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대구지역 숙박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의료지원을 온 타지역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가격담합으로 숙박비를 올려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자신을 대구에 의료지원을 가게 된 간호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1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숙소들이 담합해 숙박비 지원을 6만원 해주는데 8만원씩 받는다고 한다"며 "지원을 간 선생님들이 2만원씩 추가로 사비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현재 커뮤니티에서 삭제된 상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 지자체중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13일 0시 기준 5천928명)에는 연인원 1천500여명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의료지원을 나갔는데, 정부는 타지역에서 온 이들의 숙식을 지원하기 위해 1인당 하루 6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숙박업체들이 가격을 담합하면서 의료진들이 추가금 2만원을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국가적 위기를 틈타 돈을 벌려고 해서는 안 된다"거나 "사실이라며 너무나 실망스럽다. 시 차원에서 조사를 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연합뉴스의 취재 결과 대구 지역 숙박업체들이 담합해서 요금을 올렸다는 주장은 사실로 볼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 전수조사를 하지 않은 이상 일부 숙박업체의 개인적 '일탈'이 있었을 개연성까지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 치더라도 커뮤니티 글에서 주장한 '숙소들의 담합에 따른 요금 인상'의 정황은 확인할 수 없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시에서 숙박업체들과 협의해 조식포함 6만원 이하로 숙박비를 받도록 조치한 상태고, 이를 지원 온 의료인들에게 일일이 안내·고지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부당한 숙박비 관련 항의나 민원이 들어온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6만원 이상의 숙박비를 받는 업소가 있다면 시와 협의가 안 된 곳일 것"이라며 "부당한 숙박비가 없도록 계속해 철저히 관리·감독하겠다"고 말했다.
업체에 직접 전화해 확인한 숙박비도 '담합된 가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구 시청과 동성로 서문시장 등 도심지역 모텔의 하루 숙박비는 대부분 3만원∼6만원 선이었다. 하루 숙박비가 10만원인 곳도 있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해 담합가격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무료로 객실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배상재 대한숙박업중앙회 대구지회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이곳 숙박업체들한테도 이익이라는 생각에 객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여러 업체들이 객실 무료제공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역 인근에서 모텔 2곳을 운영하는 배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모텔 1곳의 객실 38개를 의료진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숙박을 원하는 의료진은 업체(053-254-4009)로 직접 전화하면 된다고 배 회장이 밝혔다.
<<연합뉴스 팩트체크팀은 팩트체크 소재에 대한 독자들의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이메일(hyun@yna.co.kr)로 제안해 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