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든지 문명화된 나라에서는 표준어가 정해져 있고, 표준발음이 정해져 있다. 표준어는 국민들이 언어생활을 하는데 있어 통일성을 기하고, 언어의 효율성을 달성하는데 꼭 필요하다. 우리 나라 역시 표준어를 가지고 있으며 표준어의 원칙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하나의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그것은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표준어의 기준이 우리 국민 전체의 말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며 또한 그 기준에 부합해서 표준어로 채택된 말이 그 기준에서 벗어나, 우리가 사투리라고 부르는 말보다 올바른 말이라고 볼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렇다면 우선 여기에서 우리나라 표준어의 정의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우리나라 표준어의 정의가 처음 나온 것은 1930년대 초이다. 당시 일제의 압박아래에서 조선어 학회가 우리말을 지켜나가기 위해 우리나라 말의 표준을 정했던 것이다. 그 정의는 다음과 같다.
'표준말은 현재 중류 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한다.'
그런데 오늘날 이 정의에서, 중류사회라는 척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그것은 교양 있는 사람이 쓰는 말로 바뀌었다. 따라서 지금의 표준어 정의는
'표준말은 현재 교양있는 사람이 쓰는 서울말로 한다.'
이다. 이것을 풀이하자면 시간상으로는 현재를, 계층상으로는 교양있는 사람 즉 배운사람을, 지역적으로는 서울 즉 우리나라의 중부권에서 쓰는 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의 표준말 정의는 현재 중부지방의 교육받은 사람들이 쓰는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정의는 타당한 것이며, 이러한 정의에 부합되는 말이 올바른 말이라 할 수 있을까? 이제 여기서 표준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 것, 즉 사투리와 비교함으로써, 이러한 정의의 옳고 그름에 대하여 알아보자.
다음의 문장을 읽어보자.
옛날 어던 집에 아들이 인자 효자가 있었어. 효자가 있는디, 자기 인자 부모님이 딱 어디 갔다온께 돌아가셔부렀드락 하요.
"세상에 우리 부모님이 가실 때 뭣한 말 한마디도 없이 가신 것이 너무나도 억울하니까......"
그분이 동네동네 댕김시로 이 참기름을 얻었닥 하요. 인자 즈그 아부지는 방에가 죽었는디 뉘여서 놔두고 얻어갖고 그놈을 갖고와서 인자 솥에다 담고 그 참기름을 펄펄 끼랬다요. 끼래갖고 이 열 손가락을 이 참기름에다 여서 그 닥 끼래갖고는 그 손구락 끝어리다 불을 덩근께 싹 덩그드락 하요. 불을 덩거갖고 아부지 앞에로 간께는 저승에서 뭐라고 한고니는, "당신은 지금 가야 열봉산에 불이 났으니까 당신이 가야 그 불이 꺼지제 당신이 안 가면 이 불이 안 꺼진께 이승에 나가서 그 불을 끄고 다시 오락하드라"카요. 그래 아부지가 다시 살아나서 아버지한테 유언의 말도 다 듣고 효도한 그런 머시기 다 듣고 그래갖고 아부지가 다시 인자 돌아가셨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