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양현석 전 대표 프로듀서의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와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흔들리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투자금 670억원을 내달 돌려줘야 할 처지에 몰려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YG가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에서 투자받은 610억5천만원에 대한 상환청구일이 오는 10월 16일로 예정돼 있다.
LVMH는 2014년 10월 산하 투자회사 '그레이트 월드 뮤직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인수 방식으로 YG에 투자했다.
LVMH는 투자 당시 상환전환우선주를 주당 4만3천574원에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5년 후인 내달 원금에 연 2%의 이자를 더한 약 670억원을 상환받을 수 있도록 옵션을 걸었다.
따라서 YG 주가가 전환가격인 4만3천574원보다 높으면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주가가 이보다 낮으면 투자금을 회수해 손실을 피할 수 있는 구조다.
문제는 YG의 주가가 5년 만에 '반 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는 점이다.
YG 주가는 2015년에는 주력 그룹 빅뱅의 맹활약에 힘입어 한때 6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빅뱅 멤버들의 입대와 화장품·식품 등 사업 다각화 투자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주가가 2만~3만원대로 내렸다.
작년 하반기 들어서는 걸그룹 블랙핑크가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YG 주가도 살아나 작년 말~올해 1월 초순에는 4만8천원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1월 말 터진 '버닝썬 사태'로 다시 분위기가 급변했다.
빅뱅의 전 멤버 승리에 대한 성 접대 혐의 수사,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수사 무마 의혹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YG 주가는 다시 급락해 이달 11일 현재는 2만3천500원에 불과하다.
결국 주가가 LVMH의 상환전환우선주 전환가격 수준에 이르려면 앞으로 한 달간 85.42%나 급등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YG의 LVMH 투자금 상환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YG는 지난 6월 말 현재 현금·현금성자산 466억원과 단기금융자산 1천6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670억원을 돌려줘도 당장 자금난에 처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상반기에 영업손실 20억원을 내는 등 실적이 나빠진 가운데 투자금 상환으로 보유 현금 자산이 크게 줄 경우 YG에 대한 주식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는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YG가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이 현격히 약해졌고 현금 유동성도 나빠지면서 신사업 등을 추진하려면 신규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양현석씨의 성매매 알선 혐의 수사를 이달 말~내달 초 이전에 마무리하고 원정도박·환치기 혐의와 관련해서는 추가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2차 소환을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은 3월 YG 특별세무조사 착수 이후 탈세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 고발을 염두에 둔 조세범칙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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