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주의 한 아파트 배수로에서 발견된 백골 시신의 사망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경찰 수사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 전주 완산경찰서는 이달 초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유전자 대조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사망자의 신원은 특정하지 못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의 유전자가 실종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돼 있어야 통상 한 달 이내에 신원 확인이 가능한데 이번 사건은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시신에 대한 유전자 데이터가 없다면 치과 진료 기록을 대조해야 하는 등 확인 절차가 더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사건 현장·살인 사건·과학 수사 (PG) [제작 최자윤] 사진합성, 일러스트 |
그러면서 "초기 검시 결과 시신에서 골절 등 외부의 충격으로 인한 훼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자세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여러 정황상 시신이 사망에 이른 배경이 강력 범죄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과 함께 정확한 사망 시기 특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장된 시신은 통상 6개월이 지나서야 백골화(白骨化)가 진행되는데 기온과 습도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부패의 진행 속도가 현격히 다르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당시 시신은 흙에 묻히지 않은 상태로 발견됐고, 위치도 아파트 주민과 차량이 왕래하는 길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사망 시점을 단정할만한 단서가 부족하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지난 3일 오전 11시 30분께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배수로 청소를 하던 아파트 관리인은 백골 시신 1구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은 신체의 유실 없이 대체로 온전한 상태였으며, 남성용으로 추정되는 의류와 신발을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시신의 신원을 특정할만한 신분증 등 유류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착용한 옷가지와 치아 상태 등으로 미뤄 노인 남성의 시신인 것으로 보고 목격자와 인근 주민 등을 상대로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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