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아이에게 중요한 놀이이자 자기 표현수단이다. 돌 무렵의 유아들도 연필을 쥐어주면 무엇인가 끄적거리며 즐거워한다. 이처럼 끄적거리던 활동은 점차 선과 점들, 그리고 실타래같이 엉킨 원모양의 낙서하기로 발전한다. 또한 근육과 사고가 발달함에 따라 주변에서 관찰한 사람이나 사물, 자신이 경험한 사람이나 사물, 자신이 경험한 일들을 그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아이의 그림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아동이 성장함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를 통해 아동의 발달 수준-운동, 인지, 언어, 사고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또한 아이가 즐겨 그리는 그림의 대상이나 내용이 무엇인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흥미나 관심영역을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사실은 아이의 내면세계가 그림에 자연스럽게 투영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언어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던 자신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린 그림에는 아이들의 잠재된 감정이나 생각들이 드러난다. 이런 사실에 근거하여 그림은 심리를 진단하는 중요한 진단 도구로 이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의 그림으로 심리를 이해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임상가들조차 그림을 해석할 때는 표준화된 심리검사 결과를 함께 고려하며, 한두 가지 특성만으로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아이의 그림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오랜 관찰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