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특수부 대거 폐지 등 개혁안 발표 검찰 안팎서 어수선…일부 동요 반응도 "중앙지검은 특수부 유지…변화 없을듯" "파견 검사 복귀는 검찰로선 반가운 일" "검사장 車 폐지→명퇴금 증가" 반색도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2019.09.3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나운채 기자 =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지시에 따라 3개 검찰청 외 전국 모든 특수부 폐지 건의 등 자체 개혁안을 내놨다. 검찰 안팎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흐르면서도, 예상했던 바라는 반응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서울중앙지검 등 3곳 외 전국 검찰청 특수부 폐지 건의 ▲외부기관 파견검사 전원 복귀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개혁안을 전날 발표했다.
이같은 개혁안은 검찰 내부적으로 상당 기간 논의를 진행해 오다가 전날 문 대통령의 지시를 계기로 전격 발표에 이르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검찰권의 행사 방식과 수사 관행, 조직 문화 등에 대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대검의 발표에 검찰 내 일부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검사는 "이전부터 계속 논의돼 온 사안이지만, 눈앞에 닥치니 현재 특수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검사들은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고, 지방의 한 검찰 간부도 "언론 발표를 통해 (개혁안을) 알게 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개혁안을 세부적으로 따지고 보면 '예상했던 바로, 잃은 건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지방검찰청의 특수부 폐지는 사실상 이전부터 진행돼 왔고, 현재는 특수수사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중앙지검의 특수부가 폐지되지 않는 이상 현재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임 문무일 전 총장 때부터 진행돼 온 사안일 뿐만 아니라 전국 최대 규모의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 특수수사가 집중된 상황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지난 6월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는 태극기와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19.06.18. scchoo@newsis.com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특수부'로 지칭할 필요 없이 해야 할 직접 수사가 있다면 다른 부서에서 하면 되는 것"이라며 "부서 이름만 바뀔 뿐 변하는 게 없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부서의 폐지보다도 직접 수사 개시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다.
외부기관 파견검사 복귀의 경우 오히려 검찰보다 관계기관의 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파견받는 기관에서는 검사의 역할을 필요로 한다"며 "검찰이 외부기관 파견검사를 모두 복귀케 한다면 다른 예산을 들여 공백을 채워야 한다. 예산 등을 고려해봤을 때 오히려 국가적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검사도 "현재도 검찰 내 형사·공판 등 업무에 검사들이 많이 모자란 상황"이라며 "파견검사들이 복귀해 일선 업무를 맡는다면 형사·공판부로의 검찰 중심을 옮긴다는 취지와 검찰 본연의 업무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반색했다.
전용차량 이용 폐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한 검사는 "즉시 시행에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차량을 반납하면 명예퇴직금 등 부분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 오히려 반기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개혁안 발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에 검찰 개혁 저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여권 등의 주장에 맞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공무원으로선 당연히 대통령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조 장관 관련 수사가 전개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하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