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2일 남부지역 곳곳에서 침수와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불과 열흘 전 남부 지역을 훑고간 제17호 태풍 `타파`의 생채기가 가시기도 전에 올라온 강한 태풍이어서 피해가 가중됐다. 행정안전부는 풍수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단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2일 행안부는 오전 8시 30분께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합동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탁의 예상 진로와 영향 범위, 특성 등 기상 전망을 점검하고 과거 유사 태풍 사례와 유형을 분석해 중점 대처 사항을 논의했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지난 태풍 `링링`과 `타파` 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점을 상기해 위험 요소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국민도 개인 안전에 신경 써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남부지방 곳곳에서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경북 성주에서 농수로 지장물 제거 중 급류에 휩쓸려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에서는 주택 37채가 침수됐고, 5채가 파손되는 등 사유시설·공공시설에 대한 피해가 잇따랐다. 이로 인해 3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고, 10가구에서 이재민 30명이 발생해 임시 거처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하늘길과 뱃길도 모두 끊겼다. 제주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이날 항공기 684편이 결항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항을 비롯해 부산항·마산항·목포항 등 주요 항만에서는 선박 입·출항이 모두 통제됐다. 부산 연안 항포구에서는 3000척 넘는 어선이 안전한 곳으로 피항을 하기도 했다.
가을 유명 축제들도 행사가 잠정 중단되거나 연기됐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6시 중구 비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경북 경주시는 3일 개막하는 신라문화제를 하루 연기해 4일 개최하기로 했다. 미탁은 전남 해안에 상륙한 뒤 남부지방을 관통해 3일 오전 경북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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