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고대 로마에서는 만우절을 힐라리아(Hilaria)라고 불렀다. 오늘날에도 이란에서는 시즈다 베다르(Sizdah Bedar), 프랑스에서는 쁘와송 다브릴(Poissons d’Avril), 스코틀랜드에서는 테일리 데이(Taily Day), 인도에서는 훌리(Huli) 축제라고 한다. 각각 그 이름은 다르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모두 만우절과 동일하다. 4월의 첫날이 되면 친구나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을 놀려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혹은 관점을 달리해서, 왜 우리는 이 날에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놀려도 아무렇지도 않은 것일까? 만우절의 탄생과 관련된 이야기는 굉장히 많다. 하지만 가장 그럴 듯한 이야기는 16세기 프랑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는 16세기 말에 그레고리력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새롭게 개정된 달력에 따라 이전의 3월 25일을 새해 첫 날(New Year’s Day)인 1월 1일로 맞추어야 했다. 이전까지는 이 날부터 1주일 동안의 축제가 벌어졌고, 특히 마지막 날인 4월 1일에는 모두가 모여서 흥겹게 노는 것으로 축제를 끝마쳤다. 날짜가 개정된 후부터 이 축제는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 날이 새해 첫 날로 바뀌었다는 것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놀림감이 되었다. 그런 사람들은 열리지도 않는 파티에 초대되는 등 헛수고를 했으며, 심지어 사람들의 조롱이 섞인 선물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놀림감이 된 사람들을 프랑스에서는 ‘4월의 물고기’라는 의미의 ‘쁘와송 다브릴’이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갓 부화한 물고기처럼 아무것도 모른 채 쉽게 ‘낚였기’ 때문이다. 18세기에 이르자 프랑스의 이 관습은 영국으로 전해졌다. 영국에서는 이 날을 ‘오래된 바보의 날(All Fool’s Day)’이라고 불렀다. 참고로 ‘all’은 아마도 ‘old’ 즉, ‘auld’의 변형인 것으로 보인다. 만우절과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들은 그 시기가 훨씬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나는 노아의 홍수와 관련된 것이다. 대홍수 이후에 노아가 비둘기를 날려 보냈는데, 비둘기는 땅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헛수고(fool’s errand)를 하게 되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만우절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로마의 봄 축제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로마의 봄 축제는 농업의 여신 케레스(Ceres)를 기리는 축제이다. 케레스의 딸이 지하세계의 신인 플루토(Pluto)에게 유괴되자 케레스는 딸을 구하기 위해 그리스 땅 이곳저곳을 열심히 찾아 헤매었다. 하지만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했고 그 결과로 만우절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이날을 기독교적 전통과 관련된 시각으로 해석하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그리스도를 조롱한 재판을 이용하는 것으로 만우절에 하는 조롱이나 농담은 만우절과 같은 시기에 그리스도가 겪어야만 했던 ‘조롱’을 다시 되돌아보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기원이 무엇이든지 오늘날에는 만우절이 봄을 맞는 의식으로써 즐겁게 조롱하고 즐겁게 조롱당하는 날이 되었다. 관련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