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이 중요한 가치로 떠올랐지만, 알게 모르게 먹고 마시는 습관들이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 음식의 섭취량이 너무 많거나 적어 나타나는 불균형을 경계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식습관이다. ▶ 가공육의 지나친 섭취= 햄, 베이컨,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은 현대인의 식탁에서도 흔한 음식이 됐다.
가공육은 흔히 말하는 건강식과는 거리가 멀다. 이미 수많은 연구가 가공육으로 인한 각종 질병 발병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 특히 고혈압, 심장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 대장암, 위암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가공육의 위험성은 제조 과정에서 들어가는 첨가물로 인해 나타난다. 가공육에는 붉은 고기를 보존하고, 지방 산화를 억제하며 풍미를 좋게 하는 역할을 하는 보존제인 아질산염이 들어있다. 아질산염은 고기의 아민 성분과 만나 N-니트로소화합물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든다. N-니트로소화합물은 베이컨이나 그릴 소시지를 고열인 130℃ 이상에서 프라이로 요리할 때 주로 형성된다.
지난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PC) 의해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식품이다. 국제암연구소는 “적색육과 가공육을 매일 각각 100g, 50g 섭취 때 암 발생률이 각각 17%, 18% 증가한다”면서, 소시지 등의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 너무 많은 기름으로 조리하는 것=현대인의 식습관 가운데 흔히 지적되는 문제는 기름의 섭취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인의 밥상에선 기름에 볶고 지지고 부치는 음식이 많다. 이 과정에 쓰이는 해바라기 오일, 옥수수 오일, 콩기름 등은 오메가-6 지방산의 함량이 높다. 한국인이 즐겨 섭취하는 참기름 역시 마찬가지다.
2006년 미국 영양 건강센터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현대인의 식단에선 오메가-6 지방산과 오메가-3 지방산의 불균형이 두드러진다. 4만 년 전 인류의 초기 식단은 오메가-6와 오메가-3 지방산의 섭취 비율은 1:1, 산업화 이전 시기에는 1:4 정도였으나, 산업화 이후 무려 16: 1~20:1의 비율로 섭취하게 됐다.
오메가-6 지방산의 경우 두뇌 기능은 물론 피부와 모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대사 조절 및 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잉 섭취는 문제다. 미국 영양 건강센터에 따르면 오메가-6 지방산은 오메가-3 지방산의 작용을 억제하는 반대 성질을 가진다. 때문에 오메가-6 지방산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게 되면 오메가-3 지방산의 항영증 작용을 억제한다. 즉, 활성산소의 연쇄 반응을 형성, 각종 신체 노화와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세포 손상의 원인이 된다.
오메가-6 지방산과 오메가-3 지방산의 섭취는 1:4의 비율을 맞추는 것이 좋다. 오메가-3 지방산의 일일 권장량은 500~2000㎎으로, 적정 비율에 따른다면 오메가-6 지방산은 125~500㎎ 정도로 섭취하면 된다.
▶ 너무 많은 면의 섭취=면의 섭취를 너무 즐기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라면은 물론 국수, 우동 등 각종 면의 형태는 모두 포함되는 이야기다.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김지혜ㆍ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강윤희 교수팀이 진행한 연구에서는 라면ㆍ국수ㆍ우동 등 면류를 주 5회 이상 먹는 여성은 8년 후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질병관리본부의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에 참여한 40∼69세 남녀 5018명(남 2439명, 여 2579명)을 대상으로 면류 섭취 빈도와 고혈압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주 5회 이상 면류를 섭취하는 여성의 고혈압 발생 위험은 면류를 전혀 먹지 않는 여성의 2.3배에 달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에 대해 “면류 섭취를 즐기는 여성의 고혈압 위험이 높은 것은 면류 섭취가 식품 섭취의 다양성(diversity)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지방을 섭취하지 않는 것=지방이라고 다 같은 지방은 아니다. 우리 몸은 늘 적절한 양의 지방을 요구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불포화 지방’이다. 하지만 다이어트 등을 이유로 지방 섭취를 꺼리는 사람들은 모든 지방을 섭취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건강한 ‘불포화 지방’은 우리 몸의 성장과 세포 기능의 정상화를 돕는다. 오메가-3 지방산과 같은 다중 불포화지방은 염증 조절과 심장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단일 불포화지방(MUFA)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대사 장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체중감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2009년 연구에선 실험자들을 대상으로 식사에서 불포화 지방을 섭취한 그룹과 지방을 섭취하지 않은 그룹을 비교했다. 그 결과 불포화 지방은 섭취한 그룹은 식사 이후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더 높은 포만감을 가지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