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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립공원 내 폐허로 버려진 호텔 100여곳 '애물단지'
자진모리 2019-09-24     조회 : 394
경기 악화·저출산 등에 따른 관광객 감소로 빈 호텔 방치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전국 국립공원에 세워졌다가 폐허 상태가 된 호텔 100여 곳의 처분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2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경기가 호황이던 '버블기'(1980~1990년대)에 국립공원에 단체 여행객 대상 대형 호텔 건설 붐이 일었다.

하지만, 버블 붕괴와 경기 악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등으로 이용자가 줄어들며 영업이 중단돼 폐허 상태로 남아 있는 호텔이 34개 국립공원 100여 곳에 이른다.

호텔이 방치되면서 국립공원의 경관을 훼손하고 안전상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만, 철거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까닭에 폐허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다.

일본 지방 마을 곳곳에 빈집 빈집 일색인 시코쿠섬 고치현 오카와무라 한적한 마을의 모습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예를 들어 도치기(회<又대신 万이 들어간 板>木)현, 군마(群馬)현, 후쿠시마(福島) 등 3개 현에 걸쳐있는 닛코(日光)국립공원의 경우 해안의 절벽 위로 4~5채의 낡은 호텔이 유령의 집처럼 흉물스러운 모습을 한 채 방치되고 있다.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수는 한창 많았을 때인 1993년의 절반 수준이다. 경기 악화로 관광객이 줄면서 호텔들이 문을 닫았지만, 건물을 해체하는 데에는 수억엔(수십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철거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폐허가 된 호텔들이 국립공원의 경관을 훼손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자 일본 정부는 규제를 풀어 호텔의 개·보수를 돕기로 했다.

일본 환경성은 법 규정을 고쳐 사업자가 자금을 모으기 용이하도록 '분양형 호텔'로의 변신을 허가했다.

환경성은 이를 통해 호텔이 원래의 모습을 찾는다면 주변 지역의 침체한 경기를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용도 변경'을 통해 얼마나 많은 호텔이 리노베이션을 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사와야나기 도모히코 릿쿄(立敎)대(호텔경영학) 교수는 "호텔 재건이 가능해지는 곳도 있겠지만, 폐허가 된 호텔과 토지의 소유자가 확인되지 않는 곳도 있다"며 "이 경우 건물이 붕괴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마음대로 철거도 못 하는 상황이니 추가적인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군마현 구사쓰 온천 거리.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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