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등을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새벽배송' 시장이 국내 유통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업계 1위 마켓컬리의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 등 대기업은 물론 오아시스와 같은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이 속속 도전장을 내밀면서, 그간 이 시장을 개척해온 마켓컬리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벽배송이 점차 일반화하는 가운데 얼마나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추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신세계, 새벽배송 확대…공격적인 마케팅 | 마켓컬리 광고 화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6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신세계 S SG닷컴은 최근 배송권역을 예상보다 일찍 확대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서울 10개 구에 한해 서비스를 했는데, 이를 경기 일부를 포함한 17개 구로 넓히겠다는 것. 이에 따라 하루 배송 물량도 3000건에서 5000건으로 확대했다.
SSG닷컴은 애초 올해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배송 구역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비스 출시 이후 꾸준히 일 배송 한정 물량인 3000건이 대부분 마감되면서 조기 확대를 결정했다는 게 SSG닷컴의 설명이다.
| 사진=SSG닷컴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SSG닷컴은 특히 지난 한 달간 주문 고객 전원에게 사은품을 매일 하나씩 제공하고, 지난 5일부터는 일주일간 무료 배송 쿠폰을 무제한 발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신세계뿐 아니라 롯데홈쇼핑과 현대백화점, 롯데홈쇼핑 등 유통 대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면서 새벽배송 경쟁은 갈수록 격화하는 분위기다. 대기업들은 그간 새벽배송의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해오다가 시장이 빠르게 커지자 너도나도 발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배송 시간이나 제품의 신선도 등에 경쟁의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 들어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의 진출로 무료 쿠폰 발급 등 마케팅 경쟁까지 더해지고 있다.
◇ 1위 마켓컬리 흔들(?)…"서비스 완성도 집중"
새벽배송 시장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업계 1위 마켓컬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켓컬리는 4년 전 국내에 처음으로 온라인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시장을 개척했다. 그간 업계 선두주자로 시장을 이끌어왔지만, 자금력 등을 앞세운 경쟁자가 늘면서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SG닷컴 진출과 오아시스마켓 등 신흥 강자의 약진으로 마켓컬리의 점진적인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 출신들 위주로 만들어진 오아시스마켓이 최근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마켓컬리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
김 연구원은 특히 SSG닷컴과 쿠팡 등 기존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가담으로 새벽배송이 유통가의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젠 단순히 새벽에 신선식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만으로는 차별화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그러면서 "마켓컬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배송시간을 확대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송 단가가 새벽배송보다 저렴한 일반 배송을 확대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오프라인 매장 진출로 재고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마켓컬리는 당장 서비스 확대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기존에 잘하던 부분에 더 집중해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기준을 통과한 제품을 엄선해 선별적으로 제공하거나 최상의 퀄리티의 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과정에 집중할 것"이라며 "(기존)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우선으로 두고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