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장의 그림 혹은 한두 가지 특징-특히 색채에 관해-을 가지고 아이의 모든 면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또한 그림 자체보다는 그림에 대한 아동의 성명이나 그림에 관해 나눈 대화내용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그림을 그린 후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의 그림을 해석할 때는 발달수준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유아 시기에는 나무를 그릴 때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를 즐겨 그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도 이를 유아적인 욕구나 의존성이 강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그림을 그린 전후 상황이 어떠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친구와 싸운 직후에 전쟁하는 장면을 그렸다고 가정을 해보자. 서로 싸우는 전쟁장면을 그렸기 때문에 그림을 그린 아동이 공격적인 욕구가 강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전쟁하는 장면을 그림으로써 친구들과 싸웠던 감정도 털어 버리고 실제로 친구를 때리려 했던 욕구도 승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그림을 너무 분석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그림 속에 녹아 있는 아이들의 감정과 경험을 공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에는 부모의 생각이나 느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당부하고 싶다. 성인과 아동은 지각이나 사고의 수준에서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발달수준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또한 그림을 잘 그렸는지 못 그렸는지 평가하는 일도 삼가는 것이 좋다. 과정보다는 결과에 초점을 둔 평가는 오히려 그림 그리는 것에 대해 부담을 주어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감을 잃게 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부모나 교사들은 아이의 그림을 대할 때는 아이가 표현하고자 했던 내용이나 감정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창의력이나 상상력을 고무시키는 반응을 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이가 날아가는 새를 그렸다면, '새를 참 잘 그렸구나'라고 말하기보다는 '새가 하늘을 마음껏 날고 있구나. 새는 어떨까?'라고 말해주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아이가 자유롭게 그릴 수 있고 그것을 즐기게 한다면 아이는 그 속에서 무한한 기쁨을 느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