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론 중 방어기제와 관련된 속담들
방어기제는 우리 속담에도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한국인이 사용해 왔던 전래 속담에서 과거 한국인 특유의 문제해결방식이나 자아방어방식을 발견할 수 있다. 방어기제와 관련된 속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감정전이
윗사람에게 꾸지람을 듣고 그 화풀이를 애매한 다른 사람이나 대상에게 하는 경우, 자신에게 화가 나는 상황에서 화풀이를 엉뚱한 데 하는 경우.
•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
• 시어머니에게 역정 나서 개 배때기 찬다.
• 관가에서 곤장 맞고 집에 가서 제 계집 친다. • 제 얼굴 못나서 거울 깬다.
2. 치환/대치
원래의 목표로부터 대용 목표로 전환하여 긴장을 해소하는 경우, 즉 원래의 사물이나 사람을 취득하기 어려울 때 다른 사물이나 사람에게 에너지가 향하는 것을 치환이라 하고, 충동을 다른 대상에 분출하는 것을 대치라 하는데, 이와 연결되는 속담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꿩 대신 닭(치환). • 양반 못된 것 장에 가 호령한다(대치).
양반을 공격하고 싶지만 그것이 안 되니까 다른 대상에게 충동을 분출하는 대치로 볼 수 있다.
3. 반동형성
억압된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정반대의 것으로 감정을 표출시켜 해소한다는 의미의 반동형성으로 볼 수 있는 속담들은 다음과 같다.
• 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린다. • 겁 많은 개 먼저 짓는다.
•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다. • 가난할수록 기와집 짓는다.
• 빛 좋은 개살구.
•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고 우는 놈 한 번 더 때린다.
4. 동일시
•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 • 며느리 늙어 시어미 된다
5. 투사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타인에게 돌리고, 자신의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행위를 뜻하는 것으로 투사와 관련된 속담은 다음과 같다.
• 가랑잎이 솔잎더러 바스락 거린다고 한다 • 숯이 검정 나무란다
•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 글 못한 놈 붓 고른다
• 선무당이 장고 탓 한다 • 봉사가 개천 나무란다
• 제 흉 열 가지 가진 놈이 남의 흉 한 가지 본다
6. 부정
당면한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 일단 부정하게 되는 경우이다.
• 눈 가리고 아웅 • 닭 잡아먹고 오리 발 내놓기
• 꿩은 머리만 풀에 감춘다. • 건너 산 쳐다보기
7. 보상
자신의 부족한 점을 감추기 위해 약점을 지각하지 않으려 하거나 다른 정적 특성을 내세우는 것으로, 관련 속담들은 한국인의 성격 특성 중 허세와 체면 중시 성향도 보상심리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 없는 놈이 있는 체, 못난 놈이 잘난 체한다. • 가난한 집 족보 자랑한다.
• 가난할수록 기와집 짓는다. • 든 거지 난 부자
8. 합리화
억압된 생각의 재해석, 즉 어떤 일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또는 자신이 무엇인가 잘못을 했을 때 무의식적으로 자기에게 편리하고 유리하게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 변명거리를 만드는 경우이다.
•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 • 핑계 없는 무덤 없다.
• 사흘 굶어 담 아니 넘을 놈 없다. • 제 논에 물 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