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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특수토씨에 관한 고찰
휴머니즘 2011-09-13     조회 : 11683

이른바 특수토씨에 관한 고찰

93  심 현 태

 

1. 들어가기

1.1. (1ㄱ∼ㅁ)의 밑줄 친 토씨들은 분포상의 특수성 때문에 문제가 되어 왔다.

  (1) ㄱ. 그는 "그것부터가 잘못이다."라고 말하였다.
      ㄴ. 그분은 이미 떠났어요.
      ㄷ. 그것 참 크네그려.
      ㄹ. 비록 떠난다마는 아주 가는 것은 아니다.
      ㅁ. 너도 알다시피 우리 집은 가난해.

최현배(1937)에서는 '-(라)고'는 따옴자리토씨로, '-요'·'-그려'는 느낌토씨로, '-마는'·'-시피'는 월이음토씨로 처리하였고, 이춘숙(1994)에서는 '-(라)고'를 제외하고는 씨끝으로, 허웅(1983)·김석득(1994) 등에서는 모두를 특수토씨로 처리하였다. 이런 앞선 연구를 정리하면 <표1>과 같다.

   <표1> 앞선 연구


이렇게 논자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처리되어 온 이유는 토씨 분류 기준이 각각 달랐기 때문이다.

1.2. 토씨는 월의 통어·의미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므로 국어문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토씨는 그 기능이 통어기능을 하느냐, 의미기능을 하느냐에 따라 자리토씨와 도움토씨로 분류되어 왔다. 그리고 최현배(1937)에서는 자리토씨·도움토씨·이음토씨·느낌토씨로, 허웅(1983)에서는 자리토씨·도움토씨·이음토씨·특수토씨로 분류하였다. 최현배(1937)와 허웅(1983)에서의 토씨분류 차이점은 느낌토씨와 특수토씨에 있다.

<표2> 최현배(1937)와 허웅(1983)의 토씨체계 비교
     

 허웅(1983)에서는 최현배(1937)에서의 토씨분류를 계승하면서 느낌토씨를 없애고 특수토씨를 따로 설정하였다. 허웅(1983)에서 느낌토씨들을 어떻게 처리하였는지 살펴보면 <표3>과 같다.

 <표3> 허웅(1983)의 느낌토씨 처리
     
허웅(1983)에서는 최현배(1937)에서 설정한 느낌토씨가 토씨 분류에 일관성이 결여된 것으로 파악한 것 같다. 그래서 '-도, -나, -이나'는 주로 임자씨 뒤에서 다른 도움토씨처럼 뜻을 보태는 기능으로 쓰이므로 도움토씨에 포함시키고, '말이야'는 토씨에서 제외시켰다. '말이야'는 토씨라기보다는 입말의 군더더기말로 처리함이 옳다. 왜냐하면 '말이다, 말이야, 말입니다, 말이지…'와 같이 끝바꿈을 하므로 토씨로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 '-그려'는 풀이씨 뒤에만 쓰이므로 같은 분포를 가지는 '-마는', '-시피', '-(라)고'와 함께 월에만 붙는 특수토씨로 설정한 것 같다.

하지만 최현배(1937)에서는 허웅(1983)에서 설정한 특수토씨 중 '-그려', '-마는', '-시피'는 월 뒤에서만 실현된다고 하였지만 '-요'와 '-(라)고'는 그렇지 않았다. '-요'는 낱말, 이은말에도 쓰이고 '-(라)고'는 임자씨 뒤에도 쓰인다고 하면서 (2)와 (3)의 예를 제시하였다.

  (2) *나는요 엿먹었다.
     
  (3) ㄱ. 저것은 무어라고 하는 나무요?
      ㄴ. 그것은 느티나무라고 하는 것이오.
      ㄷ. 언행이 부품하여 실지가 없는 이를 바람잡이라고 하오.
      ㄹ. 사람이 사람의 노릇을 해야만 사람이라고 할 만하다.

이에 허웅(1983)에서 '-요'와 '-(라)고'를 특수토씨에 포함시킨 이유는 (2)의 월은 풀이말에는 들을이-높임의 표현이 없기 때문에 비문이 되는 것으로, (3)의 '-(라)고'는 임자씨 뒤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앞 인용된 월에 쓰인 것으로 파악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는 '-이다'가 '-고'앞에서 '-이라'로 변하므로 '무어(이)라-고, 느티나무(이)라-고, 바람잡이(이)라-고, 사람이라-고'로 분석되는 것이 옳다.

허웅(1983)에서는 토씨를 1차적으로 분포상의 특성을 가지고 분류하였다. 그래서 특수토씨를 낱말에 붙는 토씨와 구별하여 월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하지만 특수토씨 그 자체에 대한 기능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 형태의 분포적 특성은 그것의 기능을 설명하는 측면을 가진다는 관점에서 볼 때 타당성이 있다. 이에 특수토씨는 분포적 특성에 따른 것이지만 분류된 각각의 토씨가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문제가 되는 것이다.
  
1.3. 토씨는 1차적으로 분포보다는 기능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허웅(1983)에서 설정한 특수토씨를 다른 토씨로 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이를 밝히기 위해서는 '-(라)고'·'-요'·'-그려'·'-마는'·'-시피'의 각각의 특징도 아울러 살펴보도록 하겠다.

2. 특수토씨의 재고
 
2.1. 허웅(1983)과 김석득(1994)에서 자리토씨, 도움토씨, 이음토씨 외에 특수토씨를 설정하면서 그 특질을 (4), (5)와 같이 기술하고 있다.

(4)  토씨는 여러 언어형식에 붙는 일도 있으나, 임자씨에 붙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토씨와 같은 구속형식 가운데는 임자씨에 바로 붙지는 않고, 월로서 쓰이는 말에만 붙는 것이 어서, '특수토씨'로 따로 내세운다. (허웅 1983:212)

(5) ㄱ. 특수토씨는 자리토씨와 다르다. 자리토씨는 주로 임자씨 아래에 와서 자리를 이루는 토씨이며, 자리는 풀이말에 이끌리는 월성분이 되는 기능이다. 하지만 특수토씨는 월의 끝에 붙어서 그 월을 끝내거나, 다음 말에 이어지더라도 그 통합체가 월성분이 되게 하지는 못한다.
   ㄴ. 특수토씨는 이음토씨와 다르다. 월 끝의 다음에 오면서 월을 끝내지 아니하고 다음 말에 이어 주는 것도 있지만, 이는 이음토씨의 특성인 임자씨 아래 오는 것이 아니다.
   ㄷ. 특수토씨는 도움토씨와 다르다. 비교적 여러 곳에 분포하면서 정밀한 뜻을 더해 주는 도움토씨가 아니다. (김석득 1994:324∼325, 379∼380)

(4), (5)를 보면, 특수토씨는 단지 월에만 붙는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분류된 토씨이다. 허웅(1983)에서의 토씨체계를 간단히 나타내면 <표4>와 같다.

    <표4> 허웅(1983)의 토씨체계(이춘숙 1994:50)
     

자리토씨, 도움토씨, 이음토씨는 제각기 독특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반면 특수토씨는 그렇지 않다. 이렇게 특수토씨를 설정한 것은 일반적으로 토씨가 임자씨 다음에 이어나는 것이었으나 월 다음에 이어나는 통어상의 특성에 따라 분류하여 토씨를 다소 간결하게 처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체계 면에서 볼 때는 충분히 검토의 여지가 있다. 이러한 토씨 분류에 있어 특수토씨 설정에 대한 문제점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2.2. 월에만 붙는다고 하여 따로 특수토씨를 설정하면 토씨 분류에 일관성이 결여된다. 왜냐하면 자리토씨, 도움토씨, 이음토씨는 제각기 독특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특수토씨는 그렇지 않으며 제각기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6) ㄱ. 철수가 밥을 먹는다.
      ㄴ. 철수만 밥을 먹는다.
      ㄷ. 철수와 영희가 밥을 먹는다.
      ㄹ. 영희는 "철수가 밥을 먹는다"라고 말했다.

(6ㄱ)의 '-가'는 임자말을, '-을'은 부림말을 만드는 기능을 하는 자리토씨이며, (6ㄴ)의 '-만'은 아무도 밥을 먹지 않는데 철수 혼자 먹는다는 특별한 뜻을 더하는 기능을 하는 도움토씨이다. 그리고 (6ㄷ)의 '-와'는 철수와 영희를 이어주면서 하나의 월성분을 만드는 이음토씨이다. 이렇게 토씨는 제각기 독특한 기능을 중심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6ㄹ)의 '-(라)고'는 단지, 월에서만 분포한다고 하여 특수토씨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표5> 특수토씨의 기능에 따른 분류
     

<표5>에서 알 수 있듯이 자리·도움·이음토씨는 제각기 특수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특수토씨는 자리토씨, 도움토씨, 이음토씨의 기능을 모두 가지고있다. 그래서 특수토씨는 각각의 기능에 따라 다른 토씨에 포함시켜야 한다.
따라서 토씨를 1차적으로 기능을 중요시하면 (7)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7) 토씨의 분류
  토씨┌ 자리를 나타내는 기능 ………………………………… 자리토씨
      └ 자리를 나타내지 않음 ┌ 뜻을 더하는 기능 ……… 도움토씨
                              └ 이어주는 기능 …………… 이음토씨

자리토씨는 월에서 월성분이 되게 하는 자리기능을 가지며, 도움토씨는 '자리'를 일정하게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자리에 두루 쓰이며, 특별한 뜻을 더해주는 기능을 가진다. 그리고 이음토씨는 낱말과 낱말, 마디와 마디를 이어서 그 전체가 하나의 월성분이 되도록 하는 기능과 단지 월과 월을 이어주는 기능을 아울러 가지고 있다.
이음토씨가 월과 월을 이어주는 기능을 포함한다면, 이음씨끝과 구분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토씨와 씨끝은 (8), (9)와 같이 구분되어진다.

  (8) ㄱ. 비가 옵니다마는 집에는 가야지요.
      ㄴ. 너는 학교에 가면서 가방은 들고 가지 않니?
   
  (9) ㄱ. 비가 옵니다.Ø 집에는 가야지요.
      ㄴ. *너는 학교에 가Ø 가방은 들고 가지 않니?
  
(8ㄱ)의 '-마는'은 (9ㄱ)에서 분리되어도 앞의 월이 성립되지만, (8ㄴ)의 '-면서'가 (9ㄴ)에서 분리되면 월이 성립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마는' 앞의 '비가 옵니다'는 마침법 씨끝이 실현된 월이고, '-면서'는 '너는 학교에 가'라는 월이 아닌 맨마디에 붙은 씨끝이다.
  
2.3. 자리토씨, 도움토씨도 월에 붙는 경우가 있다.
  
  (10) ㄱ. [그들은 이내 어떠한 사태가 벌어졌는가]를 알 수 있었다.
       ㄴ. [네가 누구를 좋아하느냐]만 문제이다.

(10ㄱ)은 자리토씨 '-를', (10ㄴ)에서는 도움토씨 '-만'이 월에 붙어 실현되어 있다. 따라서 다른 토씨들도 월 뒤에서 실현될 수 있음을 감안한다면, 특수토씨의 설정은 불필요한 것이다.
2.4. 월의 개념이 문제시된다. 허웅(1983)에서는 월을 (11)과 같이 정의 내리고 있다.

  (11) 월이란, 밖으로는 다른 짜임새의 성분이 되지 않으나, 안으로는 말마디까지의 짜임새로 이루어져 있는 언어형식이다. (허웅 1983:248)
             
월은 무엇보다 형식상의 완결성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그러한 월이 다른 월 속에서 월성분으로 기능을 하여도 마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허웅(1983)에서도 월이 말마디까지의 짜임새로 이루어져 있는 언어형식까지 포함하였으나 (13)의 괄호에 묶인 언어형식을 이름마디로 보고 있다.

  (12) ㄱ. [비가 옵니다]마는 떠나야지요.
       ㄴ. [너도 알다]시피, 내가 뭐 가진 것이 있어야 말이지.
       ㄷ. ["나는 모른다"]라고 그는 말했다.
       ㄹ. [그분이 가라]고 해서 왔습니다.

  (13) ㄱ. [과연 배를 타 낼 수 있는가]가 걱정이다.
       ㄴ. [죽느냐 사느냐]가 문제이다.

허웅(1983)에서는 (12)의 괄호 안의 언어형식은 특수토씨 앞에 붙은 월이고, (13)의 괄호 안의 언어형식은 이름마디이다. 그리고 (13)의 이름마디는 모두가 그 쓰이는 환경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하였으니 '임자+풀이'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즉 (12), (13)의 괄호 안의 언어형식은 '임자+풀이'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월과 마디는 공통적으로 '임자+풀이'의 관계를 가지는 것이다. 하지만 마디는 마침법 씨끝이 실현되면 완결되어 월이 될 수 있지만 형식적으로는 완결되지 못하여 전달의 단위로 쓰이지 못하고 월의 구성요소로만 기능하는 언어형식이다.(김일웅1993:246) 즉, 마침법 씨끝이 실현되면 완결되어 월이 되고 이음씨끝이나 이름법 씨끝, 매김법 씨끝, 어찌법 씨끝 따위가 실현되면 완결되지 못하여 마디가 되는 것이다. 월과 마디의 구분은 1차적으로 형식상의 완결성에 있다. 따라서 (13)의 괄호에 묶인 언어형식은 월성분으로 기능을 한다고 하여 마디가 되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으로 월이다.
이 글에서는 월의 형식상의 완결을 중요시하여 (12)와 (13)의 괄호에 묶인 언어형식을 모두 월로 보고자 한다. 국어는 첨가어(添加語) 성격이 강하므로 월 다음에 토씨가 올 수 있음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라)고'를 특수토씨로 설정한 허웅(1983)에서는 (12ㄷ, ㄹ)의 괄호에 묶인 언어형식은 월이다. 하지만 인용말을 인정하기에 인용마디로 설정하고 있다. 월과 마디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2.5. 이상으로 특수토씨를 재고해야 될 이유를 살펴보았다. 그러면 허웅(1983)에서 설정한 특수토씨(-(라)고, -요, -그려, -마는, -시피)를 차례대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3. 「-(라)고」의 처리 : 자리토씨

3.1. 먼저, 허웅(1983)에서 설정한 특수토씨 중 하나인 '-(라)고'에 대해서 살펴보자. '-(라)고'의 앞선 연구를 <표6>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표6> '-(라)고'의 앞선 처리
     

 '-(라)고'를 인용자리토씨로 보든, 부사격조사로 보든 자리를 인정한 결과이다. 하지만 특수토씨라고 한 것은 '-(라)고'가 월에만 붙는다는 분포상의 특성을 중시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라)고'를 자리토씨로 볼 수 있는 근거를 살펴보자.
 
3.2. '-(라)고'가 만드는 월성분은 풀이씨가 요구하는 필수성분이다.

  (14)  ㄱ. 홍우는 [나는 너를 사랑해]라고 그녀에게 고백했다.
      ㄴ. 홍우는 [이 세상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15)  ㄱ. 홍우는 사랑을 그녀에게 고백했다.
      ㄴ. 홍우는 아름다운 세상을 생각한다.

  (16)  ㄱ. 홍우는 Ø 그녀에게 고백했다.
        ㄴ. 홍우는 Ø 생각한다.    

(14), (15), (16)의 월은 '말하다'류의 풀이씨와 '생각하다'류의 풀이씨가 쓰이고 있다. 그러면 이 풀이씨가 요구하는 임자씨 항은 같아야 한다. '말하다'류의 풀이씨는 적어도 두 개의 임자씨 항을 요구하며, '생각하다'류의 풀이씨는 두 개의 임자씨 항을 요구한다. 따라서 (14)의  밑줄 친 부분과 (15)의 밑줄 친 부분은 각각 '말하다'류의 풀이씨와 '생각하다'류의 풀이씨가 요구하는 임자씨 항인 것이다.
그렇듯 (16)의 월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임자씨 항이 없으므로 완전한 월이라고 보기에 어렵다. 따라서 '-(라)고'가 만드는 월성분은 풀이씨와 직접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며 '-(라)고'는 자리토씨이다.

3.3. '-(라)고'는 생략이 가능하다.

  (17)  ㄱ. 철수는 밥을 먹으면서 신문을 보고 있다.
        ㄴ. *철수는 밥을 먹Ø 신문을 보고 있다.
   
  (18)  ㄱ. 철수는 영희에게 "밥 먹어"라고 했다.
        ㄴ. 철수는 영희에게 "밥 먹어"Ø 했다.
 
 '-(라)고'가 생략이 가능하다는 것은 씨끝이 아니라 토씨임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된다.
(17r)의 씨끝인 '-으면서'가 생략된 (17ㄴ)은 비문이 되지만 (18ㄱ)의 '-(라)고'가 생략된 (18ㄴ)은 비문이 되지 않는다. 즉, '-(라)고'는 생략이 가능한 토씨인 것이다.
그리고 토씨 중에도 생략이 가능한 토씨는 자리토씨이다.(김수태 1993:338) 왜냐하면 자리토씨는 확실한 자리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19) ㄱ. 철수가 밥을 먹는다.          
       ㄴ. 철수Ø 밥Ø 먹는다.

  (20) ㄱ. 철수도 밥을 먹는다.
       ㄴ. 철수Ø 밥을 먹는다.
         
  (21) ㄱ. 철수와 영희는 밥을 먹는다.   
       ㄴ. *철수Ø 영희는 밥을 먹는다.
       ㄷ. 철수, 영희는 밥을 먹는다.
 (19ㄱ)의 월은 자리토씨 '-가', '-를'이 생략된 (19ㄴ)과 차이가 없다. 하지만 (20ㄱ)의 월은 도움토씨 '-도'가 생략된 (20ㄴ)과는 의미차이가 있으며, (21ㄱ)의 이음토씨 '-와'가 생략된 (21ㄴ)은 비문이 되며 (21ㄷ)과 같이 ' , '가 실현되어야 된다.

3.4. 다른 자리토씨들도 월에 붙을 수 있으므로 '-(라)고'만 굳이 특수토씨로 다룰 필요는 없다. 즉, 한국어의 자리토씨는 월에도 분포할 수 있다.

  (22) ㄱ. [죽느냐 사느냐]가 문제이다.
       ㄴ. [요번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할까]를 고민 중이다.
       
(22)의 괄호에 묶인 언어형식들은 '-음/-기'로 실현되는 이름마디는 아니지만 이름씨처럼 쓰이고 있다. 즉, 월에 자리토씨가 붙어서 월성분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이다.
  
3.5. 허웅(1983)에서는 (22)의 괄호에 묶인 언어형식은 이름마디로 처리하고 있고 (23)의 괄호에 묶인 언어형식은 인용마디로 처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살펴보자.

  (23) ㄱ. 철수는 영희에게 ["나는 너를 사랑해"]라고 고백했다.
       ㄴ. 순희는 나에게 [아프다]고 칭얼거렸다.

첫째, '-(라)고'를 자리토씨라고 인정하면 (22)와 (23)의 밑줄 친 부분은 '[임자+풀이]+자리토씨'의 구조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같은 구조로 된 언어형식은 같은 종류로 분류되어야 하고, 따라서 그것들이 마디라면, 같은 종류의 마디로 처리되어야 한다. 허웅(1983)에서처럼,  (22)의 괄호로 묶인 언어형식을 이름마디라고 한다면, (23)의 괄호로 묶인 언어형식도 이름마디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22)와 (23)의 밑줄 친 부분이, 모두 자리토씨와 결합되어 있다는 점에서 (24)와 동일하다는 점을 중시하여, 괄호 친 부분들을 마디라고 한다면 모두 이름마디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정렬모(1946)에서 보면, (23)의 괄호로 묶인 언어형태를 '모형명사'라 하여 실물의 모형을 만들어서 그 모형을 명사의 실질에 대용한 명사라고 하였다. 즉, 인용된 월이 이름씨처럼 쓰이므로 이름마디라고 할 수 있는 근거를 보여준 것이다.

  (24) [밥을 너무 빨리 먹음]이 건강에 좋지 않다.

둘째, (23)의 괄호에 묶인 언어형식을 인용마디라고 할 근거가 없다. (22)에서 괄호에 묶인 언어형식을 이름마디로 보는 것은 그것이 월의 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자리토씨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다. 곧 (22)에서 자리토씨의 앞의 형식이 (24)와 같은 '-음/-기'가 덧붙어 형성된 것과 자리토씨와 관련한 분포가 동일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23)의 밑줄 친 부분을 인용말이라 하고, (23)을 인용월로 보는 것은 오로지 이 글에서 자리토씨로 보는 '-(라)고' 때문이다. 그러나 마디의 종류는 그것이 덧붙은 자리토씨의 종류에 따라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 (24)에서 '밥을 너무 빨리 먹음'이 이름마디가 되는 것은 '음'이 쓰였기 때문이지, 그 뒤의 자리토씨의 종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마찬가지로 (23)의 [나는 너를 사랑해]의 마디의 종류도 그 뒤에 붙은 '-(라)고'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다. 만약 그것들이 서로 관련이 있다고 한다면, (22)의 괄호에 묶인 언어형식도 각각 토씨 '-가'와 '-를'이 있으므로, 임자마디, 부림마디라 해야 할 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따라서 토씨인 '-(라)고'의 쓰임을 근거로 [나는 너를 사랑해]를 인용마디로 보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라)고'의 앞에 놓인 언어형식을 마디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마디는 명제에 문법적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위의 (22)와 (23)의 괄호 친 언어형식은 아무런 문법적 절차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24)의 이름마디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22)와 (23)의 괄호에 묶인 것들은 형식적으로 보면 분명히 월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자리토씨(또는 토씨)가 월의 뒤에도 놓인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이상의 문제들은 생기지 않는다. 다만, 이 월들은 월의 한 성분으로 쓰였다는 점에서, 독립된 위치에서 텍스트의 한 단위로 쓰이는 일반적인 월과는 조금 차

이가 있다. 이 글에서는 (23ㄱ)의 괄호에 묶인 월은 직접 인용한 월로 쓰인월을 그대로 인용하므로 '쓰인월'이라 할 수 있으며, (23ㄴ)은 간접 인용된 월로서 반드시 마침법 씨끝이 실현된 월의 꼴로 나타나지만 반드시 쓰인월 그 자체는 아니므로 꼴갖춘월이라 할 수 있다. 즉, 월과 마디의 차이점은 형태상의 완결성에 있으므로 (22)와 (23)의 괄호에 묶인 언어형식은 형태상으로 완결된 월인 것이다. 다만, 자리토씨가 붙어서 월성분으로 기능을 할 뿐이다고 본다.

3.6. 이상으로 '-(라)고'는 자리토씨임을 알 수 있었다. 자리토씨를 월에서만 분포한다고 하여 특수토씨로 다룰 필요는 없다. 그리고 다른 자리토씨도 월에 붙을 수 있음을 감안한다면 자리토씨 중 '-(라)고'만 굳이 특수토씨로 분류할 이유는 없다.

4. 「-요」·「-그려」의 처리 : 도움토씨

4.1. 앞선 연구에서 도움토씨의 개념은 어떻게 정의되었고 '-요'와 '-그려'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살펴보자.

    (25) 도움토씨의 개념
     ㄱ. 최현배(1937) : 다만 그 조각의 뜻을 여러 가지로 돕는(補助     하는) 구실(職務, '役目')을 하는 토이며, 자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ㄴ. 신창순(1975) : 체언에 붙어서 체언에 일정한 격을 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뜻을 가미해 주는, 곧 그것이 붙은 성분    의 뜻을 여러 가지로 보조하는 구실을 하는 조사이다.
     ㄷ. 허웅(1983) : 임자씨의 자리를 정해 주지 않고, 특별한 뜻을     더해 주기만 하는 토씨이다.
     ㄹ. 고영근/남기심(1985) : 단순한 자격표시 이외에 특수한 뜻을     더하는 조사이다.

위의 견해들의 공통점은 도움토씨는 자리토씨와는 달리 자리를 나타내주지 않으며, 단지  특별한 뜻만을 더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요', '-그려'의 앞선 연구를 <표7>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표7> '-요'·'-그려'의 앞선 처리
     

그러면 '-요', '-그려'를 도움토씨로 볼 수 있는 근거를 살펴보자.

4.2. '-요', '-그려'는 도움토씨의 개념대로 특별한 뜻을 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다른 자리토씨, 이음토씨와 다르다.

  (26) ㄱ. 나는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요.
       ㄴ. 우리 집에 갑시다요.
       ㄷ. 그놈 키가 참 크네그려.

(26ㄱ)의 '-요'는 단순한 들을이-높임을 나타내고, (26ㄴ)은 '-요'가 없어도 들을이-높임을 나타내지만, '-요'를 붙여서 좀 더 높임을 나타내려는 화자의 심리가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26ㄷ)의 '-그려'는 느낌과 힘줌의 뜻을 나타내는 것과 자신의 말에 들을이가 공감해 줄 것을 요청하는 뜻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에 최현배(1937)에서는 '-요', '-그려'가 뜻을 더하는 범위가 월 전체라고 하면서 느낌토씨로 설정하면서 (27)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27) 뜻을 더하는 토씨를 두 가지로 가르나니: 하나는 한 낱의 씨나 월조각에 어떠한 뜻을 더하는 것이니, 이를 도움토씨라 하고; 다른 하나는 월의 전체에 느낌의 가락을 더하는 것이니, 이를 느낌 토씨라 하느니라. (최현배 1937:613)

즉, 도움토씨와 느낌토씨는 뜻을 더하는 것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분류한 것은 뜻을 더하는 범위가 도움토씨는 낱말이나 마디에 한정되고, 느낌토씨는 월 전체에 뜻을 더한다는 차이점이다. 하지만 느낌토씨가 '느낌'이라는 의미가 전체 문장 의미에 다른 의미를 보태는 것이라면 도움토씨와 별로 다름이 없다.

  (28) ㄱ. 사람도 많다.
       ㄴ. 벌써 두 시나 되었네.
       ㄷ. 비가 옵니다그려!
       ㄹ. 나는 간다요.
       ㅁ. 그 사람이 그런다 말이야.

(28ㄱ)의 '-도'와 (28ㄴ)의 '-(이)나'는 단순한 도움토씨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동일한 형태의 토씨 '-도'와 '-(이)나'가 도움토씨가 되기도 하고, 느낌토씨가 되기도 한다는 것은 토씨 분류에 기능을 너무 중요시한 결과이다. (28ㄷ)의 '-그려', (28ㄹ)의 '-요', (28ㅁ)의 '말이야'는 그 뜻의 보탬이 월 전체에 걸린다고 볼 수 있는 토씨들이지만 토씨의 분류에 있어서 뜻을 보태는 기능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기능의 범위에 따라 따로 분류하는 것은 토씨 전체 분류기준에 맞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느낌토씨는 도움토씨에 포함되어져야 하기 때문에  '-요', '-그려'는 도움토씨가 되는 것이다.
 
4.3. '-요'는 도움토씨처럼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다만, '-그려'는 마침법 씨끝 뒤에서만 실현된다.
  
  (29) ㄱ. 무슨 담배를 드릴까요?  한산도요.
       ㄴ. 책을요. / 제가요.
         ㄷ. 빨리요.
         ㄹ. 이층으로 올라가려고요.
         ㅁ. 영수가 어디 가지요?
    
  (30) ㄱ. 언니(가)요 서울에 갔어요. (임자말)
       ㄴ. "선생님을 잠깐 뵙고 싶은데요."  "저(를)요?" (부림말)
       ㄷ. "어디서 온 사람이야?"  "후암동(에서)요." (위치말)
       ㄹ "언제까지나요?"  "영원히요." (어찌말)
       ㅁ. 글쎄요, 나도 갈까요? (홀로말)

(29)를 보면, '-요'의 분포가 이름씨, 토씨, 어찌씨, 이음씨끝, 마침법 씨끝 뒤에 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29)의 언어형식을 모두 월로 처리할 수 있으나 (30)처럼 여러 가지 월성분에 붙을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요'의 분포가 광범위하다는 것은 인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신창순(1975)에서도 마침법 씨끝에 붙을 수 있는 토씨 중에서 '-요'는 間投助辭로, '-그려'는 終助辭로 구분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그려'는 마침법 씨끝에만 붙지만 '-요'는 다른 언어형식에도 붙기 때문이다.

4.4. '-요'는 다른 도움토씨와 마찬가지로 겹토씨를 이룬다. 다만, '-그려'는 다른 토씨와 결합하지 않는다.
 
  (31) ㄱ. 나까지도 그렇게 했다.
       ㄴ. 너마저도 나를 배신하다니.
       ㄷ. 너조차도 나를 몰라주다니.

  (32) ㄱ. 나는요 그것을 몰라요.
       ㄴ. 나도요 한 번씩요 실수를 하곤 합니다요.
       ㄷ. 나부터요 시작할꺼예요.

(31)에서 도움토씨끼리 결합하여 겹토씨가 되듯이 '-요'도 (32)와 같이 도움토씨와 결합해서 겹토씨를 이루고 있다.  
 
4.5. (33)처럼 '-요', '-그려' 뿐만 아니라 다른 도움토씨도 월에 붙는다. 따라서 도움토씨의 분포를 임자씨 뒤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월까지 확대시켜야 한다.

  (33) [네가 누구를 좋아하느냐](만, 도, 조차…) 문제이다.

자리토씨도 월에 붙을 수 있듯이 한국어에서는 토씨가 원칙적으로 임자씨에 붙는다고 볼 수 없다. 즉, 토씨는 낱말, 마디, 월 모두에 붙을 수 있는 씨이다.

4.6. 그리고 '-요'와 '-그려'는 씨끝이 아니라 토씨이다. 하지만 이춘숙(1994), 서정수(1996), 이상복(1976)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춘숙(1994)에서는 '마침법 씨끝'으로, 서정수(1996)에서는 '기능요소'로 처리하였다. 그리고 이상복은 '-요'를 '청자존대 접미사'로 보았다.

먼저, 이춘숙(1994)을 살펴보자. 이춘숙(1994)에서는 '-요'를 마침법 씨끝으로 보는 이유로 <표7>에서 보듯이 ① 걸림 기능이 없음 ② 들을이-높임을 나타낸다는 것 ③ 마침 기능 ④ 풀이씨에 실현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려」에 대한 이유는 앞서 제시한 것 중에서 ①, ③, ④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논의에 대해 첫째, 걸림 기능이 없다는 것을 먼저 생각해 보자. 토씨를 걸림씨라고 한 이는 최현배(1937)이다. 최현배(1937)에서는 걸림씨의 개념을 (34)와 같이 정의 내리고 있다.

  (34) 걸림씨 또는 토씨는, 생각씨에 붙어서 그것들 사이의 걸림(關係)
      을 보이며, 또는 그 뜻을 더하는 씨이니라. (최현배 1937:611)

토씨는 걸림(關係)을 나타내기도 하고, 뜻을 더하는 씨라고 하였다. 그 중 뜻을 더하는 토씨는 도움토씨이다. 따라서, 도움토씨는 굳이 걸림을 보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둘째, 들을이-높임을 나타낸다고 하여 모두가 마침법 씨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들을이-높임은 마침법 씨끝으로도 실현되지만, 안맺음씨끝(-으옵-, -자옵-, -으오-)으로도 실현되는 것이다.

셋째, '-요'와 '-그려'가 마침기능을 한다고 했는데, 마침기능은 '-요'와 '-그려'가 아니라, 그 앞에 있는 마침법 씨끝이 마침기능을 한다고 보아야 한다. 즉, '-요'와 '-그려'는 월을 맺는 기능이 없다. 만약, 월을 맺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 풀이씨의 줄기에 붙어서 월을 맺어야 한다. 하지만 풀이씨 줄기에 바로 붙으면 (35)처럼 비문이 된다.

  (35) ㄱ. *그 사람은 키가 작요.
       ㄴ. *노래 소리 매우 시끄럽요.
       ㄷ. *제발 빨리 좀 뛰그려.
       ㄹ. *그 탑은 참 높그려.

넷째, 풀이씨에 실현된다고 했는데, 그러면 풀이씨 다음에 실현되는 것은 모두 마침법 씨끝으로 보아야 하는지 설명력이 부족하다.

다음으로 서정수(1996)에서는 '-요'를 토씨로 보지 않은 이유는 '-요'는 문말 형태의 한 가지로서 말씨를 높이거나 부드럽게 하는 기능 요소이므로 이러한 '-요'를 토씨 범주에 추가하지 않는 것이 토씨 범주를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그려'도 감탄의 뜻을 더하는 기능 요소라 할 수 있다. 이 둘을 토씨에 포함시키지 않고 또 다른 문법 범부인 '기능 요소'라고 하는 것을 설정하는 것이 더 간결하다고는 생각 들지 않는다.
그리고 이상복(1976)에서는 '-요'를 청자존대 접미사로 보는데 그 이유는 <표7>을 보면 두 가지가 제시되어 있다.

(36) ㄱ. '-요'가 도움토씨라면 '-요'가 덧붙으므로써 어떤 의미가 첨가되어야 하는데, '-요'가 붙는 성분(구절이나 문장)자체는 아무런 의미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ㄴ. 문장 종결화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므로 종결 접미사는 아니다.

(36ㄴ)은 '-요'가 마침법 씨끝이 아니라는 부분에서 설명을 하였듯이 옳은 기술이다. 하지만 (36ㄱ)은 문제가 된다.

  (37) ㄱ. 집에서 열심히 공부합니다.
       ㄴ. 집에서도 열심히 공부합니다.

  (38) ㄱ. 어디에서 만났어?
       ㄴ. 학교에서.
       ㄷ. 학교에서요.

이상복(1976)에서는 (37ㄴ)처럼 도움토씨 '-도'가 붙으면 '다른 곳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고 집에서도 열심히 공부를 한다'는 뜻을 더하여 (37ㄱ)과 의미차이를 생기게 하지만, (38ㄴ)과 (38ㄷ)은 아무런 의미차이가 없다고 한다. 다만, 말하는이의 듣는이에 대한 높임만이 나타날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높임'도 뜻을 더하는 것이다.
  (39) ㄱ. 사람도 많다. / 달도 밝다.
       ㄴ. 공부나 잘 하여라.
       ㄷ. 벌써 다섯 시나 되었구나. / 그 물건을 사는데 백원 이나 들었다.

도움토씨가 (37ㄴ)의 '-도'처럼 의미차이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 (39ㄱ)의 '-도'는 단지 느낌과 강조만을 나타내고 있으며, (39ㄷ)의 '-(이)나'도 (39ㄴ)의 '(이)나'처럼 '다른 것은 그만 두고라도'라는 뜻보탬보다 단지 놀람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도움토씨의 의미차이 범위는 정도성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요'를 도움토씨로 볼 수 없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요'를 이상복(1976)에서와 같이 처리를 한다면, '-요'의 문법범주는 아주 특이한 것이 된다. 즉, 토씨도 아니고 맺음씨끝도 아닌 것이다. 국어문법에서 가지(접사) 중 토씨도 아니고, 맺음씨끝도 아닌 것은 파생가지와 안맺음씨끝뿐인데 '-요'를 그렇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요' 하나를 위해서 새로운 문법범주를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국어문법에서 토씨와 씨끝은 문법적 의미를 가지면서 구속형식이라는 공통점을 보이지만 이를 구분하는 차이점은 명백하다.

  (40) ㄱ. 나는 그것이 좋습니다요.
       ㄴ. 어디 봅시다그려.

(40)의 '-요'와 '-그려'를 마침법 씨끝으로 본다면, 두 개의 마침법 씨끝이 연이어 붙어 있다고 보아야 하는데, 그러면 씨끝의 체계를 잡기가 어려울 것이다.

4.7. 이상으로 '-요'와 '-그려'가 씨끝이 아니라 토씨이며 토씨 중에도 도움토씨임을 확인하였다. 무엇보다 '-요'와 '-그려'는 월에 붙어서 특별한 뜻을 더하는 토씨이므로 자리토씨, 이음토씨와 다른 기능을 하는 토씨이다. 그리고 다른 도움토씨도 월에 붙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굳이 특수토씨로 처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5. 「-마는」·「-시피」의 처리 : 이음토씨

5.1. 먼저, 앞선 연구의 이음토씨 개념과 '-마는'과 '-시피'를 어떻게 처리하였는지 살펴보자.

  (41) 이음토씨의 개념
    ㄱ. 최현배(1937) : 더러는 여러 가지의 임자씨와 임자씨와를 이어서, 그것이 한덩이가 되어서 한 낱의 월조각이 됨을 보이며; 또 더러는 풀이씨 뒤에 쓰히어서, 월과 월을 이어서, 한 겹월이 되게 하는 것이니라.

     ㄴ. 허웅(1983) : 임자씨와 임자씨를 이어서 한 월성분이 되게하는 토씨이며, 한 임자씨 단독으로는 풀이말에 바로 이끌리지 않는다.
     ㄷ. 고영근/남기심(1985) : 둘 이상의 체언을 같은 자격으로 접속시켜 주는 기능을 띠는 조사이다.
     ㄹ. 김석득(1994) : 둘 이상의 말을 이어서 한 월성분이 되게 하는, 또는 같은 자리(속뜻에서)에 서게 하는 토씨이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현배(1937)를 제외하고는 이음토씨가 임자씨만을 이어주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음토씨는 임자씨 이외에도 마디, 월을 이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즉, 이음토씨의 독특한 기능은 앞뒤의 언어형식을 이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앞서 제시한 <표1>에서 '-마는'과 '-시피'를 어떻게 처리하였는지 정리하면 <표8>과 같다.

 <표8> '-마는'·'-시피'의 앞선 처리
    

그러면 '-마는'과 '-시피'가 가지고 있는 기능과 다른 성격을 고찰해보자.

5.2. '-마는'과 '-시피'의 주된 기능은 월과 월을 이어주는 기능이다. 이음토씨는 일반적으로 앞 뒤 언어형식을 대등적으로 이어주지만 '-마는'과 '-시피'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의'를 이음토씨로 본다면 이는 종속적으로 이어주는 것이며, 이음씨끝도 종속적으로도 이어주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이음토씨도 반드시 대등적으로 이어줄 필요는 없다.
특수토씨를 설정한 허웅(1983)에서는 '-마는'과 '-시피'를 설명하면서 이음기능을 인정한다.

  (42)「-마는」 : '그 일에 구애되지 않고'의 뜻으로 다음 말에 이어진다.
      「-시피」 : '바와 같이'의 뜻으로 다음 말에 이어진다. (허웅 1983:212)

  (43) 월은, 이음법의 활용만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음을 나타내는 특수토씨로도 이어진다.
    (나는 간다마는 너만은 있어야 해. 어찌 너 사정을 모르랴마는 내  사정도 딱해.) (허웅 1983:266)
 
 '-마는'은 앞 월의 거의 모든 마침법 씨끝에 두루 오면서 앞 월의 내용을 시인은 하지만, 이에 어긋남이나 의문이나 불가능 따위의 뜻을 나타낸다. 그렇다고 하여 '-마는'을 도움토씨로 보아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그러나'로 다시 바꾸어 설명할 수 있으므로 그 주된 기능이 이음이며, 도움토씨가 비교적 여러 자리에 자유롭게 쓰이는 반면 '-마는'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시피'는 마침법 씨끝 중 오직 '-다'에만 오면서 '-ㄴ/는 바와 같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앞 월의 내용을 재확인하면서 다음에 이어준다.
허웅(1983)에서 '-시피'는 이것이 이끄는 전체 짜임새를 견줌말같이 기능한다고 하였다.

  (44) ㄱ. 이것은 그것과 같다.
       ㄴ. 너도 알다시피 그것은 소용없는 짓이었다.
       ㄷ. 너도 아는 바와 같이 그것은 소용없는 짓이었다.
         
견줌말은 '같다, 낫다, 다르다' 따위의 풀이씨가 요구하는 월성분이다. 즉 (44ㄱ)의 '그것과'는 풀이씨 '같다'가 요구하는 견줌말이다. 하지만 (44ㄴ)의 밑줄 친 부분을 (44ㄷ)과 같이 바꾸어 설명할 수 있으므로 견줌말로 보기에는 어렵다. 따라서 '-시피'는 앞뒤의 월을 이어주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마는'과 '-시피'를 이음토씨에 포함시키지 못하는 이유로 이음토씨는 앞뒤의 언어형식을 이어서 하나의 월성분을 만들지만 '-마는'과 '-시피'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다만 월을 이어주는 기능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음토씨를 설정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보다도 자리를 나타내는 자리토씨와 특별한 뜻을 더하는 도움토씨와 다름에 있다.
  
5.3. '-마는'과 '-시피'는 이음씨끝이 아니다.
지적했듯이 토씨와 씨끝은 구분될 수 있다. 즉, 토씨는 다른 낱말처럼 뗏다 붙었다 하는 것이 자유롭다. 토씨를 독립된 하나의 낱말로 인정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씨끝은 그렇지 않다. 풀이씨 줄기에 붙어서 하나의 낱말처럼 되어 버린다.

  (45) ㄱ. 울고 싶다-마는 너를 위해 웃고 있다.
       ㄴ. 너도 알다-시피, 난 지금 경제적으로 너무 어렵다.

  (46) ㄱ. 고운 옷이 아니-라도 좋아.
       ㄴ.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45)에서 '-마는'과 '-시피'는 앞의 월과 분리되어도 앞의 월이 성립될 수 있으나, (46)에서는 씨끝인 '-라도'와 '-고'가 분리되면 앞의 월이 성립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춘숙(1994)에서는 '-마는'과 '-시피'가 붙은 앞의 월을 월로서 인정하지 않으면서 앞의 절과 뒤의 절을 이어 겹월 구조를 이루게 하는 이음씨끝이라고 하였다.

  (47) ㄱ. 당신도 아시다시피, 요즈음은 잘 되어 갑니다.
       ㄴ. 너도 알다시피, 내가 뭐 가진 것이 있어야 말이지.

  (48) ㄱ. 당신도 아시다.
       ㄴ. 너도 알다.

(47)의 '-시피'앞에 있는 월을 따로 떼어 내면, (48)처럼 월로서 성립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춘숙(1994)에서는 월을 심층의 추상적 존재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독립적-기능적 단위로 파악하였기에 (48)의 월을 월로서 인정하지 않는다. 물론, (48)의 월은 완전한 월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월의 형식은 취하고 있다.
  (49) ㄱ. [자네도 보았다]시피 학생이 그래서 되겠나?
       ㄴ. [그는 나 앞으로 곧장 뛰다]시피 걸어갔다.
    
(49)의 괄호에 묶인 월들은 꼴갖춘월이라 할 수 있다. (49ㄱ)의 '자네도 보았다'는 부림말이 생략되었고, (49ㄴ)의 '그는 나 앞으로 곧장 뛰다'는 완결법 안맺음씨끝이 생략되어 있을 뿐이다. 이것은 (50)과 같이 이음법 씨끝이 붙어서 겹월을 만들 때 흔히 있는 현상이다. 따라서 '-시피'앞에 있는 언어형식은 월인 것이다.  
  
  (50) ㄱ. 철수는 사과를 먹었다. 영희도 사과를 먹었다.
       → 철수는 사과를 먹었고, 영희도 Ø 먹었다.
       ㄴ. 철수는 영희를 사랑했다. 철수는 열심히 살았다.
        → 철수는 영희를 사랑하Ø며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마는'과 '-시피'는 이음씨끝과의 문제가 남아 있다.

허웅(1983)에서는 '-마는'을 특수토씨로 처리하면서, '-지마는'은 불구법(양보법) 이음씨끝으로 설정하고 있고, 최현배(1937)에서는 '-마는'은 '월이음토'로 설정하고 있으면서 '-지마는', '-련마는', '-건마는'은 이음법 씨끝으로 처리하고 있다.

  (51) ㄱ. 나는 너를 사랑한다마는 너를 보낼 수 밖에 없다.
       ㄴ. 너부터 가거라마는 나는 갈 지 모르겠다.
       ㄷ. 다시 볼 수 있을 지 약속할 수야 있겠나마는 그 동안 있었던 일은 잊지 말자.
       ㄹ. 나는 너를 사랑하지마는 너를 보낼 수 밖에 없다.
 
  (52) ㄱ. 나는 너를 사랑한다.
       ㄴ. 너부터 가거라.
       ㄷ. 다시 볼 수 있을 지 약속할 수야 있겠나?
       ㄹ. 나는 너를 사랑하지.

(51)과 같이 토씨로 분류한 '-마는' 앞에는 항상 마침법 씨끝이 온다. 그러면 '-지마는'의 '-지'도 마침법 씨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씨와 씨끝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러한 처리는 같은 형태소가 같은 통어 환경에 놓이는 경우에서의 문제이다. 즉 통어기능을 고려하지 않고 다만 앞에 놓이는 형태소의 차이로 같은 기능을 지닌 형태를 다른 문법범주로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51)의 '-마는' 앞에 있는 언어형식을 따로 떼어내면 (52)와 같이 월로서 성립한다. 따라서 이음토씨 '-마는'에 이끌리는 구문이나 '-지마는' 구문은 동일구문이어야 한다. 즉, '-마는'이 동일한 구조 속에서 동일한 형태와 동일한 기능이 인정되는 독립된 하나의 형태라고 생각하면, 이러한 분석은 옳지 않다. '-마는'은 거의 모든 마침법 씨끝에 두루 온다. 만약 '-마는'을 씨끝으로 보게 되며, 그 수만큼의 이음씨끝으로 설정하여야 하는 불합리를 가져오게 된다.

하지만 '-건마는'과 '-련마는'은 '-마는' 앞에 마침법 씨끝이 아니라 안맺음씨끝이 온다. 따라서 이는 토씨가 아니라 씨끝이다. '-건마는'과 '-련마는'은 '-ㄴ마는'으로 묶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건마는'과 '-련마는'을 형태소 분석해 보면, '-건마는'은 '거+ㄴ+마는'이 되고, '-련마는'은 '리+거+ㄴ+마는'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는'는 앞에 마침법 씨끝이 오면 토씨이고, 'ㄴ+마는'이 되면 이음씨끝이 되는 것이다.

다음에는 '-시피'의 분포상 특성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이음씨끝과의 문제를 고찰해 보자.  

  (53) ㄱ. 보시다시피 여기에는 아무 것도 없소.
       ㄴ. *보시자시피 여기에는 아무 것도 없소.
       ㄷ. *보시까시피 여기에는 아무 것도 없소.
       ㄹ. *보시고시피 여기에는 아무 것도 없소.

 '-마는'은 마침법 씨끝 아래 두로 분포하지만, (53)에서처럼 '-시피'는 아주 제약적으로 마침법 씨끝 '다'에만 분포할 수 있다. 즉, '-다시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54) ㄱ. [너는 뛰]다시피 나에게 걸어왔다.
    ㄴ. [너도 뛰]고 나도 뛰었다.
    ㄷ. [너는 뛰]면서 무엇을 먹니?

  (55) ㄱ. 너는 뛰-다시피 나에게 걸어왔다.
       ㄴ. 너는 뛰다-시피 나에게 걸어왔다.

(54)에서 '-다시피'는 이음씨끝인 '-고', '-면서'와 같은 분포를 보인다. 즉, '-다시피'를 하나의 이음씨끝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분포가 '다' 뒤에서만 분포하기 때문에 그 자립성이 문제시되는 것이다. 하지만 (55ㄱ)처럼 분석하게 되면 서술법 마침씨끝으로서 '다'의 기능이 너무 축소되는 것이다. 그리고 '-시피'는 '-마는'과 같이 그 자체로서 이음토씨의 기능이 가능하며 '-시피' 앞의 언어단위가 월이므로 (55ㄴ)처럼 '-다'와 '-시피'를 분리하여 분석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5.4. 이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마는'과 '-시피'는 특수토씨도 이음씨끝도 아닌 월과 월을 이어주는 이음토씨이다.


6. 마무리

6.1. 이 글은 '-라고, -요, -그려, -마는, -시피' 따위의 토씨들이 월에만 붙는다는 분포상의 특징 때문에 특수토씨로 처리한다는 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토씨 각각의 기능을 검토하여 자리토씨, 도움토씨, 이음토씨 가운데 어느 하나로 처리될 수 있음을 논의하였다. 이러한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6.2. 특수토씨는 [1]과 같은 이유 때문에 다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1] ① 월에만 붙는다하여 특수토씨를 설정하면 토씨 분류에 일관성이 결여된다.
      ② 다른 토씨들도 월에 붙는 경우가 많다.
      ③ 월의 개념이 문제시된다.
 
6.3. 이에 허웅(1983)에서 설정한 특수토씨(-(라)고, -요, -그려, -시피, -마는)는 각각 다른 토씨로 처리할 수 있고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2] '-(라)고'는 자리토씨로 처리할 수 있다.
    ① '-(라)고'가 만드는 월성분은 풀이씨가 요구하는 필수성분이다.
    ② '-(라)고'는 생략이 가능하므로 씨끝도 아니며 토씨 중에서 자리토씨이다.
    ③ 다른 자리토씨도 월에 붙을 수 있다.
   
  [3] '-요'·'-그려'는 도움토씨로 처리할 수 있다.
    ① 도움토씨의 개념대로 뜻을 보태는 기능을 한다.
    ② '-요'는 분포가 다양하다.
    ③ '-요'는 다른 도움토씨와 결합이 가능하다.
    ④ 다른 도움토씨도 월에 붙을 수 있다.  
 
  [4] '-마는'·'-시피'는 이음토씨로 처리할 수 있다.
    ① '-마는'·'-시피'의 주된 기능은 월과 월을 이어주는 기능이다.
    ② '-마는'·'-시피'는 이음씨끝이 아니다.

 6.4. 이상으로 논의한 것을 정리하면 <표9>와 같다..

 

【 참 고 문 헌 】

고영근(1974) '현대 국어의 종결어미에 대한 구조적 연구' 어학연구 10-1
고영근·남기심(1985) [표준 국어문법론] 탑출판사
김석득(1994) [우리말 형태론] 탑출판사
김수태(1993) '인용월의 변천에 대하여'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 제30집
______(1996) '인용월의 개념과 유형' 우리말연구 제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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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배(1937) [우리말본] 정음문화사
허  웅(1983) [국어학] 샘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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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느낌 | 추천 0 | 08.16  
기네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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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 추천 0 | 08.16  
스크롤바의 압박이 심하네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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