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국가책임제 추진 2년간 치매환자 100명 중 57명이 치매안심센터에 등록해 관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치매극복을 위한 연구에 향후 9년간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2년을 맞아 치매 극복 정책 내실화를 위해 원인과 진단·예방·치료기술 개발에 내년부터 2028년까지 9년간 2000억원을 투입한다고 19일 밝혔다.
◇치매안심센터 2년간 262만명 찾아…등록률 56.7% |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치매극복의 날 기념식 및 치매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치매국가책임제 대국민 발표를 하고 있다. 2017.09.18. mangusta@newsis.com |
2017년 9월18일 출범한 치매국가책임제에 따라 정부는 지난 2년간 맞춤형 사례관리, 의료지원, 장기요양서비스 확대 등 치매 환자와 가족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7년 12월부터 전국 256개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부분개소 31개소)하고 상담, 검진, 일대일 사례관리, 서비스 연결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말까지 총 262만8000명(치매환자 43만명)이 치매안심센터를 이용했다. 추정 치매환자 중 치매안심센터 등록·관리된 비율은 지난해 2월 4.6%에서 올해 8월 56.7%로 절반을 넘어섰다.
센터 내 가족카페에서는 돌봄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치매환자를 돌보는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가족프로그램과 환자가족 모임이 운영 중이다.
올해 초부터는 독거노인과 같은 치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치매예방과 사례관리를 강화했다. 농·어촌 지역 치매안심센터 특성을 고려해 자택과 센터 간 이동을 위한 송영서비스와 찾아가는 진단검사 등 방문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 근무 인력은 지난해 1월 1867명에서 올해 8월 4196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복지부는 치매 조기발견을 위한 임상심리사 수급이 활발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임상심리사나 전문 교육을 받은 간호사들이 신경인지검사를 수행, 협력의사들로부터 치매여부를 진단받도록 하고 있다.
환각, 폭력, 망상 등 이상행동증상이 심한 치매환자가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공립요양병원 55개소에 치매전문병동을 설치하고 있다. 현재까지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받은 기관은 도립안동노인전문요양병원, 김천노인전문요양병원, 대전시립제1노인전문병원 등 3곳이다.
◇치매환자·가족 의료비 부담 '뚝'
의료지원 강화로 치매환자와 가족들의 의료비 부담도 줄어들고 있다.
2017년 10월 건강보험 제도개선을 통해 중증치매질환자 의료비 부담비율이 최대 60%에서 10%로 대폭 낮아졌다. 건강보험 산정특례 제도 시행으로 약 4만명의 평균 본인부담금액이 48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아졌다.
신경인지검사(SNSB, CERAD-K 등)는 2017년 10월부터, 자기공명영상법(MRI)을 통한 치매검사는 지난해 1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었다. 기존 30만~40만원하던 SNSB 검사비용은 15만원 수준으로, CERAD-K 검사는 20만원에서 6만5000원 수준(상급종합병원 기준)으로 환자 부담이 줄었다.
MRI 검사도 전체 비용의 30~60%만 환자가 부담하게 되면서 기본촬영은 7만~15만원, 정밀촬영은 15만~35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지난해 8월부턴 장기요양비 본인부담을 낮추고 본인부담 인하 혜택 구간을 확대해 25만명이 혜택을 받았다.
종전 본인부담금 경감을 받지 못하던 건강보험료 하위 25~50%의 장기요양 본인부담률을 60%로 적용하고 종전 50%를 부담했던 25% 이하 저소득층의 부담률은 40%로 더 낮췄다. 이를 통해 장기요양 1등급 어르신이 시설급여를 이용할 경우 건강보험료 25% 이하는 월 최대 24만9000원, 25~50%는 16만6000원씩 본인부담 경감 혜택을 보게 됐다.
지난해 1월 노인장기요양서비스에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해 그간 서비스를 받지 못했던 경증치매환자도 주야간보호시설에서 인지기능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1만3000명이 등급 판정을 받았다.
치매환자에 특화된 치매전담형 시설도 지난해부터 5년간 공립요양시설이 없는 지역 중심으로 130개 신축하기로 했다. 현재 39개소가 공사 진행 중이다.
◇치매예방 시설 등 확대…연구에 9년간 2000억 투자
치매 예방 시설은 물론 친화적 환경도 조성하고 있다.
전국 260여개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치매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인 인지활동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66세 고위험군에게만 실시하던 국가건강검진 내 인지기능장애검사가 지난해부터 2년마다 66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 시행 중이다.
치매환자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종일방문요양서비스 이용 대상과 제공기관도 늘렸다. 실종예방을 위해 치매안심센터에 지문 사전등록하고 치매 동반자(파트너즈) 89만명을 양성하고 있으며 치매 인식 개선과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치매안심마을도 조성하고 있다.
정신적 제약으로 통장관리, 의료행위에 대한 동의 등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치매노인의 의사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치매노인에게 후견인이 선임되도록 도와주는 공공후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나아가 정부는 지난해 6월 치매에 대한 중장기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국가치매연구개발 계획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2028년까지 9년간 2000억원을 투자해 치매원인·진단·예방·치료기술 개발연구를 추진한다. 해당 예산은 지난 4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복지부는 20일 오전 10시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에서 '제12회 치매극복의 날' 기념식을 열고 이런 성과를 소개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2년간 국가적인 치매대책과 성과에 대해 현장방문 등을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들로부터 격려와 조언을 들었다"며 "당초 약속드린 치매국가책임제가 보다 내실 있게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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