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8 쇼메의 ‘ABC’ 컬렉션.
2 핑크 골드 소재의 ‘뉴 불가리 불가리’ 반지.
3, 6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드비어스 주얼리.
4 까르띠에의 ‘러브’ 브레이슬릿.
5 ‘소유’라는 의미의 피아제 ‘포제션’ 컬렉션.
1. 부드럽고 따뜻한 핑크 골드가 인기! <색의 유혹>을 쓴 에바 헬러는 핑크를 가리켜 ‘다정한 에로스’라고 말했다.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운 감정이 핑크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드비어스의 ‘스파클 하트’ 펜던트, 쇼메의 ‘리앙’ 컬렉션 등 밸런타인데이 주얼리에 유난히 핑크 골드가 눈에 띈다. “핑크 골드는 화이트 골드에 비해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옐로 골드에 비해 한결 세련돼 보이지요. 동양인 피부에도 잘 어울리고요.” 불가리 PR 강진욱은 핑크 골드가 각광받는 요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장밋빛을 닮아 로즈 골드라고도 불리는 핑크 골드는 어감만큼이나 로맨틱한 컬러를 자랑하며 커플 주얼리로 사랑받고 있다.
2. 사랑의 또 다른 이름 ‘소유’ 까르띠에의 ‘러브’ 브레이슬릿을 선물하는 사람은 꽤 독점욕이 강할 것 같다. 스크루 드라이버로 한번 채우면 영원히 잠기는 팔찌에는 “평생 동안 나만의 연인이 되어주시겠습니까?”라는 강한 프러포즈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기의 커플로 꼽히는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턴은 서로를 향한 열정에 수갑을 채운다는 의미로 이 브레이슬릿을 착용했고, 영화 <겟어웨이>의 주인공 스티브 매퀸과 알리 맥그로 역시 스크루 드라이버로 팔찌를 채우며 일생을 건 사랑을 맹세했다. 마치 수갑처럼 디자인된 ‘러브’ 브레이슬릿과 관련한 재미있고 슬픈 에피소드 하나. 까르띠에 부티크에는 연인과 헤어진 뒤 혼자서 팔찌를 풀지 못해 방문하는 숙녀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팔찌와 한 세트인 전용 드라이버 혹은 남성용으로 출시된 스크루 펜던트로만 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평생 동안 곁에서 소유하고픈 사람이 있다면 피아제의 ‘포제션’ 컬렉션도 눈여겨볼 것! 이름부터 ‘소유’를 뜻하는 이 제품은 두 개의 원을 연결한 디자인으로 영원한 사랑과 연인 간의 유대감을 표현하고 있다.
7 예거 르꿀뜨르의 인그레이빙 서비스.
9 마리 루이즈 황후의 ‘아크로틱’ 브레이슬릿.
3. 비밀스러운 사랑의 메시지 쇼메의 ‘ABC’ 컬렉션은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에 등장하는 암호만큼이나 심오하고 비밀스럽다. 나폴레옹이 마리 루이즈 황후를 위해 제작한 ‘아크로틱’ 브레이슬릿에서 영감을 받은 ‘ABC’ 컬렉션은 원석 이름 앞 글자를 따서 메시지를 만들기 때문에 설명을 듣지 않고선 그 의미를 파악하기 힘들다. 이를테면 불어로 ‘사랑’을 뜻하는 ‘AMOUR’라는 의미를 담은 반지는 원석 Amethyst와 Morganite, Opale, Uvite, Rhodolite를 순서대로 조합해 완성한다. 이에 비해 드비어스의 ‘러브 레터’ 컬렉션은 한결 쉽게 메시지를 해독할 수 있다. 아르누보 스타일로 디자인한 ‘FOREVER’와 ‘LOVE’라는 글자가 한눈에 들어오진 않지만 자꾸 보면 그 형태가 어렴풋이 잡히기 때문. 물론 가장 손쉽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은 주얼리 안쪽이나 시계 백 케이스에 인그레이빙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참고로 인그레이빙을 너무 깊게 하면 폴리싱으로 지울 수 없다.
4. 세기의 연인은 ‘주얼리’로 맺어졌다 “나는 그녀에게 맥주를 소개했고, 그녀는 내게 불가리를 소개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주얼리를 선물하며 결혼까지 성공한 리처드 버턴이 남긴 말이다. 로마에서 영화 <클레오파트라>를 촬영하며 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만난 리처드 버턴은 “It’s Tuesday, I love you” 혹은 “It’s beautiful day”라는 사소한(?) 이유를 만들어 불가리 보석을 선물했다. 당시 리처드 버턴이 가장 많이 선물한 주얼리는 에메랄드로, 몸에 지니고 있으면 영원히 사랑이 변치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리처드 버턴은 그녀가 38세에 할머니가 되자 반클리프 아펠 부티크에 데려가 사자의 형상을 한 초커와 길게 늘어지는 다이아몬드 귀고리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로맨틱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아무도 이렇게 아름다운 할머니가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할 거야.” 이 세기의 커플 외에도 베컴 부부는 반클리프 아펠의 ‘에볼루션’ 링으로,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의 주인공 에바 롱고리아와 NBA 스타 토니 파커는 피아제 ‘포제션’ 링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10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불가리의 주얼리를 선물한 리처드 버턴.
11 불어로 ‘아름다운 인연’이라는 달콤한 뜻을 가진 쇼메의 ‘리앙’ 컬렉션.
12 쇼메의 ‘아트랩모아’ 컬렉션.
13 부쉐론의 ‘하트’ 반지.
5. 감정을 표현한 의미 깊은 디자인 ‘나를 사랑한다면, 잡아주세요. Attrape-moi... si tu m’aimes.’ 거미줄 모양의 디자인으로 유명한 쇼메 ‘아트랩모아’ 컬렉션에는 이 같은 달콤한 메시지가 숨어 있다. 거미줄은 연인 사이의 긴밀한 유대 관계를, 그리고 거미줄 사이에 놓인 다이아몬드는 사랑에 사로잡힌 심장을 의미한다. 핑크 골드 소재의 부쉐론 ‘하트’ 반지는 체인에 달아 세팅한 붉은색 가닛이 특징. 이는 뜨거운 심장에서 흐르는 피를 상징한 것으로 불멸의 사랑을 의미한다. 또 하트를 둘러싼 체인은 이런 사랑을 지켜주는 하나의 연결 고리를 표현한다. 주얼리에는 사랑과 관련한 다양한 감정이 숨어 있다. 주얼리를 주고받을 때 이러한 디자인을 이해한다면 서로에게 더 의미 깊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6. 로맨스를 암시하는 달콤한 이름 너와 나, 약속, 소중한 인연, 영원…. 로맨틱한 주얼리에는 두 사람이 연인 사이임을 암시하는 특별한 이름이 붙는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이 ‘너와 나’, 영어로는 ‘유 & 미’, 불어로는 ‘투아 & 무아Toi & Moi’다. “너와 나… 어떤 언어로 말해도 이 두 단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만난 두 사람, 서로에게 주는 사랑을 뜻하지요.” 피아제 PR 황윤정의 말이다. 이름에 담긴 의미 때문인지 ‘너와 나’라고 명명된 주얼리는 대부분 커플 제품이다. 피아제가 그렇고 쇼메가 그렇다. 반클리프 아펠과 다미아니는 ‘약속’이라는 뜻의 반지로 조금 더 깊은 사랑을 표현한다.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를 따뜻하게 감싸 안은 모습을 형상화한 반클리프 아펠의 ‘프로메스Promesse’ 반지는 프러포즈 링으로도 인기가 높다. 불어로 ‘아름다운 인연’을 뜻하는 ‘리앙Liens’ 컬렉션은 앤젤리나 졸리가 프랑스 도빌에서 열린 제33회 아메리카 영화제에 브래드 피트와 함께 참석할 때 착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4 윈저 공이 심프슨 부인에게 선물한 반클리프 아펠의 브로치.
15, 16 연인의 얼굴을 새겨주는 예거 르꿀뜨르의 에나멜 페인팅 시계.
7. 아주 특별한 선물 ‘오더 메이드’ 연인에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듯. 주얼리와 시계의 맞춤 제작 역사는 로맨스를 바탕으로 탄생하고 발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사랑을 위해 왕위까지도 포기한 윈저 공(에드워드 8세)이 심프슨 부인에게 선물한 ‘타이Tie’
목걸이다. 윈저 공이 심프슨 부인의 마흔 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반클리프 아펠에 특별 주문한 이 목걸이는 101개의 루비와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어 있으며, 심프슨 부인이 디자인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만약 에디터에게 특별 맞춤 선물에 관한 자문을 구한다면 예거 르꿀뜨르의 에나멜 페인팅 시계를 추천한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리베르소’는 180도 회전하는 시계 케이스 뒷면에 연인의 얼굴을 에나멜 페인팅으로 새길 수 있다. 평상시에는 시간을 보는 용도로, 연인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올 때는 언제라도 손목에서 그 또는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기특한 선물인가! 하지만 6개월~1년이라는 긴 제작 기간이 소요된다고 하니 내년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조금 특별한 것을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준비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