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투리가 무뚝뚝하고 투박한 느낌을 주는 반면, 전라도 사투리는부드러운 느낌을 주는데, 일반적으로 그 지방민들의 기질과 지형 등 지역풍토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실제로 영국에서도 산지가 많은 스코틀랜드의 영어가 투박하고 거친 반면, 평지 영어는 부드럽다.
그러나 학계에선 지역 풍토와 사투리의 관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이를 직접적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자칫 잘못된 편견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계한다. 강하거나 부드럽다는 인상은 사투리 언어 자체보다는 사투리를 쓰는 사람의 성향에 달렸다는 것이다. 경상도 여자 사투리가 매우 귀엽고,애교스럽게받아들여지는 것은 대표적인 예.
문현식 서울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경상도 남자 사투리가 무뚝뚝한 느낌을 주는 것은 사투리 자체 보다 안동을 중심으로 한, 과묵하면서 말을아끼는 유교적 언어관에서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봐야한다”며 “사투리언어 자체를 지역 풍토로 곧바로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경상도 사투리를 언뜻 들으면 일본말 같다? “머라카노”, “우야꼬” 등 경상도 사투리를 타 지역 사람들이 들으면일본말 같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실제로 경상도 사투리가 일본어와 유사한 큰 특징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즉, 일본어처럼 단모음 수가 적다. 한글 표준어의 단모음이 10개인데 반해 일본어는 아이우에오 5개뿐으로, 경상도 해안쪽으로 내려갈수록 단모음 수가 줄어든다. 경상도 사투리에선 ‘에’와 ‘애’, ‘으’와 ‘어’를 구분하지 못한다.서울말이 곧 표준어다? 서울 중류층의 교양있는 사람들이 쓰는 말을 표준어로 삼았지만, 실제 모든 서울말을 표준어로 삼은 것은 아니다. 서울말에도 사투리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말이 ‘ㅊ’ ‘ㅌ’ 받침을 하지 않는 점. ‘꽃을’을‘꼬슬’로, ‘빛이’를 ‘비시’로, ‘밭을 간다’를 ‘바쓸 간다’고 발음하는 서울말이 바로 사투리인 것. 또 ‘집으로’를 ‘집으루’ 식의 ‘~으루’도 서울 사투리다.
전라도 사람들이 얄팍해서 서울 말로 쉽게 바꾼다고?지역감정이 한창 팽배했을 때 경상도 사람들은 전라도 사람들이 금방 사투리를 버리고 서울말로 바꾼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사투리차이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비롯됐다. 서울말이나 전라도 사투리는 발음을길고 짧게 하는 장단(長短)언어이지만, 경상도 사투리는 음의 높낮이가 있는 성조(聲調)언어. 전라도말이 표준어에 쉽게 적응하는 반면 경상도 사람들은 억양을 고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문화적 차이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여성들의 경우 남자들에 비해 매우 빨리 표준어로 고치는 것으로 조사되는데, 남성들은 여성들에 비해 지역 동류의식이 강해 의도적으로 고치지 않는 측면도 많다.
해학 넘치는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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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개소문 : 김춘추, 너 떼놈들한테 알랑방구 고마 끼라우!김춘추 : 의자, 너 이 새끼, 니는 내손에 죽는데이!의자왕 : 음마? 시방 선전포고하는 거여? 뭐여?-17일 개봉하는 영화 '황산벌'의 첫 대목
#2변사또 : 춘향아, 시방이라도 맴을 고쳐먹고 수청을 들랑께. 그라믄 고생 끝 아니것냐.
방자 : 암행어사 출두요.
변사또 : 뭐시여? 암행어사?어사(이도령) : 네 이놈, 백성을 수탈하고, 춘향이를 욕보인게 참말이랑가?-'사투리 춘향전'의 암행어사 출두 대목
#3"시방 나라말쌈지가 떼놈들 말허고 솔찬히 거시기혀서, 글씨로는 이녁들끼리 통헐 수가 없응께로, 요로코롬 혀갖고는 느그 거시기들이 씨부리고 싶은 것이 있어도, 그 뜻을 거시기헐 수 없은께 허벌나게 깝깝허지 않것어.
나가 고것을 짠하게 여겨 요참에 새시로 스물여덟 글자를 맹글어 내놔분께, 느그 거시기들은 모도다 쉽게 깨우쳐 기냥 한번 써보믄 편허지 않것어,아 글 안해."-훈민정음 서문의 전라도 사투리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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