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서 폭스테리어가 여자아이를 물어 다치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아파트 주민들은 이 개에게 입마개를 착용시키라고 요구했지만, 사고 당시 폭스테리어는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에 법적으로 규정된 입마개 착용 의무 견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1일 경기도 용인의 아파트에서 한 주민이 키우던 폭스테리어가 만 4살도 되지 않는 아이를 무는 사고가 났다. 개에게 물린 여자아이는 허벅지에 흉터가 남을 정도로 크게 다쳤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폭스테리어(Fox Terrier)는 영국 원산의 동물로 키가 약 39cm정도인 작은 개다. 본래는 사냥개로 귀족들의 스포츠로 애호됐던 여우 사냥에 많이 쓰이면서 폭스테리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가정견으로 사랑받고 있는 작은 개지만, 이 폭스테리어는 공격성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개는 지난 1월에도 남자아이의 주요부위를 무는 등 이전에도 비슷한 사고를 낸 적이 있어 견주 A씨는 주민들에게 입마개 착용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고 당시 폭스테리어는 입마개를 하지 않았다. A씨는 이에 대해 SBS에 "내가 불쌍한 거야. 이렇게 살짝 빼줬어요. 너무 오랫동안 차고 있어서"라며 "이제 빼고 딱 지하 1층 가서 보니까 아무도 없고 한산한 거야"라고 말했다.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현행법상 폭스테리어의 입마개 착용을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도사견과 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스태퍼드셔 불테리어·로드 와일러 등 5대 맹견과 그 잡종견에게만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반려견이 행인을 무는 사고가 계속되자, 크기나 견종에 상관없이 공격성을 기준으로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사견과 5대 맹견을 제외한 개들도 사람을 공격하는 등 공격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주인이 '순하다'고 생각하는 반려견이나 소형견이 행인을 무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월에 부산 해운대구 좌동의 한 아파트 1층 승강기 앞에서 1m 크기의 올드잉글리쉬쉽독이 입주민의 중요 부위를 물었다. 이전까지 사람을 공격한 적 없었던 '순둥이' 개지만, 사람을 공격했다. 같은 달 경기도 광주시의 한 공원에서 반려견 그레이트 데인은 산책 중인 20대 남성의 왼쪽 손목을 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