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해정 기자]
'노는언니'는 이 시국에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모임과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만 있는 시청자들과는 다른 세상에 있기라도 한 걸까.
1월 12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노는언니'에서는 경기도 가평으로 글램핑을 떠난 박세리, 한유미, 남현희, 김온아, 정유인, 곽민정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멤버들은 가평의 명물 잣 국밥도 먹고, 짚라인도 타고, 글램핑을 하며 밥도 먹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이후 여행은 물론 밥 약속도 편하게 잡지 못하는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노는언니'에겐 코로나19가 비껴가기라도 하는 것일까.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외출과 모임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은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는 위기 상황에서 기인했다. 누가 어디서 어떻게 걸렸을지 알 수 없으니 가족들과 집에만 머무르며 감염 가능성을 아예 차단해 달라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마스크만 착용했을 뿐이지 평범한 일상처럼 여행을 가고, 친구를 만나고, 웃고 먹고 떠드는 '노는언니' 모습은 위화감을 조장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글램핑이 콘셉트였던 만큼 야외 활동이 주로 이루어지긴 했다. 하지만 야외라고 코로나19 감염의 무풍지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여름철 홍천 캠핑장, 강원도 캠핑장 등에서 집단 감염이 속출했다.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는 '언택트 피서'로 각광받았던 캠핑장이 집단 감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로부터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노는언니'는 글램핑을 떠났다. 마치 캠핑장에서는 다수의 인원이 밀집해도 된다는 듯이. 5인 이상 집합 금지 특별 대책도 무시됐다. 깜짝 손님으로 온 탁구선수 서효원까지 출연해 무려 7명이 글램핑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고정 멤버들끼리 방송을 하는 것도 걱정되는 와중에 특별 게스트까지 초대해 말 그대로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다.
물론, 방송에는 비치지 않은 그들만의 코로나19 방역 대안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건 시청자들이 본 모습은 '노는언니'는 코로나19 방역 지대인 것처럼 안일하게 행동하는 모습들이었다. 여행 한 번, 캠핑 한 번 편히 가지 못해 집에서 TV만 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방송과 연예인은 코로나19 예외가 아니다. 방송을 찍는 동안은 다수가 집합해 밀집해도 코로나19가 걸리지 않는다든지, 연예인이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특별한 면역이 생기는 게 아니다. 이미 연예계도 관련자들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촬영이 취소되고 연기되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처럼 누구도 어디서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직도 과거와 같이 방송하고 있는 '노는언니'는 무슨 대책이 있는 걸까.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했다'라는 형식적인 자막 하나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인 게 되는 걸까.
방송은 시청자를 위해 존재한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방송이다. '노는언니'를 보면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불편감을 느낀다면 그 방송은 방향을 바뀌어야 한다. 출연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방송, 시청자들이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방송. '노는언니'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런 것이지 않을까. '노는언니'가 출연자들만 신나게 노는 방송이 아닌 시청자들과 마음을 함께 해 같이 놀 수 있는 방송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사진=E채널 '노는언니'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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