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와 고구마가 모두 땅속에서 자란다는 점에서 같은 종류의 식물로 여기지만 사실 이 둘은 전혀 다른 종류의 식물이다. 감자는 고추, 담배, 가지, 토마토와 같은 가짓과 식물이고 고구마는 메꽃과 식물로 서로 전혀 다른 종이다. 감자와 고구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감자는 줄기식물이고 고구마는 뿌리식물이라는 점이다. 감자는 땅속줄기의 일부가 비대해지면서 생기는 것으로 이를 괴경(塊莖)이라 부르고, 고구마는 뿌리 중 일부가 커지면서 덩이가 생기는 것으로 괴근(塊根)이라 부른다. 감자와 고구마는 식물학적으로 전혀 다른 종이다. 감자는 줄기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씨감자를 심어서 감자를 키우지만 고구마는 싹을 키워서 심어야 고구마를 경작할 수 있다. 또 감자에는 전분이, 고구마에는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다. 감자를 먹고 얹히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고구마를 먹고 목이 메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은 이 둘의 주요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감자와 고구마는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중세 유럽에서의 사람들은 이 둘을 혼동하기도 했지만 이 둘에 대한 평가는 사뭇 달랐다. 감자가 천대받던 대표적인 음식이었다면 고구마는 유럽의 귀족들이 아끼는 귀한 음식이었다. 단맛을 유난히 좋아하는 유럽인들에게 고구마는 최상의 디저트로 통했다. 또 감자에 비해 재배하는 조건이 까다로워 가격 또한 비싸서 고구마로 만든 디저트는 부의 척도를 나타내는 음식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