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김보라 기자]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부산까지 휩쓸었다. 부일영화상에서 무려 '6관왕'을 차지하며 왕좌의 위엄을 보여줘서다.
지난 4일 부산 문현동 드림씨어터에서 '2019 부일영화상'이 성대하게 진행된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올해 신작 '기생충'이 남녀 조연배우상을 비롯해 각본상, 음악상, 촬영상, 최우수 작품상 등 6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앞서 올해 5월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받고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했기에 어느 정도 수상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음악상 촬영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이에 '기생충'의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봉준호 감독과 주연 배우들을 대표해 무대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는 미국 뉴욕 개봉 준비를 위해 이날 시상식에는 불참했다.
곽 대표는 최우수 작품상이라는 영예의 트로피를 안고 차분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기쁨을 표했다. 곽신애 대표는 "봉준호 감독님과 송강호 배우는 미국 개봉을 앞두고 뉴욕에 있는데 지금 보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작품상은 영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그분들을 대표해 받고 있다고 본다.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곽신애 대표는 영화를 사랑해 제작 일을 계속하고 있지만,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많아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고. 곽 대표는 "제가 첫 영화가 '해피엔드'였는데 당시 그 영화의 주연을 받았던 전도연 배우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며 "또 제게 영향을 준 정성일 선배도 이 자리에 있어 의미심장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녀는 "영화를 하면서 행복한 순간이 많았다. 칸영화제에서 좋은 상도 받았고 관객들이 많이 봐주셔서 받을 거 다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부산에서 좋은 상을 받아서 감사하다"라며 "(좋아하는 일을 하며)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싶다"고 밝혔다.
곽 대표는 "영화를 만드는 게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나 상당히 고통스럽다. 어떨 때는 '일을 그만둬야 하나? 내가 능력이 있나 고민하면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30년 가까이 하니까 이런 날도 온다. 지금 힘든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고통을 견디고 하다 보면 언젠간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극중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박명훈과 이정은이 각각 남녀조연상을 받았다. 이정은은 그러나 촬영 스케줄로 인해 불참했다. 무대에 오른 박명훈은 “20여년 연기 생활하면서 계속할 수 있던 원동력은 가족의 끊임없는 믿음이었다.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 포인트를 짚어준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박명훈은 이어 "배려심과 믿음으로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음악상 촬영상 각본상까지 받으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칸 영화제는 물론 국내 관객들을 사로잡은 ‘기생충’은 부일영화상까지 휩쓸며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하반기 열리는 영화제에서 ‘기생충’의 기록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