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87%가 바닥두께 표준 미달 LH 층간소음 민원은 해마다 늘어 "서랍 여닫는 소리도 들리는 아파트" 최근 10년간 준공된 전국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절반 이상의 바닥 두께가 표준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 열 채 중 아홉채 꼴로 표준 미달인 것으로 조사됐다. 얇은 바닥 두께는 층간소음의 주요 원인이다.
4일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준공된 전국 LH 아파트 52만8793가구 중 바닥 두께가 표준(210㎜) 미만인 곳은 28만2254가구로 약 53.4%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 채 중 한 채꼴이다. 서울의 경우 1만263가구 중 87%(8935가구)가 표준 미달로 조사됐다. LH는 2012년부터 층간소음을 개선하겠다며 벽식구조일 경우 210mm 두께의 바닥구조를 표준으로 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이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LH 아파트는 바닥 두께도 표준보다 얇게 시공된 데다가 아파트 구조 자체가 소음에 취약한 벽식구조로 지어지고 있다. 전국 약 53만 가구 중 기둥식 구조는 2054가구(0.4%)에 불과했다. 나머지 99.6%가 벽식구조다.
지난 6월 송 의원실에서 개최한 ‘층간소음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이성찬 영산대학교 건축플랜트학과 교수는 “바닥과 벽이 일체화되어 있는 벽식구조는 고체전달음 차단에 취약해 기둥식 구조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둥식 구조의 경우 벽식구조보다 골조 공사비가 평균적으로 약 24% 정도 더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벽-바닥’ 구조가 아니라 ‘기둥-보-바닥’ 구조이다 보니 소음이 분산된다. 대신 한 가구당 더 많은 층고를 차지해 한 동에 지을 수 있는 가구 수가 줄게 된다.
시공 실태가 이렇다 보니 LH에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이 해마다 늘고 있다. 2013년 79건에서 지난해 297건으로 3.8배 증가했다. 송 의원실에서 행복주택 A단지의 주민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100명 중 69명이 “층간소음을 겪어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주민은 “이웃에서 요리하는 소리, 서랍 열고 닫는 소리, TV 소리까지 다 들린다”며 “이런 아파트는 처음”이라고 호소했다.
송석준 의원은 “LH가 단순히 공급물량을 늘리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주거의 질도 동시에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