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아이 버릇을 고치겠다고 때리다가 상처를 입히거나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내서 그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부모가 꽤 있다. 또는 걸핏하면 매를 드는 바람에 아이가 주눅이 들어서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이런 부모들을 상담하다 보면 안타깝게도 부모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첫째, 매를 맞는 아이들은 그 후유증을 심각하게 앓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 맞는 아이들은 잘 울고 산만하다. 또 부모를 무서워해서 집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부모는 이런 이유로 아이를 때리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매를 맞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매는 아이의 몸에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고막이 터지거나, 피부가 멍들고 찢어지거나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매 맞는 아이에게는 이런 몸의 상처보다 정신적인 후유증이 더 심각하다. 심하게 매를 맞는 아이들은 신경성 두통, 복통, 소화 장애, 야뇨증, 우울증, 불안 등의 각종 정신 질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그밖에도 주의가 산만해지고, 과격하거나 난폭해지며,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 저하를 가져오기도 한다. 또 자신감을 잃고 소극적이 되어서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을 피하고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다가 결국 이런 증상이 심해져서 비행으로 흐른다.
둘째,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는 사실이다. 매 맞는 아이들은 동생이나 친구들을 자주 때린다. 바로 자기가 배운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는 커서 성인이 된 후에도 자기 자식에게 역시 매를 들 확률이 높다. 폭력이 대를 이어 지속되는 것이다.
셋째, 매를 드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부모는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며 때린다. 그런데 아이는 밖에 나가서 동네 아이를 때리거나 학교에 가서 싸움질을 하여 더 부모의 골치를 썩인다. 그로 인해 부모는 더 큰 체벌을 가한다. 그러면 아이는 더 크게 문제를 일으키면서 점점 다스리기 어려운 복잡한 상태가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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