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와 마늘을 합쳐놓은 생김새와 향양파를 ¼ 크기로 축소해놓은 듯한 셜롯.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식재료지만 외국 요리의 레서피에는 단골처럼 등장하는 인기 채소다. 백합과의 구근식물인 셜롯은 양파처럼 여러 겹의 껍질로 둘러싸여 있는데 겉껍질의 버석거리는 느낌이나 옅은 갈색이 영락없이 양파를 닮았다. 껍질을 조금씩 벗겨보면 투명한 보랏빛의 속살이 드러나는데 마늘처럼 두세 조각으로 나누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양파와 마늘을 합쳐놓은 재미있는 생김새를 가진 셜롯. 맛과 향도 양파의 달콤함과 마늘의 알싸함을 동시에 담아 셜롯만의 신비로운 향을 자랑한다. 2~3cm 정도의 작은 마늘 크기지만 한두 조각만 다져 넣어도 음식에 최고의 풍미를 살릴 수 있는 것. 미국의 저명한 셰프 앤서니 보뎅의 자서전 ‘키친 컨피덴셜’이라는 책에서는 일반인이 고급 레스토랑 음식 맛을 똑같이 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셜롯을 꼽기도 했다. 양파 대신 셜롯을 사용하는 것이 음식 맛을 특별하게 만드는 비법이라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셜롯을 찾는 이가 많지 않아 구하기도 쉽지 않고 가격도 양파보다 비싸지만 서양 요리 전문가들은 음식에 독특한 풍미를 더하기 위해 양파 대신 셜롯을 즐겨 쓰고 있다.
셜롯, 어느 요리에 활용할까과거 페르시아에서는 셜롯을 잘게 으깨 요구르트로 만들어 먹거나 순한 향을 내기 위해 며칠간 물에 담가두었다가 끓인 후 사용했다고도 전해진다. 지금도 셜롯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각종 음식에 사용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셜롯을 식촛물에 담가 오이와 함께 피클로 만들어 먹거나 잘게 썰어 노릇한 갈색이 나도록 볶아 커리, 볶음밥 등의 요리에 곁들이기도 한다. 또한 셜롯은 특유의 향과 맛이 있어 프랑스요리의 기본 향신료로도 애용된다. 먹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오븐에 통째로 구워 사용하거나 잘게 다져 볶아 향을 내는 데 쓰이며 각종 소스나 생선요리, 육류요리에 곁들이는 채소구이, 각종 샐러드드레싱의 재료에도 잘 어울린다. 양파보다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고 싶을 때 셜롯을 사용하면 좋고 셜롯이 없을 경우에는 양파로 대신할 수 있다. 셜롯은 한남 수퍼마켓이나 해든하우스 등 외국 식재료 전문점이나 얌, SP월드 같은 식재료 전문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는 흔히 판매하지 않으므로 사전에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