꾸게 했다. 무기력함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지 모른다. 그때는 휴식 앞에서 용기를 내 자신의 마음 상태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건 분명 본인의 행복을 찾기 위한 디딤돌이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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