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백종원이 주축이 된 SBS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이 지난 13일 방송된 가운데,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이관원 PD는 소감과 함께 정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관원 PD는 14일 TV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맛남의 광장'은 지역 농산물을 살리자는 기획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인데, 시청자분들이 잘 받아주시고 이해해주셔서 뿌듯하다. 방송 전에는 단순히 '휴게소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 분들도 많았는데, 휴게소는 플랫폼이라는 공간으로 활용됐다는 것을 알아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레시피도 백종원 대표님이 쉽게 가르쳐주셔서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고,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판매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황간 휴게소 판매량도 촬영 당일에는 3배 이상 나왔는데, 방송 후에는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 귀경길에 시청자분들이 찾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맛남의 광장'은 지역의 특산품이나 로컬푸드를 이용해 기존에 맛볼 수 없었던 신메뉴를 개발, 휴게소, 철도역, 공항 등 유동인구가 많은 만남의 장소에서 교통 이용객들에게 선보이는 프로그램. 그 지역의 특산물을 통해 농가를 살리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충청북도 영동의 특산품을 이용해 메뉴를 개발, 황간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종원은 표고버섯을 이용한 국밥(6000원)을 만들었고, 양세형은 표고덮밥(5000원)을 만들어 판매했다. 박재범은 복숭아를 이용한 파이 '피치 코블러'(3500원), 백진희는 백종원의 손길로 재탄생한 마약 옥수수(3500원)를 각각 담당해 팔았다.
'푸드트럭', '골목식당' 등을 백종원과 함께한 이관원 PD는 이번에도 백종원의 모습에 감탄했다고 했다. 이 PD는 "백 대표님이 직접 농민들을 만나서 구매하고, 방송도 다른 것을 하느라 바쁜데 집에서 요리를 직접 개발하셨다. 소유진 씨 SNS에도 '집에서 한동안 표고밥만 나왔다'고 올라올 정도였다. 거기다가 총책임자로 장사도 하느라 긴장되셨을텐데 반응이 잘 나와서 뿌듯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방송에 대한 백종원의 반응을 묻자 이관원 PD는 "저희 방송 전에 뉴스에서 '휴게소 음식 가격이 비싸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리고 방송에서 표고버섯덮밥 가격이 5000원인데 6000원이라고 자막이 하나 잘못 나왔다. 그것을 알려주시더라. 그만큼 가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표고버섯이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데, 어제 방송에 나온 것처럼 잘게 부서진 것도 있고 상품으로 잘 활용 안 되는 것도 있어서 음식 가격이 싸게 된 것이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방송 후 가격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우려에 대해 "황간 휴게소에서는 가격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다른 출연진에 대해 이관원 PD는 "양세형 씨가 백종원 대표의 수제자인데, 집밥과 장사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대량 조리 때문에 멘붕이 왔을 텐데, 오후에는 수제자답게 감을 잡아서 속도를 붙여서 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재범에 대해서는 "힙합 프로는 출연했어도, 버라이어티는 처음이다. 엉뚱하고 호기심 많은 청년인데, 어쨌거나 AOMG 사장이지 않나. 음악처럼 음식도 퀄리티 있게 하려는 책임감이 있고, 습듭력도 빠르더라. 백 대표님 팬심으로 출연한 것이어서 장사를 잘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백종원이 롤모델답게 잘한 것 같다. 저도 놀랐다"고 얘기했다.
백진희에 대해서는 이 PD는 "여성분들이 사진도 잘 찍고 SNS도 잘 하시기 때문에 그 롤을 진희 씨가 맡게 됐다. 예능을 많이 해보지 않아서 어색했을 것이다. 그냥 예능이 아니고 진짜 장사를 해야했기 때문에 많이 긴장하고 얼어있었는데, 긴장이 풀리고 편해진 모습이 나오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발전 가능성이 확실히 많고 보여줄 캐릭터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기대된다. 예능 PD인 저는 백진희 씨 같은 분이 오히려 좋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규가 되면 멤버를 보강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맛남의 광장'은 이처럼 출연진들이 특산물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음식을 만들어 파는 노동의 모습이 위주로 그려졌다. 그러다 보니 의도는 좋지만 예능적인 재미가 떨어진다는 평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관원 PD는 "우리 프로그램 자체가 공익적인 특성을 띄고 있다. '윤식당', '강식당'은 출연자들의 케미를 보는 재미도 있고, 장사에 대한 판타지를 주지 않나. 우리는 장사, 농가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줘서 예능적인 판타지가 떨어진다고 본다. 대신에 진심은 잘 전달됐다고 본다. 백종원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리얼리티 프로그램이고 공익성에 주안점을 줬다"고 강조했다.
'맛남의 광장'에 대한 시청자의 대체적인 반응은 '정규 편성이 되길 바란다'이다. 이와 관련, 이관원 PD는 "파일럿을 하는 모든 PD가 정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맛남의 광장'은 하나 정도 있으면 좋을 것 같은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가 작지 않다. 정규가 되면 공항, 역 등도 다룰 예정이다. 무궁무진하게 갈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제주도부터 북한까지, 사람들이 만나는 장소에 다 가서 지역 농가가 모두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 사진='맛남의 광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