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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는 매춘의 일종”...류석춘 교수 강의 내용 공개 일파만파
부서빠 2019-09-21     조회 : 309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여성에 빗댄 류석춘 연세대 교수(사회학)의 강의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범진보진영은 뉴라이트 등 보수진영의 끔찍한 역사인식이라고 비판했고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류 교수를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고소할 뜻을 내비쳤다. 연세대도 사실관계 파악을 전제했지만 징계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류석춘 연세대 교수. 서상배 기자

◆“보수도 아니고 반인간·몰상식”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서 “지금이 일제시대입니까? 연세대는 일본 대학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비싼 등록금 내고 강의장에서 정신적 고문 당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구제할 것이냐”며 연세대에 책임 있는 조치를 조속하게 취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이 정도면 보수가 아니고 사이비 종교의 광신도 수준인데 이런 사람이 ‘보수혁신’을 하겠다고 나섰으니...”라고 촌평했다.

친일문제 전문가인 정운현 국무총리비서실장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명색이 대학교수라는 사람이 ‘위안부는 매춘’이며 일본은 가해자가 아니라고 강변했다고 한다”며 “이는 학자의 양심에 기초한 학문의 자유 영역이 아니라 엄연한 역사왜곡이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인격모독 및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사법조치의 대상이요, 더이상 강단에 서게 해서는 안된다고 본다”며 “역사를 왜곡하고 세상을 우습게 보는 이런 작태야말로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 일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이게 교수가 한 말이라니.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한탄했다. 하 위원장은 “막말과 망언을 쏟아내는 건 강의가 아니라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류석춘 교수는 보수도 아니고 반인간, 몰상식”이라며 “이런 사람을 혁신위원장으로 한 자유한국당도 똑같다”고 주장했다.

◆류석춘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의 일종”

프레시안과 연합뉴스 등 언론에 따르면 류석춘 교수는 지난 19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여성으로 지칭했다. 류 교수는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춘은 오래된 산업이고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라며 “위안부는 일본 민간이 주도하고 일본 정부가 방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안부 모든 여성이 자발적 매춘여성이라는 뜻인가’라는 학생 질문에는 “지금 (매춘)일 하는 사람은 자발적인가. 자의반 타의반이다. 생활이 어려워서”라고 언급했다.

류 교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지원 단체인 ‘정의기억연대’가 북한과 연계된 이적단체라는 주장도 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칭해 “일제가 끝난 직후 쥐죽은 듯이 돌아와서 살던 분들”이라며 “그런데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줄임말·정의기억연대 옛 이름)이 끼어서 ‘국가적으로 너희가 피해자’라고 해서 기억을 새로 포맷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대협 핵심 간부들이 통진당(통합진보당) 간부들”이라며 “정대협이 정말 순수하게 위안부 할머니들 위하는 단체가 아니고 대한민국을 망가뜨리려는 단체다. 북한과 연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 추종하는 사람들이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 청년들 의협심에 불지르려고 정신대문제협의회란 단체 만들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연세대 학생들 중에서 이 남자의 강의를 들은 학생 중 녹음을 한 학생이 있을까요”라며 “배상을 받아야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완전히 허위사실을 많은 학생들 앞에서, 그것도 교수라는 직책을 남용하여 이런 허위사실을 가르치고 유포하고 있을까요? 제보를 기다립니다”고 썼다.

1944년 9월3일 촬영된 사진 속에서 만삭의 몸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박영심씨와 다른 피해 여성들이 중국 쑹산에서 포로로 잡힌 뒤 지친 표정을 하고 있다. 서울시·서울대 정진성 연구팀 제공

◆“알량한 정의나 외치고. 한심하다”

류 교수는 수요집회도 폄훼했다. 그는 “여러분도 수요집회하듯이 (조국 반대 집회) 매일 해야 할 것 아니냐”며 “그거는 안하고 정대협 따르면서 알량한 정의나 외치고, 엄청 양심적인 사람이라 생각하고 살면서. 한심한 것이야”라고 망언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체제 당시 혁신위원장을 지낸 류 교수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류 교수는 “지금 586이라 불리는 과거 80년대 운동권은 우리나라 경제는 종속되고 매판자본이 지배하는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이라고 해석하며 민중이 떨치고 일어나 이걸 꺾어야 한다고 했다”며 “그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찬 사람들이 지금 청와대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과 요새 ‘관제 민족주의’는 일본과 담 쌓고 미국과도 담 쌓으려는 것 같다”며 “(미국과 중국 간) 싸움이 벌어졌을 때 문재인과 문재인 지지자는 반대편(중국)으로 가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여러분이 그렇게 정의로우면 조국 내려오라 그래요. 정유라(최순실씨 딸)한테는 생난리 치더니”라고 말했다. 그는 “정유라는 말 타서 자기 실력으로 메달 땄짢아. 걔(조 장관 딸)는 한 게 뭐 있는데? 지네 아빠 잘 만나서 사기나 치고 다니고. 정경심(조 장관 부인)이가 미친 ×이지. 표창장까지 위조한 거 다 드러났는데”라고 주장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학교는 이번 일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필요할 경우 절차에 따라 처리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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