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맛집홍수 속에서
진정한 맛집을 찾아 가기란 여간 쉽지 않다.
하루에도 수십곳의 맛집이 미디어 속에 등장하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맛이 기똥차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얼마전에 인터뷰 차 만난
한 내과의사분은 내게 했던 조언이 있다.
바로
"하루 한 끼는 꼭 생선을 먹어보라"
그래서 찾아봤다.
생선구이로 유명한 맛집추천
강남맛집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굽다고래불>이다.
글, 사진: 월간외식경영
들어갔다 나오면 기막힌 맛, 대체 화덕 안에서 무슨 일이?
그를 처음 본 순간, 하얀 수염이 얼굴을 덮은 편안한 인상이 헤밍웨이를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굽다 고래불>의 주인장, 문상순(60) 사장은 아무리 봐도 바다 사나이였다.
파이프를 물리고 마도로스 캡을 씌워 브리지에 세우면 영락없는 선장님이다.
고래를 품고 고래를 찾던 바닷가 청년의 해맑았던 얼굴은
어느새 희끗한 수염과 함께 고래를 닮아 있었다.
고향인 경북 영덕에서 묵묵히 지역 언론인으로 외길을 걷다가 노후 대책의 일환으로 문을 연 것이 지금의 <굽다고래불>
문씨는 1989년 창간한 영덕신문을 지금까지 고집스레 운영해 오고 있다.
매체를 통해 고향사람들에게 그런 당위성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지방에서 지역 언론사를 운영한다면 뭔가 다른 것을 노리는 줄 안다.
하지만 애당초 정계 입문이나 이권추구는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사비를 들여야 하는 일이었지만
지역에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여기고 재미를 붙였다.
이 집의 옥호가 된 ‘고래불’은 바로 그가 사랑한 고향 바닷가 이름이다.
어렸을 적부터 가슴에 고래를 키웠던 주인장 문씨는 시인 백석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굽다 고래불>의 공간은 투박한 고향의 살뜰한 정이 듬뿍 들어간 백석의 시어들을 닮았다.
그는 일식집도 아니고 생선구이 집도 아닌,
품격 있는 한국식 바다 요리 전문점을 만들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고향 어머니의 생선구이 맛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집은 그의 이런 바람이 실현된 장이자
새로운 개념의 해물 구이 집으로 평가받는 외식공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