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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 ㅡ 스스로 제 무덤을 판다
rich_rich 2019-11-05     조회 : 407

유래 ㅡ 스스로 제 무덤을 판다

고려 공민왕 때, 나라의 권세를 틀어쥐고 불교 우두머리 요승 '신돈'이 마침내 처단되고 불교가 박해를 받게 되었다.

공민왕은 불교를 국법으로 금하는 한편 중 한 사람을 잡아오면 상금 오천 냥과 더불어 벼슬을 겸해 내린다는 방문을 내붙이도록 했다.

이때, 이성계 집 하인 경삼이란 사람이 함흥 이성계 집을 하직하고 아내와 함께 송도로 거동하여 성문 밖 큰 길가에 초막집을 지어놓고 매일 중을 잡으러 돌아다녔다. 그런데 경삼이는 도무지 중을 잡을 수가 없어 본인은 물론이고 그의 아내도,

"얼른 중놈을 잡아야만 나도 안방마님이 되어 톡톡히 호강을 누릴텐데,"하고 속을 태웠다.

이러던 어느 하루 마침 저 멀리서 중 하나가 나타났다.

"그럼, 그렇겠지. 하늘이 무심할라구."

헌데, 가까이 온 걸 보니, 그는 다름 아닌 자기 친오빠 중이었다. 그는 허기져 하는 오라버니에게 한 끼 밥을 지어 대접한 뒤 그를 잡아 바칠 생각으로 다락에다 가두었다. 저녁 때가 되어 남편 경삼이 그 날도 허탕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그의 아내는 다락문 열쇠를 내주며, "왔어요. 저기 제발로 중놈 하나가 왔어요." 만면에 기쁜 빛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경삼이 다락문을 열고 보니 그건 자기 처남이 아닌가! 이 순간 남편의 머리에선 벼슬과 부귀영화에 환장이 되어 친동기간까지 팔아먹으려는 아내에 대한 증오심이 불타 올랐다.

"고얀년"

경삼은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나 좀 따라 오시오!"

"옳지, 관가로 고하러 가는가보다"

아내는 남편을 뒤따라 갔다.

"호호, 관가로 가잔 말이지요?

아이 좋아라!~ 이제 벼슬 한 자리 얻어서

당신이 비장이 되면 난 안방마님이 되겠구료. 여보 나 호단치마, 금가락지 사줘요, 네?"

"암, 사주고 말고,.."

이윽고 그들은 뒤켠 우물가에 이르렀다. 경삼은 휙 돌아서더니, 다짜고짜 아내의 머리채를 휘감아 쥐고 몸뚱이를 번쩍 치켜 들었다.

"이년, 환장을 해도 분수가 있지. 아무리 벼슬이 좋다한들 친오라빌 팔아먹겠단 말이냐? 그래 내가 장차 비장이 된 뒤 나의 대장이 네년보고 수청들라면 너는 얼씨구나 할 년이다. 그래 장차는 니 남편마저 모함을 하지 말란 법이 있다더냐?"

경삼은 이렇게 말한 뒤 아내를 그대로 우물 속에 쳐넣어 버렸다.

그리곤 정신 없이 흙을 퍼넣어 버렸다...

이 일이 있은 뒤로부터 항간에서는 '스스로 제 무덤을 판다'는 속담이 생겼으니, 세상 인정과 의리를 마다하는 자들의 경거망동을 경계 조소한 것이다.

(요즘, 온갖 비리투성이로 재물과 출세를 위해선 물.불을 안 가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

-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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