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리브의 정의
쓴맛이 강한 생올리브생올리브는 쓴맛이 강하지만 일정 기간 동안 물이나 소금물 혹은 알칼리 용액에 절이면 쓴맛이 사라지고 고유의 풍미가 살아나며 식감도 부드러워진다.
올리브는 올리브 나무(학명: olea europaea)의 열매로, 이탈리아를 비롯한 지중해 유역의 요리에서 많이 쓰이며 이들의 음식문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올리브는 특유의 쓴맛이 있지만 일정 기간 동안 물이나 소금물 혹은 알칼리 용액에 절이면 쓴맛이 사라지고, 고유의 풍미가 살아나며 질감도 부드러워진다. 올리브오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올리브만으로도 전채 요리나 곁들임 요리가 되며, 샐러드, 파스타, 피자 등에 넣기도 한다. 전체 열량의 80~85%가 지방이지만 대부분이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으로, 항산화와 항염 성분이 풍부해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리브 나무에서 올리브가 자라는 모습올리브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지중해 국가들의 음식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로슈토,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파르메산)와 함께 전채 요리로 제공된 모습이다." data-title="전채 요리나 곁들임 요리로서의 올리브" data-seq="3" style="border: 0px; max-width: 690px; vertical-align: top; display: block; margin: 0px auto;">
전채 요리나 곁들임 요리로서의 올리브프로슈토,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파르메산)와 함께 전채 요리로 제공된 모습이다.
2. 올리브의 어원
올리브 나무의 품종은 수백여 가지인데, 학명은 모두 올레아 유로피아(olea europaea)로 분류된다. 올레아(olea)는 라틴어로 “오일(oil)”, 즉 “기름”을 뜻하며, 이는 기름 함량이 높은 올리브 나무 열매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이름이다.
3. 올리브의 기원과 역사
올리브 나무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과실목 중 하나로 지금으로부터 약 5000~6000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올리브 나무가 최초로 재배된 곳은 지중해 동쪽 연안으로 오늘날의 시리아(Syria)와 팔레스타인(Palestine)이 위치한 곳이다. 올리브 나무는 열매가 열리려면 약 10~15년의 성장기를 거쳐야 하므로 자급자족을 위한 재배가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올리브는 스스로 재배해서 먹기보다는 상업적인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진 품목이며 그리스, 이집트, 터키를 거쳐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과 아프리카까지 전해졌다. 이후 기원전 1000년쯤 올리브 나무는 페니키아인들에 의해 스페인과 아프리카 북부 지역으로, 그리스인들에 의해 이탈리아로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 나무의 재배가 지중해 유역으로 확장된 것은 고대 로마시대(BC753~BC40)이다. 로마제국이 한창 성장과 번영을 누리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올리브 나무의 재배 기술과 올리브의 활용 및 저장법이 지중해 유역의 식민지로 전파되었다. 지중해 유역은 올리브 나무의 재배에 적합한 온화한 기후를 지니고 있다. 올리브 나무의 농경법에 대한 최초의 기록 역시 고대 로마인들에게서 발견되었고, 1세기경 로마의 요리를 정리한 아피키우스(Marcus Apicius)의 『요리의 예술』(De Re Coquinaria)에도 고대 로마의 식생활에서 올리브와 올리브오일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기록이 있다. 로마제국(BC753~1453)이 멸망한 후로도 지중해 유역을 지배한 민족들은 올리브 나무의 재배와 이를 활용한 음식문화를 계속 유지하였고, 이후 올리브를 이용한 음식문화는 지중해 이외의 지역에도 전파되었다.
오늘날 올리브 나무는 세계적으로 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 과실목이다.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의 올리브 생산량이 세계 총 생산량의 약 77%에 달한다. 생산된 올리브의 약 90%가 올리브오일을 짜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 10%는 테이블 올리브(table olive)로서 다양한 전채 요리나 곁들임 요리에 이용된다. 1990년대에 들어서서 지중해식 식문화가 건강에 좋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지중해식의 대표적인 식재료인 올리브 역시 주목받게 되었다.
4. 올리브의 모양
올리브는 가운데에 1~2.5cm정도의 ‘스톤(stone)’이라고 불리는 단단한 씨를 가진 드루프(drupe), 즉 핵과일이다. 올리브는 품종에 따라 크기와 생김새는 물론 오일 함유량과 과육의 양이 다르다. 또 같은 품종이라도 재배 지역의 테루아(terroir, 올리브의 재배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조건)에 따라서도 품질과 맛의 차이를 보인다.
올리브의 색은 익은 정도에 따라 그린(green)에서 시작해 옐로 그린, 그린 그레이, 레드 브라운, 다크레드, 퍼플 블랙, 블랙 등 점점 진해지는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을 보인다. 올리브 나무의 품종에 따라 그린올리브 상태에서 수확할지 아니면 더 익은 후에 수확할지를 결정하는데, 올리브는 익은 정도에 따라 맛과 향, 식감에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올리브의 색이 반드시 익은 정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린(green)에서 블랙(black)으로 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품종에 따라 다 익은 후에도 그린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고, 익지 않은 상태에서도 검정색을 띠는 올리브가 있다. 그 밖에 발효 과정에서 공기에 노출되어 산화된 경우나 가공 과정에서 황산제일철(ferrous sulfate)을 넣어 처리할 경우에도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한다. 또한 대부분 그린올리브가 블랙올리브에 비해 식감이 단단하고 아삭하다.
5. 올리브의 종류
테이블 올리브(table olive)로 주로 사용되는 이탈리아 올리브는 품종별로 생산지역, 생김새, 색, 맛과 향, 식감 등이 다르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올리브 품종과 다른 나라의 올리브 특성은 다음과 같다.
• 타기아스카(taggiasca)
리구리아(Liguria) 지역의 올리브. 갈색 혹은 검은색일 때 수확해서 물에 담가 놓았다가 허브와 함께 소금물에 넣어 병에 담는다. 크기가 작고 단맛이 나며, 식감이 부드럽다. 가볍고 과일향이 풍부한 올리브오일을 짜는 데도 쓰인다.
• 벨라 디 체리뇰라(bella di cerignola)
풀리아(Puglia) 지역의 올리브. 그린, 블랙, 레드 올리브가 있다. 다른 테이블 올리브에 비해 맛과 향이 매우 부드러워 올리브 초보자에게도 적당하다. 크기가 조금 크고 과육을 씹을 때 부드러운 식감과 향을 느낄 수 있다.
• 카스텔베트라노(castelvetrano)
시칠리아(Sicillia) 지역의 올리브. 노르첼라라 델 벨리체(nocellara del belice)라고도 불린다. 이것은 진한 녹색의 올리브로, 크기가 크고 표면이 매끈하며 둥근 모양이다. 단맛과 버터의 풍미가 나며, 식감이 아삭하다.
• 만자니야(manzanilla)
스페인의 그린올리브. 알칼리 용액에 가볍게 절이고 소금과 젖산을 섞은 용액에 넣어 병에 담는다. 씨를 빼고 피망과 같은 속재료로 안을 채우는 경우도 있다. 만자니야는 짠맛이 나는 올리브로, 견과류의 풍미를 지닌다.
• 칼라마타(kalamata)
그리스의 블랙올리브. 완전히 익은 후 수확해 소금물에 절인다. 품질이 뛰어나고 과일향이 풍부하다.
• 피쇼린(picholine)
프랑스의 그린올리브. 소금물에 절여 만드는 이 올리브는 종종 구연산에 넣어 병에 담기도 한다. 수확량이 적어 값이 비싸다.
• 니슈아(niçoise)
프랑스의 블랙올리브. 완전히 익으면 수확하고, 허브, 올리브 가지와 함께 병에 담는다. 크기가 작고 씨가 큰 편이다. 견과류의 향이 부드럽고 풍부하게 난다.
• 세빌라노(sevillano)
미국 캘리포니아의 그린올리브. 소금물에 절이고, 젖산과 함께 병에 담는다. 크기가 크고 식감이 매우 아삭하다.
6. 올리브의 수확과 가공
올리브의 수확은 매년 가을에서 겨울 사이에 이루어진다. 그린올리브는 9월에서 11월 중순, 블랙올리브는 11월 중순에서 이듬해 1월 말 혹은 2월 초까지이다. 테이블 올리브로 사용할 경우에는 과육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따야 한다. 최근에는 전용 수확 도구나 기계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손으로 딸 때 가장 온전한 모양을 유지하며, 손으로 딴 올리브가 더욱 우수한 품질로 인정받는다.
나무에서 갓 딴 올리브는 쓴맛이 강해 먹을 수가 없다. 이는 올리브의 껍질에 있는 파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 즉 식물성 생리활성 물질인 올러유러핀(oleuropein)과 페놀 화합물(phenolic compounds) 때문이다. 따라서 올리브는 물, 소금물, 알칼리 용액 등에 절여 먹어야 하는데, 이 과정을 큐어링(curing) 혹은 피클링(pickling)이라 한다. 전통적인 큐어링 방법은 올리브 표면에 묻어 있는 천연 미생물들을 이용해 발효를 돕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올러유러핀과 페놀 화합물이 제거되어 쓴맛이 사라지고, 천연 보존제 역할을 하는 젖산이 생성되어 복합적인 발효 풍미가 생겨난다.
큐어링 방법은 품종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른데 큐어링에 따라 올리브의 최종 맛과 향, 색, 식감이 좌우된다. 큐어링을 거친 올리브 표면에 금이 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큐어링 과정에서 물, 소금물, 알칼리 용액 등이 올리브 내부까지 잘 스며들도록 일부러 낸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올리브의 큐어링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소금에 절이기(salt curing 또는dry curing)
올리브에 소금을 뿌린 후 한 달 이상 절이는 방법이다. 짠맛이 나고 올리브 표면에 주름이 잡힌다.
• 소금물에 절이기(brine curing)
올리브를 일정 농도의 소금물에 담가 수개월 동안 절이는 방법이다. 큐어링 과정 동안 발효가 진행되어 올리브의 당이 젖산이나 아세트산으로 분해된다. 쓴맛을 내는 올러유러핀은 소금물로 빠져 나오고, 올리브 향미에 변화가 생긴다.
• 물에 담그기(water curing)
올리브를 물에 수주일 이상 담가 놓는 방법이다. 이때 매일매일 물을 갈아야 한다. 하지만 물은 올러유러핀의 세척력이 약해 다른 큐어링 방법보다는 쓴맛이 좀 더 남는다.
• 알칼리 용액에 절이기(lye-curing)
올리브를 수산화나트륨(NaOH)이나 수산화칼륨(KOH)과 같은 강한 알칼리 용액에 담가 절이는 방법이다. 우선 껍질까지만 절인 다음 알칼리 용액을 갈아주고, 다음으로 과육까지 절이는 식으로 반복하며, 최종적으로 씨까지 절일 때까지 최대 다섯 번 용액을 갈아주어야 한다. 마지막 절이는 단계에서 올리브의 색이 검게 변하기도 한다.
큐어링을 한 다양한 올리브를 판매하는 모습큐어링 방법은 올리브의 품종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르다. 큐어링에 따라 올리브의 최종 맛과 향, 색, 식감이 좌우된다.
7. 올리브의 구매와 저장
큐어링이 끝난 올리브는 병이나 캔에 담아 판매된다. 이때 소금물이나 젖산 용액에 올리브를 담가 포장해야 신선함이 유지되고 수분 손상이 없다. 소금물이나 젖산 용액 이외에도 허브, 향신료, 올리브오일, 칠리, 마늘, 레몬 주스, 와인, 식초 등에 올리브를 재워 향미를 살리기도 하고, 씨를 빼고 그 자리를 페타(feta) 치즈, 블루(blue) 치즈, 피망, 통마늘, 아몬드, 앤초비 등을 채워 넣기도 한다.
캔이나 병에 든 올리브를 개봉한 후에는 밀폐 용기에 옮겨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이때 올리브와 캔에 들어 있던 용액(대부분 소금물이나 젖산 용액)도 함께 옮겨 담는다.
병에 담긴 올리브개봉한 후에는 밀폐 용기에 옮겨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며, 이때 함께 들어 있던 용액도 함께 옮겨 담는다.
8. 올리브의 효능
지중해식 식사를 대표하는 식재료인 올리브가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올리브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 즉 몸속 유해산소를 차단하는 기능 때문이다. 올리브에는 이러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 E, 셀레늄(selenium), 아연과 더불어 파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 즉 식물성 생리활성물질인 올러유러핀(oleuropein)이 풍부하다. 이와 함께 올리브에 들어 있는 다양한 페놀 화합물은 항염 작용을 돕고, 암과 골다공증 등을 예방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올리브는 총 열량의 80~85%가 지방에서 올 정도로 지방함량이 높지만, 이 지방의 대부분은 몸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산인 올레산(oleic acid)이다. 올레산은 건강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어 고혈압과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