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이야기’ 가운데 경상도 사투리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 있어 여기에 적어 볼까 한다. 이미 알고 있는 이도 있겠지만 모르는 사람을 위해 한번 해 보겠다.
참새 여러 마리가 전깃줄에 앉아 있었다. 포수가 참새를 잡으려고 나란히 한 줄로 앉아 있는 참새들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 ‘한 마리라도 맞겠지’ 하며 앞이 아닌 옆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그런데 열 마리 가운데 경상도 참새 아홉 마리는 살고 맨 마지막 한 마리만 총에 맞아 죽었다. 왜냐하면 포수 쪽으로 맨 앞에 있던 대장 참새가 총 쏘는 것을 본 순간 “수그리” 하고 외쳤는데 서울 참새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만 총알을 피하지 못했던 것이다. 참새들은 빈 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로운 참새를 오게 했다. 그 참새도 서울 참새였다. 이제는 아까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안 일어나도록 몇몇 참새가 “수그리”라는 말이 “엎드려”라는 말과 같음을 가르쳤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포수가 얼마 뒤 전깃줄에 앉은 참새를 향해 총을 쏘았다. 그런데 다시 들어온 참새만 총에 맞았다. 앞에 앉아 있던 그 대장 참새가 급한 김에 “아까 맨치로” 하고 소리쳤기 때문이었다. 참 기막히고도 슬픈 이야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