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유한국당이 어제(3일) 집회에 300만 명이 넘게 왔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우스꽝스러운 과대평가라고 했습니다. 지난 주말 서초동 집회를 두고 민주당이 200만을 발표하고 한국당이 5만으로 깎아내렸던 것과 정확히 반대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나라가 이렇게 둘로 갈라지고 쪼개져 가는데, 정치권이 거기에 앞장서서 숫자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정인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당 지도부는 집회 참석 인원이 지난 주말 서초동 집회 때보다 많다고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이 광화문은 서초동 대검찰청 그 도로보다 훨씬 넓습니다. 그들이 2백만이면 우리는 오늘 2천만은 왔겠습니다. 여러분!]
당 출입 기자들에게는 집회 참석 인원을 300만 명 이상이라고 문자메시지를 돌렸습니다.
민주당은 턱없이 부풀려졌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이해식/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서초동 촛불집회를 폄하하고 오늘 광화문에 모인 군중 규모를 과대평가하는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도로 폭과 집회 행렬의 길이, 또 집회가 계속된 시간 등을 따져서 서로 더 많다는 주장이 이어집니다.
지난 서초동 집회 두고 200만과 5만이라고 엇갈렸던 것과 정반대 상황입니다.
참고로 지난 2014년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시청 앞 광장까지 이어진 프란치스코 교황 시복 미사식 때 경찰이 추산한 최대 인원이 90만 명이었으니 5만에서 300만, 각 당 주장이 어떠하든 그 사이 어딜 겁니다.
경찰이 재작년 1월부터 집회 규모에 대한 자체 추산치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정치권이 부르는 게 '정답'이란 식으로 자기 집회는 최대한 부풀리고 상대는 깎아내리는 상황이 이어지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에 진짜 필요한 건 장외집회를 통한 지지층 결집, 세 과시보다는 조국 장관도 실망스럽고 검찰 개혁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확장의 전략이라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옵니다.
김정인 기자(europa@s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