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영향으로 항공업계가 너무 힘드네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장기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당장의 무급휴직, 구조조정, 희망퇴직등 으로는 오래 못 버틸 것 같아요. 돈이 없으니 뭔가 다른 대책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5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소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연장한다. 대상 직원들의 급여 '반 토막'이 불가피하다. 구조조정, 희망퇴직 등의 강도 높은 대안을 내놨던 다른 항공사들 역시 마른 수건 쥐어짜기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돈'이 말라버린 항공사들은 정부 지원만 쳐다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항공업을 포함한 기간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논의가 이번 주 중 열릴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어떤 방안이 포함될지 관심이 쏠린다.

◇항공사들 '허리띠 졸라매기'…아시아나, 무급휴직 연장 = 19일 아시아나항공은 4월 실시했던 전 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연장하기로 하고, 5월부터 사업량 정상화될 때까지 매달 전 직원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캐빈승무원, 국내 공항 지점 근무자 대상으로 5월 이후 2개월 단위로 유급 휴직 신청도 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과의 M&A(인수·합병)를 추진 중인 가운데 코로나19로 촉발한 위기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자구안을 지속해서 내놓는 중이다.

다른 항공사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한항공은 오는 10월 15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휴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직원 70% 이상이 휴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평소 급여의 약 70% 수준을 받을 것으로 보여 다른 업체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으로 평가받는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전체 임직원 20%를 줄이는 정리해고에 돌입한다. 애초 전체 인력인 1680여명 중 750명을 내보내려고 했지만, 근로자대표 측과의 회의를 통해 구조조정 인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정규직을 포함한 약 350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지난 3월 신청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 중이다. 에어부산은 전 직원이 40일간 유급휴직을 시행하고 있고, 에어서울은 직원 90%가 무급휴직에 돌입했다. 티웨이항공은 단축 근무와 유급휴직을 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전 직원 대상 유급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돈은 안 들어오는데…매달 5천억원씩 '줄줄' = 국내 항공사들의 강도 높은 허리띠 졸라매기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여파다.

당장 대한항공은 보유 현금이 이번 달 중으로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여객 매출의 94%를 차지하는 국제선 노선 대부분이 운항을 중단해 매출이 급감했지만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만 4000억∼5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2400억원을 고려하면 지난달 발행한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6228억원을 이번 달 안에 모두 소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항공사의 유동성 부족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미 유·무급 휴직, 임금 반납 등 각종 자구책을 통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지만, 항공업 특성상 고정비용의 비중이 큰 탓에 지금처럼 매출이 80% 이상 급감한 상태가 이어질 경우 대부분의 항공사가 상반기 내에 보유한 현금을 다 소진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 항공사들은 속속 국제선 비운항 기간을 연장하는 분위기여서 1분기는 물론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4월이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항공업계는 정부의 지원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LCC에 대한 3000억원의 유동성 수혈 등의 지원책을 내놨지만,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항공 산업을 포함한 기간산업의 회사채에 20조원 안팎의 정부 보증을 제공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실제로 항공업계에 어느 정도 규모의 정부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