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숙제 안하믄 우얄라꼬, 민현숙 외 지금, 조우영·김종엽 그림, 배동바지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아따, 거시기가 겁나게 거시기허네.” 전라북도 사투리로 이어진 이 문장의 뜻을 알아들을 아이가 몇이나 될까? 이건 또 어떤가. “마바리(말벌)다, 마커(모두) 튀어.” “참말로 쌔삘었데이(흩어져버렸네).”
서울 표준말에 의해 상대적으로 비하되어온 사투리. 그러나 각 지방의 방언들은 우리 문학의 풍요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자산이기도 하다. 어느 국어학자는 사투리사전을 만들어 사투리 활용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구수하고 정감어린 사투리를 듬뿍 넣어 다양한 느낌의 동화를 맛보게 한 기획의도가 신선하다. 이런 동화일수록 사투리 구사가 완벽하지 않으면 읽어 나가기가 거북스러운데, 그 지방에서 태어났거나 유년시절을 보낸 아홉 명의 작가들은 비교적 충실하게 자기 지역의 방언을 살려냈다.
단편들이지만 모두 재미있고 작품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다. 전북 전주에 교환학습차 내려갔다가 사투리를 이해 못해 무안을 당하는 윤민이가 벌이는 해프닝도 재미있고, 평양 모란봉 인민학교로 견학 갔다가 북한아이 성철이와 친구가 된 한준이가 ‘얼음보숭이(아이스크림)’ ‘발딱코(들창코)’ 등 순우리말로 된 북한의 언어를 하나씩 알아가며 즐거워하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김윤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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