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보수적인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가 27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관광비자를 발급한다고 발표했다고 AFP, dpa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사우디 관광국가유산위원회 위원장 아흐메드 알-카티브는 이날 "국제적인 관광객들에게 사우디를 개방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방문객들은 우리가 가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5곳과 활기찬 지역 문화, 아름다운 자연에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사우디 당국이 28일부터 세계 49개국 국민의 온라인 관광비자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카티브 위원장은 외국인 여성들에게 이슬람의 엄격한 복장 규제를 적용하지 않지만 단정한 옷을 입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매년 성지순례를 위해 사우디를 찾는 수백만 명의 이슬람교도를 제외하면 외국인들이 사우디 비자를 받기는 쉽지 않았다.
사우디의 관광비자 도입은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려는 행보다.
사우디 정부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주도로 탈(脫)석유 시대에 대비하는 경제·사회 개혁 계획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산업의 비중을 현재 3%에서 2030년까지 10%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사우디는 최근 개방적인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 8월 국왕 칙령을 통해 21세 이상 성인 여성에게 남성 보호자의 동의 없이도 여권 신청과 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여성은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해 1월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허용한 데 이어 같은 해 6월에는 여성의 운전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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