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이 과정에서 “제가 초선이라서 무시하나”라고 쏘아붙였고, 정 실장은 “의원님이 저를 무시하는 것”이라거나 “저도 불쾌하다”고 맞받아치면서 이들 간 공방은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들의 설전으로 확대됐다.  

한국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발언한 정 장관과 달리 정 실장이 합의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청와대와 국방부 입장이 왜 다르냐”며 공세를 펼쳤다.

이에 운영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전체를 보고 맥락을 파악하라”며 맞받아쳤다. 운영위에서 여야 간 설전이 계속되면서 이날 전체회의는 정회를 거듭했다.

김현아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 실장을 향해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물으며 “어제 국방위원회의 속기록을 보니 (정 장관이)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왜 두 분의 의견이 다른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의용 실장은 “제가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정 장관의 발언은 최근 미사일 발사는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지만, 그 취지에는 어긋난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두 번째 문장에 대한 제 해석은 우리가 공식입장으로 발표한 것처럼, ‘이것이 남북 간에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말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러나 분명히 위반이 아니라고 말을 (하기는) 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것은 말장난이라고 생각한다”며 “정 장관과 군은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생각하는데, 정 실장의 눈치를 보는지, 대통령 눈치를 보는지 말을 제대로 못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정 실장이 “사실과 전혀 다른 말을 한다”며 반박하면서 김 의원과의 설전이 벌어졌다. 김 의원이 “저를 초선이라고 무시하는 것 같다”며 정 실장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자, 정 실장은 “아니다. 의원님이 저를 무시하는 것 같다”며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 “제가 운영위 경험없고외교안보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윽박지른다”며 “이건 야당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 전반의 문제다. 국회의원과 정부 부처 사이에서 어떤 대화를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정 실장의 태도를 두고 “속기록에 따른 질문에도 얼토당토않게 답하고 있다”며 “정 실장은 적어도 김 의원에게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당 정양석 의원도 “저런 것을 답변이라고 듣고 있나”며 비판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이인영 운영위원장은 “정 실장 입장에선 전체를 보고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며 반박했다. 표창원 민주당 의원도 “안보도 챙겨야하고 경제도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무척 참담한 마음”이라며 “정 실장이 73세이신 걸 알지 않느냐. 야당 의원들도 나이 차가 무척 나는 안보실장께 반말을 막 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았다.

정 실장은 김 의원이 속기록을 재차 거론하자 “그러면 속기록을 보여달라. 제가 보고받은 것은 ‘9·19 군사분야 합의 위반은 아니다’라고 (정 장관이) 분명히 얘기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속기록을 확인한 뒤 정 장관이 청와대 입장과 다르게 말한 원인을 두고 “똑같은 질문이 서청원, 이종명, 박맹우 의원에게서 연거푸 나왔다. (정 장관이) 앞의 두 질문에 대해선 분명히 밝혔지만, 국방위가 거의 끝나갈 무렵 박맹우 의원의 질문에 말끝을 흐릿하게 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것만 가지고 (청와대) 안보실이 윽박질러서 국방부가 그렇게 답변한 건 아니냐고 하시니 제가 해명한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이어 정 실장은 “오해하시듯 무슨 초선이기 때문에 윽박지른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너무하다)”며 “의원 답변하는데 그런 자세로 답변했다고말하는 건 제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초선이고 재선이고 그런 거 구분해서 말한 적 한 번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해명했다.  

© ⓒ중앙일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인영 운영위원장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회 후 퇴장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인영 운영위원장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정회 후 퇴장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운영위 소속인 양당 원내대표 간 입씨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당 원내대표인 나 의원이 “정 안보실장이 유감의 표시를 해달라”며 “회의가 속개된 것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다”고 하자, 민주당 원내대표인 이 운영위원장은 “회의가 속개된 것이 왜 문제인가. 나경원 의원님, 회의 속개된 게 왜 문제냐”고 맞받아쳤다.

여야 간에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날선 신경전이 이어지자 이인영 운영위원장은 이날 20시 17분 정회를 선포했다가 한 시간여 만에 회의를 속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