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뉴시스]김태겸 기자 = 강원 춘천시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 당시 떠내려가는 인공 수초섬을 8대의 선박 선체들이 필사적으로 막아서는 사투를 벌였던 것으로 뉴시스가 확인했다.
지난 6일 수초섬 작업 근로자 2명을 배에 태워 생명을 구해낸 민간인 A(38) 씨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흘러가는 수초섬을 사력을 다해 선체로 막아낸 건 민간 보트 4대, 고무보트 1대, 환경감시선 1대, 행정선 1대, 경찰정 1대로 모두 8대의 선박이었다.
민간인 B(47) 씨는 의암호 붕어섬 앞에 떠내려온 부유물을 보고 “처음엔 안개가 껴있어서 쓰레기더미 위에 나무 몇 개가 서 있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자세히 보니 나무가 움직여 그게 사람이란 걸 알았다"고 말했다.
폭우에 이상함을 감지한 이들 민간인 2명은 보트 2대로 떠내려가는 수초섬에 다가가 그 위에 서 있는 근로자들에게 상황을 물었고, 한 근로자는 당시 '인공 수초섬이 터져(끊어져) 물에 떠내려가고 있다. 신고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때 민간인들은 당시 수초섬 옆에 있던 고무보트 1대가 수초섬을 가로막으며 의암댐 쪽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막아서며 유속이 약한 호수 가장자리로 이동하려는 시도였음을 알게 됐다.
상황을 파악한 이들도 2대의 민간 보트를 동원해 곧바로 도왔다. 이후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인근 민간 업체에 도움을 청해 보트 2대가 추가로 합류하면서 총 5대가 떠내려가는 수초섬을 선체로 막아 유속이 느린 가장자리로 밀어내기를 시도했다.
이후 환경감시선, 행정선, 경찰정 등이 추가 투입되면서 모두 8대가 투입돼 수초섬 구하기에 나섰다.
그러나 댐 2.5km 전 지점부터 시작된 사투는 약 20여 분이 되는 약 1.5km 정도가 남았을 지점에서부터 소양강댐 등 북한강 수계 댐의 집중 방류로 유속이 가장 빨라지는 구간에 들어서게 됐다.
잠시 극적으로 의암댐 1.5km 앞 지점에서 가까스로 수초섬을 호수 가장자리로 이동시킨 후 나무에 로프를 묶어 거의 성공할 수 있었던 지점이 있었다.
위치상으로는 의암스카이워크에 다다르게 직전이었다. 8대의 선박 중 고무보트에 탔던 실종자 2명이 내려 급하게 밧줄을 육지 나무에 묶었지만, 워낙 빠른 유속과 무게, 부실한 로프로 얼마 견디지 못하고 끊어졌다.
이후에도 경찰정과 민간 보트 4대 등을 포함한 8대 선박은 의암댐 상부 지점에 출입 통제를 위해 설치된 와이어(출입제한표시선) 100m 앞까지 수초섬을 밀어내려 사투를 벌이다 결국 수초섬을 막지 못하고 포기하고 돌아서야 했다.
A씨는 "끝까지 유속이 없는 쪽으로 빼려했으나 유속이 너무 셌다“라며 "금지선인 와이어(출입제한표시선)에 거의 다다랐을땐 급류에 휩쓸릴 우려가 있어 포박 작업을 포기해야만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최초 만난 붕어섬 앞 지점에서 출입제한 표시선 와이어 100m 전가지 소요된 시간은 약 40분 정도 소요됐다"면서 "유속이 가장 빠른 날이어서 상당히 빠르게 댐 쪽으로 흘러갔을 것인데 최대한 8대의 선박이 이를 막았고 바람도 도와 시간을 지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정이 미쳐 빠져나가지 못한 고무보트 1대가 있는 댐 쪽으로 선회했고, 그 과정에서 유속이 센 호수 중심을 가로지르려다 출입제한표시선인 와이어에 걸려 결국 전복됐다.
또 이를 구조하려던 행정선도 함께 전복되면서 참사가 일어났다고 당시를 설명했다.공감공감언론 뉴시스 patk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