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비시중공업 계열사인 아사히글라스(AGC)가 내년 1월까지 한국에서 전격 철수한다.
표면적으로는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 유리기판 판매 부진에 따라 한국 사업을 접지만 최근 한일 갈등과 노사 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글라스는 일제강점기 전범기업으로 2012년 지정됐다. 지난 8월 한국을 떠난 히타치조선에 이어 일본 기업들의 '탈한국'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10일 경북도청과 재계에 따르면 일본 아사히글라스 한국법인인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은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설립한 2층 건물과 공장 용지 6만6000㎡를 원상 복구하고 2020년 1월 25일까지 철수하겠다고 경북도청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글라스는 2006년 3월 외국인투자기업으로 한국에 들어와 100% 지분투자해 구미에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을 설립했다. 토지 무상 임대, 법인세·지방세·관세 감면 혜택도 받았다. 그러나 한국 진출 14년 만에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은 이 공장 용지를 원상 복구시키는 데 60억~70억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이 비용을 들여가면서 구미 공장을 폐쇄하고 철수하는 배경으로는 경영난, 한일 관계 경색, 노사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은 2006년 설립 이후 TV 패널에 쓰이는 PDP 유리기판을 생산하면서 2010년 매출액 2262억원, 영업이익 502억원을 올려 이 중 절반(250억원)을 일본 본사로 배당할 정도로 급성장했지만 이후 PDP 수요 감소로 인해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5년부터는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은 매출액이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현금성 자산만 26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청은 그동안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 측에 대체 제품 생산을 위한 재투자와 공장 재가동을 요청했지만 회사는 응하지 않았다. 냉랭해진 한일 관계가 한국 투자 기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2년 전범기업으로 지정된 아사히글라스 한국법인인 아사히피디글라스한국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기 힘들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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