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여성의 원룸에 침입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 남성은 집으로 돌아온 여성에게 들키자 폭력을 행사하고 가두기까지 했다고 한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주거침입과 폭행·감금 혐의로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쯤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원룸에 사는 B씨가 집을 비운 사이 몰래 들어갔다. A씨는 B씨와 같은 원룸 건물에 거주 중이었는데 피해자의 집은 사흘 정도 빈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귀가한 B씨와 마주치자 도망가지 않고 B씨를 1시간 가까이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서울관악경찰서. [연합뉴스TV]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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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한 뒤 이웃이 경찰 신고
다행히 가까스로 탈출한 B씨의 상황을 알게 된 이웃이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출동한 경찰에 현장에서 붙잡혔다. A·B씨 둘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혼자 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신림동에서는 귀가하는 여성을 뒤쫓아가 집에 침입하려 한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 지난 5월 28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신림동 강간 미수범 동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 [사진 트위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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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여성 노린 범죄 잇따라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여성이 집 안으로 들어간 뒤에도 10여분 동안 벨을 누르면서 손잡이를 돌렸다. 도어락 비밀번호를 수차례 누르기도 했다. 더욱이 복도 옆에 숨은 채 다시 현관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모습은 ‘신림동 강간미수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유튜브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진 바 있다. 공분과 공포심을 불러왔다.
관악구 내에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외에 최근 강력사건도 발생했었다. 지난달 22일 봉천동 다세대 주택에서 모자(母子)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모자의 몸에서는 예리한 물체에 찔린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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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예방 시스템 보완 중이지만…
경찰은 범죄로 인한 불안을 해소하려 예방 시스템을 보완하고 있지만 아직 이런 범죄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경찰은 대표적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지오프로스(GeoPros)를 보다 전문화하고 있다. 지오프로스는 공간통계에 범죄데이터를 접목한 시스템이다. 범죄취약지역・시간대를 세밀하게 분석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예방순찰을 강화할 수 있다.
경찰은 지오프로스 고도화 과정과 함께 우선 맞춤형 탄력순찰을 통해 범죄불안 요인을 없애고 있다. 또 편의점 등과 연계해 범죄 신고망을 보다 촘촘하게 짜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자체 등과 협업해 범죄 취약 환경을 바꿔나가고 있다. 일명 셉테드 사업이다. 하지만 신림동 원룸 사건 등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려 범죄예방 시스템을 한층 전문화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공동체 치안 추진 등 사회안전망을 보다 촘촘하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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