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발
인공등반용 신발은 등반대상지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기후와 온도가 급변하고, 눈과 얼음이 혼합된 고산의 거벽에서는 동계 등반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동계용 이중화를 사용해야 하지만, 순수 암벽으로만 된 대암벽등반에서는 기후 조건이 어떻든, 소위 리지화라고 하는 신발을 사용하면 된다.
때에 따라서 발에 꼭 맞는 암벽화나 편한 운동화를 사용할 수 있으나, 줄사다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발바닥 창이 딱딱한 신발이어야만 발이 편안하다. 또한 암벽화 창과 같이 암벽에 마찰력이 좋은 신발이면 아주 적당한데, 이는 어느 정도 자유등반을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요즘은 대암벽등반용 신발도 많이 있는 거로 알고 있다.
● 무릎보호대와 장갑
무릎보호대는 말 그대로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추락하면서 바위에 무릎이 부딪쳐 부상을 입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아니고, 단지 무릎을 많이 써야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다. 줄사다리를 사용 할 때 무릎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줄사다리 상단 발판을 발로 밟고 버티는 자세가 오래 될수록, 바위면에 무릎을 붙이는 일이 자주 생기게 된다.
이때 무릎보호대 없이 한나절만 등반하면 아마 무릎이 다 헤져버리게 될 것이다. 무릎보호대는 배구선수들이 사용하는 두꺼운 패드가 들어간 밴드식이나, 일반 작업용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이 적합하다. 장갑은 많은 장비들과 바위를 수없이 만지작거려야 하기 때문에 손바닥 보호를 위해서 필요하다. 손끝만 나온 가죽으로 된 장갑이어야 하는데, 너무 투박하지만 않으면 된다. 이런 장갑을 끼더라도, 하루만 등반하고 나면 손끝의 통증이 심하여 섬세한 손끝 동작을 하기가 어렵다.
● 허공의자
안전벨트에만 의지해서 하루종일 등반을 한다면, 아마 허리와 다리는 고통으로 참기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될 것이고, 주위에 경관을 음미하는 것은 물론 간식을 먹는 즐거움조차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한 마디의 등반이 끝나고 난 확보지점에서는 반드시 허공의자에 앉아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등반은 즐거워야 하기 때문이다.
● 홀백
많은 등반 식량이나 물, 또는 예비장비를 담아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게 홀백이다. 큰 주머니 같은 것을 사용할 수 있으나, 문제는 바위면에 비벼대도 터지지 않으며, 바위에 닿는 마찰력도 작은, 즉 튼튼하고 매끈한 천으로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또한 홀백은 배낭처럼 멜 수 있게 멜빵(어깨걸이)이 있어야 무거운 짐을 쉽게 운반할 수가 있다. 이런 홀백들이 상품화된 지는 꽤 오래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장비다. 그래서 큰 플라스틱 통으로 만들어 쓰는 경우도 있긴 하다.
● 포타레지와 오물통
포타레지는 허공침대다. 대암벽에 마땅히 누워 잘 수 있는 바위턱이 요소요소 있다면, 포타레지가 없어도 등반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포타레지를 이용해서 잠을 자야한다. 포타레지는 일반적으로 1인용과 2인용이 있다. 2인용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서로 머리를 엇갈리게 잘 수 있게 되어있으며 비를 피할 수 있는 플라이도 있다. 대암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비가 오물통이다. 장기간 등반에는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엘캡은 많은 클라이머들이 찾고있어 자연환경을 지켜야하는 게 당연하다. 이때 대변만큼은 바닥에 던져버리지 말고, 꼭 오물통에 담아서 등반을 마치고 난 후 공원화장실에 버려야 한다.
● 물통과 덕테이프
대암벽등반에서는 마시는 물이 중요하기 때문에 물통도 역시 중요하다. 특히 요세미티와 같이 더위가 심한 곳에서 물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물을 시원하게 보관하는 것이 물의 소모량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물통에 덕테이프(우리나라의 청테이프 일종)를 전체 감아 놓으면, 물의 시원함을 어느 정도 간직할 수 있다. 또한 물통에 끈을 매달아 잃어버리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덕테이프의 사용 용도는 등반중 로프가 암각에 쏠려 마모가 심할 경우, 암각에 붙여 로프의 마모를 줄이는 데 쓰이는 등 등반중 그 용도는 다양하다.
● 확보물과 대암벽등반의 등급체계
인공등반에서 각종 확보물들을 사용하는 게 곧 등반기술이기 때문에 먼저 인공등반 등급체계, 즉 대암벽등반의 등급체계를 알아야 한다. 대암벽 등급 표기법은 ‘Ⅵ 5.10 A5’ 이처럼 표기한다. Ⅵ급은 최고 등반소요시간 난이도 표기로Ⅰ급에서 Ⅵ급까지를 로마문자로 표기한다. Ⅵ급이 요세미티 대암벽의 최고 등반소요시간 난이도며, 2일 이상 소요되는 루트임을 뜻한다.
대암벽에서 자유등반 최고 난이도는 5.11급을 넘지 않는다. 사실 5.10급도 무거운 장비와 인공등반용 신발을 신고 자유등반을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A5급은 인공등반 최고 난이도를 나타내는데, 최저 난이도인 A0, A1, A2, A3, A4식으로 표기한다. A2급부터는 난이도의 등급을 좀 더 세분화하기 위해서 플러스(+), 마이너스(-)를 적용하기도 한다. 예를 든다면 A2급보다 어렵고, A3급보다 쉬운 것에 대한 표기를 A2+나 A3-로 표기하게 된다.
그런데 등급의 기준치가 되는 A0급은 사실상 대암벽에서 인공등반 난이도 등급으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줄사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그것도 확보물에 완전히 의지하지 않는 소위 프렌치프리(French Free)의 등반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확보물 설치의 어려움에 의한 위험성을 근거로 적용하는 인공등반의 난이도 등급 적용의 기준은 A1으로 봐야 한다.
A1급은 너트나 캠의 설치가 쉽고 안정감이 있으며, A2급은 작은 규격의 너트나 캠 사용만이 가능하고, A3급은 망치로 두들겨 박는 나이프 피톤이나 헤드 정도를, A4는 헤드 사용만이 가능하고, A5는 헤드 사용도 어려운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확보물 설치의 어려움으로 구분하는 인공등반 난이도의 등급은 등반 소요시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식량과 장비를 계획하는 데는 인공등반 난이도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확보물이 전혀 없는 A4급 이상 난이도의 마디는 하루에 등반을 끝내지 못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요세미티 계곡에서 가장 어려운 대암벽인 엘캡을 하루에 세마디 이상 등반을 한다면 아주 잘한 등반이라고 할 수 있다.
● 캠
캠은 인공등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장비고 또 손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사용범위에 한계가 있다. 높은 난이도에서는 사용할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등반은 주로 바위가 갈라진 크랙을 이용해 등반하게 되고, 게다가 주로 캠 설치가 적당한 크랙들이 많아서 다양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사용방법에 능숙해야 한다. 캠의 종류는 제조회사마다 구조가 조금씩 다르지만 기능에는 별 차이가 없다. 또 크기별로 다양하게 쓰이긴 하지만 큰 홋수보다는 작은 홋수가 더 많이 쓰인다.
캠은 설치와 회수가 빠르기 때문에 주요 확보물로 사용되지만, 문제는 작은 홋수일수록 잘 빠진다는 것이다. 특히 매끈한 바위면에 캠을 너무 당겨 설치하면, 가용범위도 적은데다 캠의 회전 각도마저 커서 더욱 잘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작은 홋수일수록 회전각도를 작게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캠에 닿는 바위 접촉면을 잘 관찰해야 한다는 점이다. 바위질이 약하거나 바위입자가 살아있는 곳은 바위 표면이 부스러지며 캠이 열리게 되는데, 회전 각도의 설치 가용범위가 적기 때문에 빠져버리게 된다. 이런 점만 조심한다면 긴요하게 사용되는 작은 홋수의 장비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 너트
인공등반에서 주로 사용되는 너트는 일반적으로 와이어가 달린 알루미늄 재질에 밑이 좁은 마름모꼴 육면체다. 너트는 밑이 좁고 위가 넓어 바위틈새에 쐐기처럼 미끄러져 들어가며 지지하는 확보물이라 그 설치 상태가 양호하면 오히려 캠보다 더욱 안정감이 있다. 재질은 알루미늄이 아닌 철이나 황동으로 된 눈곱만큼 작은 것들과 너트의 두께가 다른, 즉 불규칙한 육면체의 마름모꼴 형태까지 아주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각 제조회사마다 특성을 가지고 있어 너트의 종류는 더욱 다양하다. 그러나 너트는 설치하기가 캠보다 결코 쉽지 않다.
바위틈새의 형태가 무척이나 다양하기 때문인데, 전형적인 바위틈새에서 볼 수 있는 형태는 대부분 안쪽은 좁고 바깥쪽이 넓게 되어있어 일반적인 마름모꼴의 너트로는 한쪽 귀퉁이만 바위면에 걸려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이때 두께가 불규칙한 육면체의 너트를 사용하면 좀 더 안정감 있게 설치 할 수 있다. 철이나 황동으로 된 작은 너트들은 와이어도 가냘파 불안해 보이지만 아주 유용하게 쓰일 때가 많다. 예를 든다면 피톤을 자주 박았던 자리에는 구멍이 넓어져 맞는 피톤이 없을 때가 있다.
이때 피톤 자리 밑에 이런 작은 너트가 제격이며, 또 나이프 피톤을 설치해야만 하는 바위 틈새에도 이런 너트를 사용하면 오히려 피톤보다도 안정감 있게 설치할 수 있다. 어쨌거나 너트의 최고 기능은 우선 설치와 회수가 빠르기 때문에 망치로 박았다 뺐다 하는 피톤을 설치해야 할 곳에 너트의 사용을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너트의 사용이 많고 중요한데, 불안하게 걸린 너트의 머리를 망치로 두들겨 박아넣지 않는 게 좋다. 그럴 바에는 좀 더 너트의 사용법을 익혀두는 것이 우선이다. 너트를 사용하는 기술은 대암벽에서 절대적이고, 곧 등반시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슬라이드
슬라이드는 너트를 겹쳐끼우는 방식을 응용해서 기계적으로 만든 장비인데, 대표적으로 로우볼을 들 수 있다. 이 장비는 너트가 설치되지 않는 수평 언더크랙(밑으로 향한 바위틈새)에서 나이프 피톤 대용으로 사용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제격이지만 잘 설치해야만 안정감이 있다.
● 피톤(하켄)
피톤은 오랜기간 동안 확보물의 대명사로 여겨지면서 많은 변화속에 그 종류도 다양해졌다. 일단 앵글과 나이프 두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특히 나이프 류는 바위틈새가 좁을수록 어렵기 때문에 섬세한 종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피톤 사용에서 표준인 앵글은 철판이 V자처럼 구부러져 있어, 철판의 탄성 힘으로 바위틈새에 아주 확실하게 지지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탄성이 약한 철 재질의 앵글피톤은 지지력이 약해 견고하지 못하고 빠질 수 있다. 더욱이 설치된 지가 오래되었다면 탄성이 약한 앵글피톤은 지지력이 더욱 약해져 쉽게 빠져버린다.
이런 확보물들은 등반자를 안전하게 잡아주기는커녕 오히려 곤경에 빠뜨릴 때가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앵글피톤을 좀더 변화시킨 Z톤은 그 기능은 앵글피톤과 비슷한데, 좀더 넓은 바위틈새에서 앵글과 겹쳐 사용하면 많은 지지력을 얻는다. 앵글피톤이 박히는 바위틈새보다 더 좁은 틈새는 납작한 나이프 피톤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다. 로스트 애로우, 부가부, 러프, 버드빅 등인데, 로스트 애로우나 부가부는 바위틈새가 좁고 깊은 곳에 어렵지 않게 설치할 수 있는 확보물들이라, A2급 정도 난이도에서 흔히 사용한다.
대암벽인 요세미티의 경우 바위질이 화강암이라 단단해서 피톤이 견고하게 설치되지만 탄성이 없는 피톤은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설치된 앵글피톤들은 탄성이 매우 좋아 빠질 염려는 없으나, 그래도 망치로 몇번 두들겨 확인해본 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망치로 두들기는 소리가 맑고 경쾌하게 들리면 잘 박혀있다는 뜻이다. 앵글피톤을 설치할 때에도 망치소리로 확인한다. 이렇듯 잘 박힐수록 맑고 경쾌한 소리를 내는 피톤의 울림을 평소 잘 들어 익혀두어야 한다.
이밖에 러프나 버드빅은 아주 좁은 바위틈새, 소위 실크랙같은 곳에, 깊이 1센티미터정도 박혀 지지력을 얻는 열악한 확보물들이지만, 설치 능력에 따라서 지지력을 크게 얻을 수가 있다. 또한 버드빅은 좁은 바위틈새뿐 아니라, 와이어가 끊어져 사용하지 못하는 바위틈새에 박힌 헤드 위에 걸치듯 박아 사용할 수 있는 확보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런 장비들이 사용되면 이미 A3급을 넘어 A4급 정도의 난이도 등반으로 접어들게 된다.
● 헤드
헤드는 작은 너트조차 설치할 수 없는 바위 틈새에 설치하는 확보물로 설치방법이 너무 잔인(?)하다. 와이어 끝에 붙은 연한 구리나 알루미늄을 망치와 정으로 바위틈새 안으로 짓이겨 넣어 지지력을 얻는 장비다. 코퍼헤드, 알룸헤드, 써클헤드는 모두 바위틈새에 짓이기는 확보물들로서 같은 용도로 사용한다. 코퍼헤드의 코퍼는 구리, 알룸헤드의 알룸은 알루미늄이며, 써클은 원을 뜻한다.
코퍼헤드와 알룸헤드는 하중을 받는 힘의 방향이 수직으로 향할 때 쓰이는 확보물이다. 단지 구리가 알루미늄보다 연하기 때문에 규격이 작은 쪽에 주로 구리가 사용되는 정도지 꼭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구리로 만든 제품인 써클헤드는 수평으로 난 바위틈새에서 사용한다.
아무래도 양쪽에 걸리는 힘의 방향이 중심으로 향하게 되면 빠져나올 수 있어, 더욱 잘 짓이겨지는 구리를 쓴다. 그리고 미세한 홈일수록, 또는 바위질이 약할수록 구리로 된 헤드를 사용하는 쪽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헤드는 지지력이 약할 것 같지만 의외로 강하다.
물론 작은 치수일수록 충격에 의해 와이어가 끊어지거나 헤드가 빠질 수 있지만 그것도 설치하는 기술에 달려있다. 헤드는 홈이 완전히 파여 있어야 설치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드릴로 홈을 완전히 만들어 설치해야만 한다. 헤드를 사용해야만 하는 곳이라면 헤드의 사용량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이미 A5급의 난이도에 들어선 것이다.
● 훅
훅은 이동식 확보물이다. 종류는 크게 바위턱에 걸어 지지하는, 일명 스카이훅이라고 하는 일반적인 스탠다드훅과, 수직으로 갈라진 바위틈새에 사용되는 캠훅, 그리고 인공적인 구멍에 걸어 지지하는 포인트훅으로 나눌 수 있다. 스탠다드훅은 바위턱 크기에 맞추어 훅의 크기를 잘 선택해서 사용하면 어려움은 없다.
캠훅은 나이프 피톤인 로스트 애로우 정도 사용되는, 수직으로 갈라진 바위틈새에서 비틀리는 힘으로 지지력을 얻는 장비다.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고, 한두 동작 움직이는 데 긴요하게 쓰인다.
포인트훅은 다른 확보물들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밋밋한 바위면에서 불가피하게 연속적으로 볼트를 사용해야 될 경우 볼트의 소요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장비다. 드릴로 구멍을 조금 파낸 후 훅을 구멍에 집어넣어 지지하는 간단한 기술이다. 볼트를 많이 설치해야 하는 곳에서 이처럼 포인트훅을 사용하면 볼트 사용량을 많이 줄여 암벽의 훼손을 줄일 수 있고, 등반시간도 많이 축소할수 있다.
● 볼트
볼트는 최후의 선택이다. 바위 틈새가 전혀 없는 곳에서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지만 그 사용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루트를 개척한다면 확보지점에는 어쩔 수 없이 볼트를 설치해두어야 한다. 볼트는 드릴과 망치를 함께 사용하는데, 볼트의 굵기에 맞는 드릴을 망치로 두들겨 바위에 구멍을 낸 후 볼트 머리를 망치로 쳐서 설치한다.
사용 범위는 크기 별로 나누며, 크기에 따라서 모양과 그 설치 방법이 다르다. 우선 대암벽에서는 무게가 적게 나가는 볼트를 선택해야만 하는데, 지름이 6밀리미터 정도인 볼트가 적당하다. 이 정도 굵기에 볼트들은 자체 팽창력을 가지고 있게 만들어져 있어 무게 또한 매우 가볍다. 문제는 볼트행어다. 카라비너와 볼트의 연결고리인 볼트행어의 무게는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철판으로 만들어진 튼튼한 볼트행어는 파괴강도가 강해서 매우 안전하지만 그 만큼 무겁고, 게다가 볼트 수량에 따라 그 무게도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거벽등반에서는 등반이 끝나는 확보지점에서나 몇 개 사용하고, 등반중 확보물용으로는 리벳행어를 사용하게 된다. 리벳행어는 설치된 볼트에 행어를 설치하고 다시 회수해 갈 수 있다.
따라서 몇 개만 있으면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볼트행어의 수를 많이 줄일 수가 있다. 그러나 이미 개척되어진 루트에서는 사실 별 쓸 일은 없다. 다만 볼트가 부러졌을 때나, 혹은 훅의 구멍를 만들기 위해 볼트와 드릴을 준비할 필요는 있겠지만, 이것조차 염려하지 않는다고 해도 리벳행어만은 꼭 있어야 한다.
이런 복잡 다양한 여러가지 인공반기술에 의한 클라이머들의 목적은 오르는 과정에 있는 것이지 정상에서만 찾으려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리고 좀더 모험적인 도전의 등산이라는 알피니즘에 이 인공등반기술로 접근하면 그 영역은 좀더 자유로워지고 확대될 것으로 믿는다. < 글 정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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