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건설사의 2배 넘는 폭리 “공공사업 목적 훼손… 철저 조사를”호반건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도시·공공택지지구에서 진행한 아파트 분양사업을 통해 모두 2조원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익률이 26%에 육박해 신도시 정책이 호반건설과 김상열(58) 회장 일가의 부를 축적하는 데 이용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민들이 신도시에서 4억원짜리 호반아파트를 분양받았다면 1억원은 김 회장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그린벨트 해제 및 토지 수용을 통해 국민 세금으로 조성한 신도시·공공택지지구가 호반건설의 먹잇감이 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부담금 규모가 훨씬 커졌다고 할 수 있다. 6일 서울신문이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LH 2008~2018년 공동주택용지 블록별 입찰 및 낙찰, 전매 현황’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함께 분석한 결과 호반건설은 이 기간 낙찰받은 신도시·공공택지지구의 공동주택용지에서 총 10조 1379억원의 분양매출을 올리고 2조 6203억원의 분양수익을 거뒀다. 수익률이 25.8%에 이른다. 분양매출은 건설사가 아파트 분양을 통해 거둬들이는 총매출을 뜻하고 분양수익은 분양매출에서 토지비·건축비 등 사업비를 제외하고 남은 금액이다. 호반건설은 이 기간 44개 필지를 낙찰받았고 전매를 통해 10개 필지를 별도로 매입했으며 7개 필지는 다른 회사에 팔았다. 이렇게 확보한 47개 공동주택용지 중 현재까지 40개 필지에서 아파트를 분양했다. 필지별로 계산하면 1개 아파트 단지를 분양할 때마다 약 655억원의 수익을 챙긴 셈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가격의 절반 가까운 수익을 얻기도 했다. 경기 의정부 민락2지구 호반베르디움1차(1567가구)에서 호반건설은 4812억원의 분양매출을 올렸는데 분양수익은 1975억원으로 수익률이 41.1%에 달했다. 호반건설이 LH 공동주택용지에서 얻은 평균 분양수익률 25.8%는 건설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시공만 하는 경우 주택부문의 이익률은 7%선인데 이마저도 하자보수 비용과 본사 관리비용 등을 제외하면 5%대가 일반적”이라면서 “민간택지에서 시행과 시공을 함께 하는 건설사가 얻는 수익률이 10%대 중반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공공택지에서 20%대 중반의 수익을 얻는 것은 온당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는 지난해 호반건설의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 1744억원, 영업이익 277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3.6%에 달했다. 현대건설(5.6%), 대우건설(5.3%) 등 대형 건설사들의 4배가 넘는 것은 물론 주로 민간택지에서 주택 시행·시공을 하는 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영업이익률 11.3%의 두 배에 이른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팀장은 “분양수익률이 25.8%라는 것은 신도시·공공택지 사업의 목적이 완전히 훼손됐다는 의미”라면서 “어떻게 이런 폭리를 얻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