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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모기기피제, 팔찌, 패치…독성정보 알고 쓰시나요
서은봄 | 2019.08.11 | 조회 492 | 추천 0 댓글 0

장마와 태풍이 지나고 난 무더위는 모기가 서식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특히 모기에 취약한 대상은 피부가 연약한 어린이들. 그래서 모기 기피제와 모기 팔찌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필수품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어떤 모기 기피제가 안전한 것인지, 효과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인터넷의 맘카페나 포털사이트에서는 모기 기피제, 스프레이, 팔찌 등 성분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거나 질문하는 글이 적지 않습니다. 제품 안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이 독성 물질인지, 얼만큼 써야 안전한 지 가이드라인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비극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소비자들은 혹시나 있을 화학물질의 중독에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법이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입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돼 걸음마 수준이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생물(벌레, 곰팡이, 세균 등)을 죽일 수 있는 독성물질(살생물)에 대한 관리를 전방위적으로 시작한 겁니다. 

■ "위해우려제품 자가검사 표시" 해독하기 어렵지 않아요 

본 제품은 위해우려제품으로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가검사를 마쳤다는 표시가 있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자가검사는 누가 검사를 했다는 건지, 검사를 했으니 괜찮다는 얘긴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데요. 식약처에서 관리하던 의약부외품이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생긴 "안전확인대상" 제품들인데요. 

먼저 위해우려제품은 국민의 건강이나 환경에 위해성이 있다고 우려되어 환경부장관이 고시한 제품을 의미합니다. 현재 환경부고시인 '위해우려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기준'에는 23개 품목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자가검사번호는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합니다. 각 숫자나 영문에는 약속되어 있는 기호가 들어가게 됩니다. 
먼저 1번란은 시험분석기관 코드가 들어갑니다. 제품을 만든 회사가 직접 검사한 게 아니라 공인된 연구기관에서 검사를 했다는 표시입니다. 

2번째로 들어가는 영문코드는 해당 제품이 생활화학제품인지, 살생물제품인지를 알려줍니다. 세제, 샴푸 처럼 생활 속에 쓰이는 화학제품일 경우에는 A, 생물을 죽일 수 있는 독성을 가진 살생물제품일 경우에는 B를 쓰게 되어 있습니다. 

3번째는 두자리 숫자로 품목을 말합니다. 화학제품이면서 01이면 세정제, 02 합성세제, 03 표백제, 04 섬유유연제, 05 코팅제, 06방청제, 07 김서림방지제입니다. 살생물제품인데 01이면 소독제, 02 방충제 03 방부제 04 살조제입니다. 그래서 많은 모기기피제는 B 02, 즉 살생물제가 함유된 방충제로 분류가 되어 있습니다. 

4번째로 들어가는 영문은 어린이 보호 포장을 해야 하는 제품입니다. A는 어린이 보호 포장을 해야하는 제품이고, B는 그렇지 않은 제품입니다. 

모기기피제 하나를 사는 데 뭐 그렇게 꼼꼼히 들여다봐야 하는지 귀찮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눈곱만한 글씨로 깨알처럼 써 있는 정보들을 제대로 읽으면 최소한의 비극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현재 환경부는 모기기피제, 세정제 등 우리나라에서 팔리고 있는 살생물제를 전수 조사하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 지, 이 성분들이 융합되어 어떠한 영향을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지에 대한 관리를 시작한 셈입니다. 개별 제품에 들어있는 성분이 어떤 물질인지 자세한 확인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제공하는 독성정보제공시스템(톡스 인포)에서 가능합니다. https://www.nifds.go.kr/toxinfo

 모기기피제 -디에틸놀루아미드 사용법 읽어보셨나요?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모기기피제의 성분은 크게 7가지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최소 2시간 이상 효력)이 입증된 3개 성분은 디에틸톨루아미드, 이카리딘, 파라멘탈-3.8-디올),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성분은 시트로넬라유, 정향유로 만든 제품, 그리고 안전성 자료가 부족하거나 유효성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 성분은 리나룰과 회향유 성분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논란을 빚은 성분은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미국과 유럽에서 가장 오랫동안 벌레 퇴치제로 사용되어 온 물질입니다. 다만 드물게 섭취 또는 피부 도포 후에 독성 뇌병증 반응이 보고됐습니다. "3개월 동안 밤마다 DEET를 뿌린 5 세 소녀는 두통을 앓고 불분명한 발음이 나타났고, 뇌성마비의 후유증으로 일어나는 말단 신경 장애, 동요, 비명, 경련이 나타났다. 33세 남자 환자가 DEET 제품을 사용하고 일주일이 되었을 때, 감각 저하와 저혈압을 경험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DEET는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안전성을 입증한 물질로, 문제가 되는 것은 사용법이라고 말합니다. 농도가 진한 제품을 광범위하게, 장시간 사용할 경우에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DEET 농도는 일반적으로 15%내외에서 사용되고, 농도가 높을 수록 부작용이 심해집니다. 

얼굴에 뿌리거나, 피부에 직접 뿌리거나, 속옷에 분사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제품에도 써 있습니다. 작은 글씨지만). 해당 제품은 흡입 독성 실험을 거치지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2살 미만의 유아의 경우엔 부모가 손에 덜어 발라주고, 광범위한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태반을 넘나드는 것으로 실험결과 나타나고 있는 만큼 임신한 경우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특히 DEET 성분은 자외선 차단제와 함께 사용할 경우 피부에 더 많이 흡수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20-30분 전에 먼저 발라서 충분히 스며들도록 하고 모기 기피제는 나중에 나가기 직전에 뿌리는 것이 좋습니다. 

DEET에 대한 정보가 알려지며 최근에는 독성이 낮은 이카리딘 성분 기피제가 더 눈에 띕니다. 2세 이하의 유아에게는 이카리딘 제품이 낫습니다. 그러나 이카리딘 역시 인체에 무해한 것은 아닙니다. 6개월 이하 영아에게는 사용이 금지되며, 이카리딘 성분 10% 함유시 모기 기피 효과는 5시간, 진드기 기피 효과는 7시간 정도 유지되는데, 역시 농도가 높을 수록 부작용이 심해집니다. 

■ '천연, 유기농, 아로마' 모기기피 팔찌, 패치 - 효과가 없거나 알 수 없거나 
주로 캐릭터가 그려져있어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눈길을 끄는 제품은 모기기피 팔찌나 패치입니다. 그런데 이 제품들은 대부분 의약외품이 아닙니다. 공산품입니다. 그래서 성분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성분으로 적혀있는 것들은 대부분 '천연, 유기농, 아로마 오일' 정도. 여기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은 시트로넬라 등 오렌지 계열의 향 성분일 확률이 높습니다. 모기나 진드기 등 벌레가 싫어하는 향입니다. 인체에 위해한 정도가 적다고 해서 미국에서는 저위해 우려제품으로 분류되어, 공산품으로 팔릴 수는 있습니다.

단, 효과는 보장할 수 없습니다. 식약처에서도 이미 2017년에 시트로넬라, 정향유 등 성분으로 만들어진 제품에 대해서는 모기 기피나 벌레 퇴치용으로 제조 중지와 신규품목 허가 제한 조치를 내린 바 있습니다. 

문제는 아이가 캐릭터가 그려진 팔찌나 패치를 하루종일, 며칠 동안이나 차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정향유나 시트로넬라유 자체에서는 큰 위험이 없지만, 이들 성분을 추출할 때 발암가능물질인 메틸유게놀이 같이 나온다는 연구결과도 있기 때문입니다. 

■ 모기스프레이 - 퍼메트린, 프탈트린 성분 확인 

모기스프레이에 들어있는 성분은 정말 유심히 봐야 합니다. 2016년 식약처에서 전수 조사한 결과 대다수 스프레이형 가정용 살충제에는 프탈트린과 퍼메트린이 들어있는데, 둘 다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됩니다. 2006년 4월 유럽의 식약처 격인 EPA는 프탈트린을 잠재적 발암성을 가진 물질로 분류했고, 우리 식약처도 2014년 자동분사기에 사용을 금하도록 한 물질입니다. 퍼메트린 역시 EPA에서 2005년 발암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우리나라 역시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분류한 성분입니다. 

2016년 식약처의 단속에서 일부 가정용 살충제에서는 해당 물질이 과다 포함된 것으로 적발됐습니다. 살충제나 기피제의 경우 유통기한이 비교적 길어 시중에서는 여전히 퍼메트린이나 프탈트린이 함유된 제품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성분표시를 일일이 읽어야 하는 건 여전히 소비자의 몫입니다. 환경부에서 최초로 작업 중인 살생물제 전수 조사는 10월 말 발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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