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 재확산세가 거세진 가운데 e커머스 업계가 다시금 주문 폭주에 직면했다. 일부 업체에서는 주문 물량이 몰려 주문을 조기 마감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지난 21~23일) 각 e커머스 업체의 주문량이 크게 증가했다.
사랑제일교회 발(發)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21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거리두기 3단계 격상도 검토해야 한다"며 "주말이 가장 고비인 만큼 외출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집에 머물러 주시기 바란다"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외식을 자제하고 집에서만 식사하려는 이들 때문에 e커머스를 통한 장보기 수요가 높아졌다. 특히 익일배송이나 새벽배송 등을 제공하는 스마일배송, 신세계 SSG배송, 마켓컬리, 헬로네이처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했다.
이번 주말 각 e커머스에서는 전주 대비 주문이 크게 늘었다. 마켓컬리는 이번 주말(21~23일) 주문량이 지난 주말(14~16일) 대비 34% 증가했다. SSG닷컴에서는 전주 동기 대비 매출이 20.5%, 전달 동기 대비 12.8% 늘었다. 헬로네이처에서는 전주 동기 대비 지난 주말 매출이 2배 신장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마트에 직접 가기보다는 집에서 온라인을 이용해 장을 보는 이른바 '비대면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식재료 주문이 크게 늘었다.
마켓컬리에서는 전주 대비 주문량이 △애호박 109% △오이 90% △대파 82% △깻잎 70% △마늘 68% 등으로 올랐다. 카페를 가는 대신 집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수요 때문에 △쿠키류 106% △아이스크림 60% 등도 전주 대비 주문량이 증가했다. 간편한 조리 단계만 거치면 되는 냉동식품 또한 전주 대비 주문량이 40% 증가했다.
식재료 주문 물량이 몰리면서, 일부 업체에서는 일부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SSG닷컴에서는 지난 주말 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 및 바로 상차림이 가능한 반찬류 일부상품에 일시품절이 나타났다. 마켓컬리에서도 지난 23일 저녁 일부 식재료를 중심으로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주문 물량이 크게 늘면서 배송 가능 물량(CAPA)을 넘는 주문이 몰려 주문을 마감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헬로네이처는 지난 23일 오후 8시쯤 배송 가능 물량 이상의 주문이 몰리자 주문을 조기 마감했다.
익일배송을 약속한 업체들에서 배송 지연 사태도 곳곳 빚어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배송은 '오늘 배송, 내일 도착'을 콘셉트로 하고 있지만, 지난주 주문량이 전주 동기 대비는 10%, 전년 동기 대비는 90% 늘면서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22일 주문분에는 '25일 도착 보장' △24일 주문 분에는 '26일 도착 보장' 등으로 배송 지연을 안내 중이다.
다행히 지난 2~5월 코로나19 대유행 때 만큼 주문량이 늘지는 않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했던 때는 코로나 포비아가 커지면서 e커머스에서 생필품을 쟁여두려는 수요가 커졌다. 당시 쿠팡 등 일부 업체에서는 주문량이 평소보다 최대 4배 늘어, 조기 품절·배송 인력 부족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일부 e커머스 업체는 당분간 주문이 꾸준히 늘 것으로 보고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투자에 나섰다. 헬로네이처 관계자는 "최근 고객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서 이에 맞춰 물류 인프라 확대를 위해 투자 중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