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주요도시들 토지·산업용수 가격 10년간 연평균 4~5% 뛰어 무협 “새 환경에 맞는 전략 필요” 세안제와 바디워시를 만드는 화장품 제조사 A는 20억원을 투자해 미얀마에 공장을 짓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중국과 베트남도 공장 부지로 검토했으나 땅값과 인건비가 예상보다 높아 미얀마로 낙점했다”고 말했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맡던 중국의 생산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가 15일 낸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105개 도시의 평균 토지가격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5.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05개 도시의 1㎡당 평균 토지 가격은 2008년 2470위안(41만4900원)에서 지난해 4335위안(72만8100원)으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무역협회는 “이는 지난해 기준 국내 수도권 및 광역시 토지가격의 1.9배 수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 중국 베이징·상하이 등 105대 도시 평균 토지가격이 최근 10년간 연평균 5.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허페이성 스자좡시의 고층 아파트 단지 모습. [중앙포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국 내 산업용수와 산업용 전기요금도 한국보다 비쌌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베이징 등 중국 36개 도시의 산업용수 가격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4.2%씩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36개 도시의 산업용수 가격은 한국보다 2.4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용 전기요금(중국 36개 도시)도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과 비교해 1.07배 높았다.
최저임금 상승도 생산기지로서 중국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8개 성·시의 월평균 최저임금은 2008년 845위안(14만1900원)에서 지난해 2035위안(34만1800원)으로 올랐다. 무역협회는 “중국 주요 도시 월평균 최저임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무렵 증가율이 20%에 육박했지만 2014년부터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낮아져 증가폭이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무역협회는 중국 시장 재점검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예로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 현지 기업의 약진을 제시했다. 휴대전화 시장이 대표적이다. 휴대전화 분야에선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기업 4개사가 71.6%를 점유하고 있다. 뷰티 용품과 자동차 분야에서는 외국 브랜드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국 기업이 빠르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심윤섭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주요 소비재 시장은 대부분 현지에서 생산한 제품이 장악하고 있으며 수입산 비중은 미미하다”며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도 제3국 수출보다는 현지의 소비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니어쇼어링(Nearshoring)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은 중국에서 이런 환경 변화를 고려한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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