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하위직 임금 삭감엔 난색 올해 초처럼 '고위직 30% 반납' 가능성 시행되면 공공기관장도 반납 잇따를 듯 與 김민석 "공공부문 지출혁신·구조조정해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무원 임금을 삭감해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상위층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해 초처럼 고위직 임금을 일부 반납하는 방안이 추진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정부 고위직들이 임금을 반납하면 공공기관으로도 파급될 수 있어 주목된다.
홍남기 부총리는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무원 임금을 삭감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질의하자 “(올해초) 장·차관들은 4달째 30% 정도를 이미 반납했다. 고위공직자는 임금을 동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월21일 비상 국무위원 워크숍에서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 급여를 3월부터 4개월간 30% 반납하기로 했다. 2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은 올해 총보수 인상분을 반납하기로 했다. 이후 공공기관장들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올해 급여 일부를 잇따라 반납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평균 연봉(2020년도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은 539만원으로 연평균 6468만원(세전 소득)이다. 이는 정무직, 장·차관, 판·검사까지 포함하는 것이어서 상당수 일반 공무원의 소득보다 많다. 올해 9급 1호봉의 월평균 보수(봉급+공통수당)는 약 209만원, 7급 1호봉은 약 236만원, 5급 1호봉은 318만원이다. 다만 실제로 공무원이 직급별로 받는 연봉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국회에서는 공무원 임금 삭감 주장이 제기됐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국가적 위기 상황에도 국회와 정부의 공무원, 공공기관 근로자의 월급은 그야말로 ‘1’도 줄지 않았다”며 “고통 분담을 통해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가야 한다. 이에 저는 저를 포함해서 공무원들의 9월~12월 4개월간 20%의 임금 삭감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재웅 전 쏘카 대표는 지난 22일 페북에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앞장서서 고생하고 있는 분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며 증세를 통한 재원 마련 방안을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보편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재난기본소득으로 지급하되 일정금액 이상 소득을 올리는 기업들에게는 조금 더 많은 법인세를, 일정금액 이상 주식·부동산 투자소득을 올리거나 사업소득, 근로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더 많은 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부과해서 그 재원을 활용하는 방법이 조금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도 전체 공무원 임금 삭감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홍 부총리는 24일 “100만명 (하위직) 공무원의 생각을 고려해야 한다”며 “준비하는데 한 달을 고려하면 (10~12월 임금 삭감이기 때문에) 재원이 많이 안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을 줘서 소비진작을 할 상황이 아니다. 지금은 방역에 집중할 때”라며 2차 긴급재난지원금 편성에도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김민석 의원은 “하위직 공무원 임금 삭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정부와 공공기관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공부문 지출 혁신을 해야 한다. 공공기관에 대한 추가 지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대통령, 국회의원, 총리, 부총리, 장.차관, 고위직 공무원 부터 삭감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만약 대통령이나 의원, 고위직 공무원인 경우 먼저 30% 삭감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