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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치기와 무지렁이
swwet 2020-05-21     조회 : 660

두루치기와 무지렁이

사람의 능력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사람이 벌이는 일이 하고많은 만큼 능력의 종류도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지만, 한 사람이 여러 가지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넘는 것이 있으면 처지는 것이 있는 법, 이 사람은 여기에 맞게 저 사람은 저기에 맞게 누구든 세상의 한 모퉁이에 비좁으나마 자기의 자리를 마련할 만큼의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모자라고 넘친다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전을 들여다보면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보다는 모자라고 능력 없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것은 사람에게 그만큼 빈구석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모자라고 능력 없는 사람도 너나 나나 내세울 것 없는 비슷한 동류들 사이에서 세상의 장삼이사()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요컨대 자기 깜냥껏 열심히 살면 된다는 말이다.

여러 가지 일에 모두 능통한 사람, 즉 팔방미인()을 두루치기라고 하는데, 원래 두루치기는 한 가지 물건을 이리저리 둘러쓰는 일을 가리킨다. 또 조개나 낙지 같은 것을 데쳐서 양념을 한 음식도 두루치기라고 한다. 재주아치는 재주가 많은 사람, 슬기주머니는 유달리 재능이나 지혜가 뛰어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갈마치는 세파를 겪어 아주 야무진 사람, 모도리나 차돌도 조금도 빈틈이 없이 야무진 사람을 뜻한다. 성질이 야무지고 독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감당해 내는 사람은 벼락대신()으로 부른다. 꾀가 많은 사람을 꾀보라고 하는데, 꾀가 많다는 것이 꼭 좋은 뜻은 아니어서 지혜로운 사람이라기보다는 꾀만 부리는 사람, 잔꾀나 꼼수가 많은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꾀보다. 비슷한 말로는 꾀쟁이 · 꾀자기 · 꾀퉁이 같은 것들이 있다. 윤똑똑이는 저만 잘나고 영리한 체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보통내기나 여간내기 · 예사내기는 그냥은 쓰이지 않고 반드시 뒤에 '아니다'라는 말이 덧붙어 보통이나 여간 또는 예사가 아닌 사람을 가리키게 되는 말들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분대 정도를 이룬다면, 능력 없고 모자라는 사람들은 군단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줏대가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들부터 훑어보자. 가르친사위는 독창성이 없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꼭두각시나 망석중이와 비슷한 말이다. 망석중이는 꼭두각시의 하나로 팔다리에 줄을 매어 그 줄을 당겨 춤을 추게 만든 인형이다. 데림추나 어림쟁이, 코푸렁이도 주견이 없이 남에게 딸려 다니는 어리석은 사람을 뜻하는 말들인데, 코푸렁이는 코를 풀어 놓은 것과 같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사물이나 동식물의 이름으로 모자라거나 어리석은 사람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다. 씨가 덜 여문 호박을 뜻하는 굴퉁이는 겉은 그럴듯하나 속이 보잘것없는 사람을 가리키고, 겨우 날기 시작한 새 새끼를 뜻하는 열쭝이는 작고 겁 많은 사람을 가리킨다. 무지러지거나 헐어서 못 쓰게 된 물건을 무지렁이라고 하는데, 어리석고 무식한 사람도 무지렁이라고 한다. 짐승의 맨 먼저 나온 새끼를 뜻하는 무녀리는 언행이 좀 모자라는 사람을 가리키고, 전기 절연체로 쓰이는 사기로 만든 통이나 돼지감자를 뜻하는 뚱딴지는 우둔하고 무뚝뚝한 사람을 가리킨다. 못나서 아무데도 쓸모없는 사람은 똥주머니, 순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쑥, 아는 것이 없이 머리가 텅 빈 사람은 깡통이라고 한다.

식견이 좁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도 많다. 궁도련님은 호강스럽게 자라 세상일을 잘 모르는 사람, 책상물림이나 글뒤주는 글공부만 하여 세상에 대한 산지식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아는 것이 없고 똑똑하지 못한 사람은 바사기, 어리석고 고집 센 시골 사람은 시골고라리 또는 줄여서 고라리라고 한다.

이밖에도 못나고 어리석고 모자라고 능력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은 맑은 가을날 밤하늘에 뜬 별처럼 쌔고쌨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별과 같이 소중한 존재들이다. 견우성이나 직녀성 같은 일등성이 더욱 빛나는 것은 이등성에서 육등성에 이르는 뭇별들의 존재가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일등성이나 육등성이나 모두가 똑같은 별이라는 사실이다. 별이 빛난다.

[네이버 지식백과] 두루치기와 무지렁이 (도사리와 말모이, 우리말의 모든 것, 2010. 10. 1., 장승욱)

 우리말 배워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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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 추천 0 | 05.23  
잘보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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뇨리 | 추천 0 | 05.23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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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kingdoom1004 | 추천 0 | 05.22  
무지렁이 예전에 어른들이 하시던 얘기인데. 사투리가 아니라 순우리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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