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나우뉴스]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한 여성이 태아를 지키기 위해 다리를 포기한 사연이 세상에 공개됐다.
미국 텍사스주 로샤론에 사는 29세 여성 케이틀린 코너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 자신이 내린 결정을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전했다.
결혼한 지 불과 두 달밖에 안 됐던 코너는 2014년 5월 당시 남편 제일런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집에서 불과 1.6㎞ 떨어진 시댁에 가고 있었다.
이에 대해 코너는 “시어머니가 암 4기 판정을 받고 첫 번째 항암 치료를 마친 뒤 회복 중이어서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고 회상했다. 4기 암은 암이 재발이나 전이된 것으로, 흔히 말기 암으로도 불린다.
그런데 주행 중이던 부부의 오토바이를 뒤에 흰색 자동차가 세게 들이받은 것이다. 나중에 경찰 조사로 알려진 바로는 가해 차량의 10대 운전자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느라 전방 주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이었다.
이 사고로 왼쪽 다리를 심하게 다친 코너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검사에서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당시 그녀는 응급 수술을 받으러 가는 길에 의식을 잃기 전 의료진으로부터 받은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질문은 임신 여부였다고 회상했다.
그때 코너는 “모르겠다. 우리는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 테스트하지 않았다”고 답한 뒤 기억이 끊기고 말았다.
다음 날 오전, 병실에서 눈을 뜬 코너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이 임신 4주차임을 한 간호사로부터 전해들었다.
이는 그녀가 다리를 재건하는 수술을 받으려면 최소한의 마취와 함께 제한된 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했다.
그녀에게 필요한 수술은 끊어진 힘줄과 근육을 다시 붙이고 부러진 뼈들을 붙이고 발목에 생긴 구멍을 메우기 위해 엉덩이뼈를 이식하는 것이었다.
2주 동안 6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던 그녀는 더는 수술을 받지 않기로 하고 그해 6월 왼쪽 다리의 무릎 밑으로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퇴원한 뒤에는 진통제 복용 마저 중단했다.
이에 대해 코너는 “내가 어떻게 하면 될지 걱정할 겨를이 없었다. 난 그저 뱃속 아이에게만 집중했다”면서 “모든 것이 아이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보철 다리로 혼자서 걷는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애썼다. 임신으로 인해 몸이 무거워지고 균형을 잡기가 어려웠지만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덕분에 그녀는 이듬해 2월 13일 사랑스러운 딸 틴리가 약 3.85㎏으로 건강하게 태어날 때까지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그녀는 딸을 더 잘 보살피기 위해 근력을 키울 목적으로 크로스핏 운동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녀의 삶은 예전과 달라지게 됐다. 가능한 한 많은 스포츠를 하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장애인 철인 3종 경기와 수영, 사이클, 피겨스케이팅 그리고 복싱 등의 종목에서 재능과 함께 즐거움을 찾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보철 다리를 지원해준 챌린지드애슬리트스재단(CAF·Challenged Athletes Foundation)처럼 장애인 선수들을 돕기 위해 비영리 단체 비모어어댑티브(Be More Adaptive)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끝으로 그녀는 자신과 같은 많은 사람에게 두려움을 주는 여러 분야에 도전하라고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케이틀린 코너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