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냄새에 아삭하고 단맛이 일품인 참외, 여름철 과일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참외는 90%가 수분이어서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나머지 10%는 과당과 식이섬유, 비타민 등입니다. 엽산도 많이 들어있어 임신부에게 특히 좋습니다. 칼륨 함량이 풍부해 이뇨작용이 있는데요, 붓기를 빼는데 도움이 되겠죠? 열량도 100그램 당 35kcal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참외 씨를 먹으면 배탈이 난다는 얘기 들어보셨죠? 이는 잘못된 상식입니다. 정상적인 참외 씨는 먹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영양분이 풍부합니다. 식이 섬유가 많아 변비 개선 효과가 있고, 칼륨, 인 등 미네랄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다만, 참외 씨 주변의 과육 색깔이 변할 정도로 숙성되거나 냄새가 날 정도라면 참외 씨를 먹을 경우 배탈이 나기도 합니다. 참외는 찬 성질을 갖고 있어 장이 민감한 사람이 빈 속에 먹으면 탈이 날 수 있습니다.
참외는 우리 민족의 과일입니다. 외국에 나가면 한국에서처럼 노란 참외를 구경하기 힘듭니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우리와 같은 참외는 드뭅니다. 통일신라 시대부터 재배가 보편화된 참외는 우리나라에서 개량돼 토종으로 거듭납니다. '외'는 오이의 준말입니다. '참외', 말 그대로 진짜 오이라는 뜻입니다. 한자로 오이 과(瓜)자를 쓰는 과일이나 채소는 여럿입니다. 참외도 그중 하나인데 진짜라는 뜻에서 진과(眞瓜)라고 합니다. 오이는 서역 오랑캐 땅에서 전해졌다는 뜻에서 호과(胡瓜)입니다. 조상들이 참외에 대해 갖고 있었던 애정을 엿볼 수 있죠. 수박은 특권층만 맛볼 수 있었던 귀한 과일이었던 반면 참외는 양반이나 상민의 구분 없이 즐겨 먹었던 과일입니다. 참외는 한여름 보릿고개를 넘는 농민들에게 귀한 양식이었습니다. 쌀을 수확하기 전까지 주린 배를 채우는 데 도움이 됐던 거죠. 1920년대에 발간된 대중잡지 별건곤(別乾坤)에는 참외가 값싸고 흔해 양식으로 먹는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토종 과일인 만큼 참외는 종류가 다양합니다. 별건곤에도 여러 종류가 나오는데요, 알록달록한 개구리참외, 노란 꾀꼬리참외, 검은 먹통참외, 속이 빨간 감참외, 길쭉한 술통참외, 둥그런 수박참외 등이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우리 땅에선 개똥참외, 쇠뿔참외, 호박참외, 수통참외, 사과참외 등 다양한 참외가 자랍니다.
중국에서 전파된 참외는 처음엔 오이보다 살짝 단 정도였습니다. 과피도 초록색을 띠고 있어 오이와 비슷했습니다. 지금처럼 단맛의 참외는 1957년 일본에서 개량돼 들어온 은천참외가 효시입니다. 종자 회사들이 은천참외를 더 당도가 높은 신 은천, 금싸라기 은천참외로 개량하면서 지금처럼 달콤한 맛의 참외가 탄생합니다. 강렬한 햇살 아래 샛노랗게 익어가는 참외, 더위에 지친 몸을 챙기는 데 참외가 그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