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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방사능’ 올림픽 우려”…세계 각국 속속 보도
다이애나정 2019-08-09     조회 : 435

'2020 도쿄 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정의했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포함한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극복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아베 정부의 계획은 그야말로 야심찹니다. 먼저 성화 봉송을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에서 불과 20km 떨어진 곳에서 시작합니다. 제 1원전은 대지진 때 원자로가 녹아내려 핵 물질이 격납용기 밖으로 빠져나간 '멜트스루(Melt Through)'가 일어난 곳입니다. 당연히 고농도 오염지역으로 분류돼 출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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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고 원전에서 약 70km 떨어진 곳에서는 야구와 소프트볼 등 경기를 진행하고, 대회 참가 선수들에게 후쿠시마산 농수산물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획기적인(?) 계획까지 발표됐습니다. 모두 후쿠시마가 원전 사고의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목적입니다. 

일본 정부의 생각이야 어찌됐든 걱정되는 점은 단 하나뿐입니다. "과연 선수와 관객들은 피폭 위험에서 안전한 것인가?" 대한체육회는 먼저 도쿄올림픽 조직위와의 면담 자리에서 후쿠시마산 식자재 사용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다른 나라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아니나 다를까 세계 곳곳에서 도쿄 올림픽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속속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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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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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앞두고 아베 정부는 원전 사고로 피난을 갔던 주민들의 후쿠시마 귀환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원전 인접 지역인 오쿠마(大熊)정에 내렸던 피난령을 일부 해제했습니다. 후쿠시마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일본에서도 비판 여론이 큽니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 지는 지난 4일 '후쿠시마 : 건강 위협에도 일본 정부는 주민들의 귀환을 추진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신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달아났던 가족들이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원래 집으로 돌아가길 강요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이 돌아가도록 권유받는 지역은 안전 기준치보다 20배나 높은 방사능 수치가 기록된 곳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피난 가족들은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열기 전 해당 지역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귀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유산을 한 46살 아야코 오가 씨는 "올림픽이 삶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피난용) 공공 숙소에서 사람들을 내보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시민 핵 정보센터의 료헤이 카타오카 씨도 "방사능과 관련해 높은 수준의 건강 위험이 명백히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대피 명령 해제는 후쿠시마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홍보하는 동시에 일본과 세계가 원전 사고를 잊게 만들려는 캠페인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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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신주쿠 ‘노올림픽’ 시위 기사 [사진 출처 : 리우온와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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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는 '노올림픽(NOlympics)' 시위가 열렸습니다. 영국과 브라질· 인도네시아·한국·일본 등 다국적 시민단체가 참여해 도쿄 올림픽 반대를 외쳤습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브라질 언론 '리우온와치(RioOnWatch)'는 집회 소식을 상세하게 전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도쿄 올림픽이 일으킬 환경·부동산 등 문제와 더불어 방사능 위험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습니다. 

이날 프랑스 파리 시장 후보인 다니엘 시모넷과 시민운동가 프레데릭 비알레는 '도쿄 방사능 올림픽은 안 된다'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신주쿠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안전한 후쿠시마가 허상이고 올림픽도 방사능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겁니다. 

리우온와치는 일본 정부의 귀환 계획에도 절반도 안 되는 후쿠시마 피난민이 돌아왔고, 그마저 노인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합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노인들이 마주한 것은 유령 마을과 산더미처럼 쌓인 방사능 흙을 담은 검은 비닐, 그리고 건강에 대한 스트레스뿐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이어 가족이 있는 피난민들은 돌아올 계획조차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대해 후쿠시마현 오쿠마마치의 지방의회 의원인 마스미 코와타는 일본 정부의 '재건 올림픽' 계획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소위 말하는 재건 올림픽은 후쿠시마 시민사회에 아무런 긍정적인 역할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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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완벽 안전’ 내세우는 일본 정부 여행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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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은 후쿠시마를 직접 방문해 방사능 위험이 여전한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이 매체는 지난달 25일 낸 '후쿠시마는 올림픽을 하기에 안전한가'라는 기사에서 해당 지역이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후쿠시마에 다녀온 데이브 저린과 줄스 보이코프 기자는 "2011년의 원자력 재해는 끝나지 않았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합니다. 전문가가 선량계 수치가 0.23μSv 이상 올라가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는데, 후쿠시마 제1 원전 근처에 접근하자 18배인 3.77μSv로 수치가 뛰어올랐다는 겁니다. 이어 이 같은 고농도 오염 지역을 올림픽 성화 봉송 행렬이 통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올림픽 개최지 선정 시 "후쿠시마에선 모든 것이 잘 통제되고 있다"고 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선언에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여행안내에 따르면 후쿠시마현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표시된 지역은 전체의 3%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더 네이션은 사고 발생 2개월 뒤 일본 정부가 방사선 노출 허용 기준을 연간 1mSv에서 20mSv로 높여버린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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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후쿠시마현의 참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외신 보도 중 하나는 호주에서 나왔습니다. 호주의 TV 시사 프로그램인 '60분'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후쿠시마 원전 특집편을 방송했고, 지난해 4월엔 '후쿠시마 때문에 2020년 도쿄 올림픽은 안전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이 말한다.' 편을 편성하기도 했습니다. 

프로그램은 "도쿄에서 200km 떨어져 있는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 6개 중 3개가 멜트다운(노심용융)됐다. 치명적인 방사능이 이미 바다와 공기 중에 유출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작진이 피해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취재한 결과 원전 사고 여파는 단 몇 년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방송에 출연한 일본계 미국인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는 후쿠시마의 상황을 통렬히 비판했습니다. 그는 "그들(일본 정부)이 원전 사고가 안정됐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안정이란 것은 당신이 절벽 끄트머리에 손톱으로 매달려있고, 손톱 하나하나가 갈라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비꼽니다. 사고 통제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카쿠 교수는 "어떤 면에서 일본인들은 기니피그와 마찬가지다. 방사능이 어떻게 자연에 퍼지고 어떤 식으로 인체와 어린이들에 영향을 미치는지 볼 수 있는 인간 기니피그다."라고 꼬집습니다.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암 발병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첨언했습니다. 

그는 또 "당신이 후쿠시마 원전의 작업자라 세슘 137에 노출됐다고 해보자. 죽어서 땅에 묻힌 뒤에도 무덤에선 방사선이 뿜어져 나올 것이다. 당신의 증손자가 계수기를 들고 무덤에 갔을 때도 여전히 방사능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피폭의 영향이 긴 시간 뒤에도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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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수산물 시식 퍼포먼스하는 아베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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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보셨다시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완전 통제' 발언은 상당수 국가에서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림픽 성공과 국가 부흥을 위해 선수들의 안전을 담보고 삼고, 나아가 후쿠시마 주민들까지 희생시킨다는 비판이 불거지는 상태입니다. 국제 대회를 유치한 국가로서 일본 정부는 지금보다 훨씬 철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는 체르노빌 원자력 폭발 사고를 다룬 HBO의 드라마 '체르노빌'이 큰 화제였습니다. 주인공은 체르노빌 사고를 수습하며 사건의 진상을 좇는 과학자 '발레리 레가소프'입니다.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는 그의 작중 대사를 끝으로 이번 기사를 맺으려 합니다. 

"한때 나는 진실의 대가가 두려웠으나, 이제 다만 묻는다.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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